
대소고 입학하고 1년 간의 회고록입니다. 이 회고록이 대소고에 입학하려는 사람,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에 오고 중3이 된 나는 당장 "앞으로 뭐해먹고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솔직히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무작정 경북기계공고를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었다. 기능사 자격증도 따고 면접 준비도 하면서 중3 1학기를 보냈다.
그러다 2학기가 됐는데 이러고 나니까 기계는 나와 안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진로를 고민 중이었는데 마침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라는 학교가 있다는 설명을 듣게 되었다.
중학교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참에 진로를 개발자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본격적으로 코딩 공부도 하면서 입시 준비에 들어간다.
처음에 지원할 당시 일반 전형과 특별 전형이 있었다. 특별 전형은 코딩 테스트를 치는 대신 성적 비율을 줄일 수 있었다.
성적이 당시 33% 정도로 높은 정도가 아니었기에 특별 전형으로 하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학교장 추천서가 필요했고, 추천서를 위해서는 대회 수상 경력이 있어야 했다.
한국에 온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던 나는 대회 경력이 있을리가 없었고 결국 일반 전형으로 지원하려던 찰나에 외국인 특례 입학을 알게 되었다.
브라질에서 17년간 살다가 온 나는 특례 입학 대상자였던 것이다. 서류 접수까지 남은 시간은 3주 남짓, 바쁘게 서류를 준비했다. 외국 학교 재학 성적표, 가족 관계 증명서, 입국 증명서 등등...
결국 서류 제출을 마치고 특례 입학 합격 확정을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 준비를 했다.
학원을 한 달 반 정도 다녔는데, 파이썬과 C언어 기초를 배웠다. 내가 코딩을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다면 학원을 다니거나 독학을 하는것이 기초를 다지는데에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살면서 본 면접이라고는 알바 면접이 다였던 나는 면접 준비를 하는데 남은 시간은 쏟아부었다. 면접 예상 질문을 스스로 써보고 답변하고, 발음 연습도 하고 친구와 부모님께 부탁드려서 모의 면접도 봤다.
자기소개서 내용은 웬만해서는 외우고 있는 것을 추천한다. 심사위원 분들이 자소서를 보고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 공통 질문 3개와 나머지는 심사위원 분들의 개인 질문이었다.
잘은 기억 안나지만 인생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며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던 것 같다.
면접 제외 나머지 시험으로는 역량 시험이라고 짧은 수학 문제들과 블록 코딩으로 나와있는 알고리즘 문제, 기본적인 정보 관련 질문이었다. 수학 문제는 문제 자체는 사칙연산이었지만 시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기에 암산을 연습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난 당당하게 최종합격을 하였다.
처음 비포스쿨을 가서 느낀 점은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있다는 점이었다. 나처럼 외국에서 잠시 살다온 친구도 있었고, 유급도 한 친구도 있었다 (나도 1년 유급을 했다).
"십오통활"이라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주된 활동으로 진행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상담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학교에서 C언어를 가르쳐줬는데, 정작 입학하고 나니 파이썬을 한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 어차피 열심히 안해서 상관없던건 함정
입학을 하고 나서 처음 마주한 것은 낯선 환경이었다. 처음 격는 기숙사 생활, 선배와 동기들, 전공 공부 등 모두 처음이었다.
1학기는 그래도 비교적 여유로웠다, 내 고등학교 인생 마지막 여유가 아닐까 하는 기간이었다.
1학기에는 프로그래밍, 컴퓨터 일반, 웹 기초를 배웠다. 프로그래밍은 말 그대로 파이썬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컴퓨터 일반은 컴퓨터에 관한 기본 지식을 배웠다. 웹 기초는 HTML, CSS, JS같은 웹에 기초를 배운다.
1학기 3월에 동아리 홍보와 함께 동아리 부원을 모집한다. 원래 B1ND를 들어가려 했지만 2학기부터 모집했기에 고민하다가 입학 원서 개발 동아리 CNS에 들어가
게 되었다. 현재는 탈퇴한 상태이다
또한 방송부도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방송부가 소수인대다 하는 일도 많아서 진짜 바빴다, 특히 입학설명회 불려다니면서 카메라 설치하고 마이크 점검하느라 바빴던 기억이 있다.
웹 기초를 배우면서 느낀 것은 웹은 나와 정말 맞지가 않는다는 것이었다.
CSS 영역 지정부터 막혀서 absolute는 또 뭔지 부모 영역과 자식 영역이 뭔지.. 결국 나는 백엔드가 답이구나를 느끼고 서버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전공 공부를 시작하면서 나는 1학년 동안 달성할 나만의 목표를 세웠다 "서버 개발자로써 홀로 서기" 말 그대로 1인분 하는 개발자가 되겠다는 목표였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도달했다고 느끼고 있다.
대소고에서는 1학년은 제주도로, 2학년은 싱가폴로 수학여행을 간다.
6월 뜨거운 여름에 우린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3박 4일동안 떠나게 된다.
1일차에는 탐라국을 갔다, 제주도의 여름은 정말 더웠다. 탐라국은 솔직히 볼 거 없..


두 번째 사진은 문주호라는 친구인데 내가 찍어줬다. (좀 쓸게)
탐라국 갔다가 숙소에 갔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특히 풍경이 정말 좋았는데 노을이 진짜 예뻤다.

