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개발자의 2025년 회고록

김건우·2026년 2월 9일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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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이라기에는 졸업식이 끝난 2월에 올리는 것이기에 많이 늦었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내가 왜 3학년

정말 다사다난했던 24년이 끝나고 어느새 25년이 찾아왔다. 2학년 올라온 것도 엊그제 같은데 뭐 했다고 3학년이 되었는지 참...이걸 어찌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었다. 그저 막연하게 생각했던 고3이 되니까 복잡했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무엇보다 성인이 되어버린 올해(필자는 외국 생활로 인해 1년 유급함)는 나에게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대학생 혹은 직장인이 돼버린 주변 동갑 친구들과 놀다 보면 조금(?)은 유급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 분명 성인인데 성인이 아닌 듯한 이 애매한 기분...

인수인계

3학년이 되면서 2학년 때 잡고 있던 대부분의 감투를 내려놓게 되었다. 동아리 부장이나...팀장이나.. 등등 전부 후배들에게 인수인계해 주고 진정한 뒷방 늙은이가 되었다. 아쉽기도 했지만 일이 줄어든다는 뜻이었기에 솔직히 기쁜 마음이 더 컸다. 끼얏호우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비포스쿨에 그놈의 Qvick 때문에 또 가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8기 중 3년 내내 모든 비포스쿨에 참가한 유일무이한 학생이 되었다. 이런 기록은 별로 세우고 싶지 않았는데...

항상 매년 신입생들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입장에서 마냥 응원할 수가 없었다. 물론 다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오겠지만... 먼저 겪어본 내 입장에서는 그저 속으로 힘내라는 말만 했다.

여담으로 Qvick은 결국 비포스쿨에 테스트를 못 하고 4월에 공식적으로 상용화 되었다.

휴식기

3학년이 되면 수업이 있긴 하지만 사실 거의 자습의 연속이고 해봤자 수행평가 몇 개와 면접 대비용 CS 수업 정도였다. 물론 이제 와서 내신을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사실상 있으나 마나 했던 수업들이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여유로움이었다. 물론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매일 나와 마주했지만... 그거와 별개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정말 많았다.

덕분에 번아웃은 생각도 안 날 정도로 푹 쉬고 놀고 자고 먹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정말 개백수처럼 살았다. 그리고 저녁 시간 때마다 야구 동아리 만들어서 야구 배트랑 공 사서 글러브 끼고 작게 야구 경기도 하면서 정말 재밌게 보냈다.

쉬면서 아마 제일 많이 한 게 웹툰 정주행 아닐까 싶은데 시간 날 때 네이버 웹툰에 별이삼샵이랑 별을 품은 소드마스터 꼭 정주행해 보는 걸 추천한다. 지금은 (9월 기준) 휴재 중인 내가 제일 아끼는 작품이다. 천천히 보면 한 3일 정도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다. 씹덕 아닙니다

반려 도마뱀

친구에게 운이 좋게도 차화게코를 공짜로 분양받게 되어서 7월부터 키우고 있다. 아직 새끼라서 매우 작고 귀엽다. 밥만 먹이려 하면 여기저기 날뛰어서 문제긴 하지만...

어우 귀여워

취업

아마 올해 가장 큰 과제였지 않나 싶다. 자세한 건 취업 회고록에 적어놨으니 궁금한 사람은 회고록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사실 별로 한 건 없었다, 그저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을 어떻게 잘 어필하느냐의 문제였으니까.

매일 등교해서 메일함 확인하고 좌절하고 잠 좀 자다가 일어나서 공고 뒤적거리고 지원하고... 코테 공부 좀 하고 면접 준비하다가 포폴 수정하고. 매일 그냥 그런 일상들의 반복이었다.

물론 그러다 보니 지치고 힘들었다. 이렇게 해서 취업이 되는 거 맞아? 나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하는 의심과 질문을 정말 끊임없이 던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은 지난다는 표현이 정말 여기에 맞는 것 같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취업이라는 터널을 하염없이 걸어가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도 결국 성공했다, 매우 운이 좋게 괜찮은 조건으로 기업에서 학교로 공고를 보내주셨고 거기에 맞춰서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을 펼쳐 보였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지금도 회사에 출근하며 개발하고 미팅하고 문서 적고 하는 그런 나날들이다.

그리고 취업 회고록이 좋아요를 57개나 받으며 벨로그 트렌딩 2위까지 올라가 보았는데 너무나 감개무량했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에게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다. 하이톤에 갔을 때는 저 글로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겨서 연예인 간접 체험한 느낌이다.

현장 실습

취업을 했으니 이제 일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나는 8월 18일부터 첫 출근을 하여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데 꽤나 잘 맞는 것 같다.