2일차가 되고, 개인적으로 가장 가고 싶었던 해변을 갔다. 이름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바닷물이 정말 시원하고 깨끗했다.
하지만 여분 양말을 안가져가는 바람에 다 젖어서 말리는데 애를 좀 먹었다 ㅎㅎ.

그러고 나서 소인국을 방문했다, 동굴도 있고 각종 나라 랜드마크가 있어서 재밌게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3일차에는 대망에 카트와 요트를 타러 갔다. 요트는 전에도 타봤고, 카트도 운전을 나름 해본 나로써는 지루하지 않을까 했지만 친구들과 다같이 가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카트는 아예 달랐다, 정말 재밌었다. 제주도에서 한 체험 중에 가장 재밌고 짜릿했었다.

마지막 4일차는 카카오 본사를 방문해서 특강을 들었다, 대기업답게 건물도 정말 크고 특히 직원 분들 복지가 미쳤다 (매년 200만원 상당의 개인 개발비, 본사 근무 시 숙소 제공 등등...)


마지막은 선생님과 다같이 본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렇게 3박 4일에 짧게 느껴져서 더 여운이 남았던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1학기 중순에 1~3학년 모두 참석하는 체육대회를 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이 못했던 체육대회를 해서 정말 재밌었다. 특히 줄다리기를 했는데 많은 인원 때문에 대각선으로 줄 서서 했서 강렬했다 (겨드랑이 다 쓸림).
반 티도 슬램덩크로 맞춰서 더 기억에 남는다.

1학기 말에는 축제와 교내 해커톤을 했다. 해커톤을 먼저 진행하고 다음 날에 수상식 후 부스를 운영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했는데, 난 무대에도 올라가서 Band를 선배들과 부르고 왔다.
해커톤은 1학년은 스파이크라고 부르는 레고(왜 이거 하는지 모르겠다)로 했다, 2학년 선배들은 자유 코딩이었다. 우리팀은 안타깝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밤을 새면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경험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축제와 공연은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갔다. 동아리(CNS)에서 운영하는 물총 대여 부스를 하고 또 공연 리허설 한다고 바쁘게 지나갔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고, 정말 뜻깊었던 행사이다.
1학년 중에서 가장 다사다난하고 힘들었던 시기였다. 미치게 많은 일정, 수 많은 프로젝트들... 결정적으로 동아리나 방송부를 이 기점에 개인사로 탈퇴하게 되면서 멘붕과 함께 방황을 했다.
1학년 2학기 동안 이루어지는 나르샤에서 나는 팀장 겸 pm을 맡게 되었다.
우리는 기숙사 관리 시스템인 "체크인"(현 Qvick)을 만들었는데, 처음 맡는 팀장직에 떨리기도 하고 기대도 되었다.
그러나 막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막막하면서 내가 팀장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어떻게 해야 팀원들을 잘 이끌지? 라는 물음에 가로막혔다.
많은 고민 끝에(개발 후기와 팀장 후기 참고) 나는 나만의 팀장으로써 규칙과 원칙을 세우기로 했다.
바로 체계와 순서다, 모든 일에는 순서와 체계가 있으니 그것을 반드시 지키면서 하다보면 좋은 팀장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이도 프로젝트는 잘 마무리 되었고 내년(2024년) 개학 때 실 도입 예정이다!
전에 STAC 스마틴 앱 챌린지를 나간 적은 있지만, 예선 탈락해서 사실상 나간 대회가 전무했기에 경험이라도 쌓자는 마인드로 친구 3명과 함께 콘텐츠 테크 해커톤을 참가했다.
2박3일 동안 정말 많은 벽을 느꼈다, 분명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코딩했는데 왜 이렇게나 결과물이 다르지? 내가 정말 모자라구나 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큰 벽을 느끼고 난 어느새 번아웃의 늪에 빠져있었다.
사실상 2학기 전체를 늪에 빠져서 말 그대로 코딩 기계처럼 살았다. 서버 짜고, 에러 고치고, API문서 수정하고...
근데 정작 내 주변에는 나보다 서버를 잘하는 친구들이 널렸었다, 심지어 나처럼 서버 개발자가 아닌데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절망했다.
12월에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답이 안나오겠다 싶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난 1일 1커밋 챌린지에 도전한다.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쭉 해오고 있는 1일 1커밋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일단 하루에 뭔가 해야한다는 강박을 주어서 코딩 공부를 하게 만들었고.
또한 매일 매일 잔디를 채워나가는 재미에 성취감도 들었다, 번아웃 탈출에는 개발자 답게 코딩이 답인 것 같다.
나는 이제 개발자로써 첫 걸음을 땐 사람이다, 불과 1년 전에는 난 html조금 만져본 코딩에 ㅋ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난 이슈 하나 해결하기 위해 밤낮을 붙잡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또 프로젝트를 잘 완성시키기 위해 머리를 쥐어싸고 있는 나를 본다.
외국에서 와서 성적도 안좋고, 코딩도 처음 하는 개발자 지망생인 나도 할 수 있기에 다른 사람들도 이 글을 읽고 좋은 마음가짐을 가지는 계기 또는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