물론 일하는 건 언제나 힘들지만 초기 개발 단계에 참여해서 함께 토론하고 기능들을 하나씩 정의하고 추가하거나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나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물론 업무량은 항상 넘쳐 흐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 분위기가 매우 자유로웠다. 어느 정도였냐면 사전 미팅 때 대표님께서 "원하시는 날은 그냥 재택하시고 대면 근무하실 거면 대면으로 하셔도 돼요" 라고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정말이지 반해버릴 뻔했다.

물론 재택으로 해서 비대면 근무를 하면 나의 게으른 몸뚱아리는 절대로 스스로 일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대면으로 근무하는 중이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엄청 힘든 건 아닌 게 10시에서 7시까지가 업무 시간이기에 비교적 늦게 일어난다. 근데 또 그렇다고 해서 출근을 엄청 늦게 하는 것도 아니다.

너무 회사 숭배를 한 것 같은데 이 글을 읽고 "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개꿀인 것 같은데?" 생각한다면 다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본 개발이나 업무 관련 인프라가 다른 회사에 비해 적거나 없기에 들어온다면 거의 처음부터 체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이걸 나처럼 즐긴다면 상관없지만 반대라면... 행운을 빈다.

업무

그래도 나름 회고록인데 지금까지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들을 조금 적어 보면 어떨까 싶어서 적어본다. 아마 가장 큰 장점은 "초기 개발 단계에 참여할 수 있어요!" 즉 포폴에 적을 것이 넘쳐난다는 점이다. 물론 단점도 "초기 개발 단계에 참여해요!" 일 것이다. 이유는 위에 서술했듯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하기에...

처음에 회사에 나를 포함해 2명이 입사했다. 같은 학교 동기였으나 사실 별로 마주치거나 대화할 일이 없어서 별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업무도 개발자인 나와 다르게 PM이었기 때문에 "마주칠 일도 없는데 뭐"라는 생각을 했으나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많이 소통하고 협업을 했다.

그리고 그 뒤에 나의 추천(?)으로 친한 친구를 한 명 더 입사시켰다. 추천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프론트 업무까지 백엔드였던 내가 하게 되면 도저히 마감 일정에 못 맞출 것 같아서 그랬다. 즉 짬처리할 사람이 필요했다. 사랑한다 친구야

개발

우리 회사는 간략하게 말하자면 CCTV 관제 및 분석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해 주는 회사이다. 자세한 사항들은 대외비도 있고 글이 매우 길어질 것이기에 생략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마 임베디드도 해야 하나 하는 불안감이 찾아왔지만 나는 유저 인증 및 관리 로직 등을 담당하는 서버, 즉 API 서버를 개발하게 되었다. 물론 그 외에도 데브옵스 관련 업무도 다 해야 했지만 원래 하던 것들이니 딱히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대소고 백엔드 개발자라면 서버 개발 + 데브옵스 + DB는 필수 소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프론트 개발을 아예 안 했냐? 그건 또 아니다 홈페이지 제작을 앞에 말한 PM인 입사 동기와 함께하기도 했고 그 뒤에도 간단한 수정 작업도 참여했다. 한 번쯤 프론트 작업을 맡아서 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결국 나중에 연차가 쌓이면 다 할 줄 알아야 하는 것들이니까 말이다.

FIX 2025

작년에 나르샤를 하면서 작품을 출품했던 FIX 박람회에 올해는 회사 소속으로 참가했다. 부스 운영은 거의 마케팅 팀원 분들이 하셔서 나는 거의 할 일이 없었고 학교 부스로 가서 후배들 부스를 구경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말 고생하면서 했던 부스를 올해는 회사 소속으로 한다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후배들 결과물이 작년의 우리보다 훨씬 잘해서 뿌듯하기도 했다. 얼마나 고생했을지 잘 알기에 수상한 팀, 못한 팀들 모두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연말 이벤트

연말이라고 여기저기서 이벤트를 열어주었다. AWS가 터지고, Cloudflare가 터지고..그리고 하이라이트로 NPM 공급망까지 공격받고 React와 Next에 원격 악성 코드 실행이 돼버리는 심각한 CVE가 터졌다. 그걸 보고 급하게 우리 쪽 서비스들을 대대적으로 점검했다.

다행히도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없었다, 대부분 사용하지 않던 패키지이거나 버전만 업데이트하면 해결되는 문제들이었다. 그 뒤에도 또 다른 이슈가 있을지 몰라서 마음을 졸였다.

정규직 전환

11월 14일에 드디어! 길었던 실습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연봉 협상 후 정규직이 되었다. 하는 일은 전과 큰 다른 게 없었지만 그래도 이제 나도 공식적으로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매우 기뻤다.

신년 계획

그리고 정규직 전환 이후에 곧바로 2026년이 되면서 개인적으로 올해의 목표를 세워보자면 크게 3개 정도일거 같다.

  1. 오픈소스 기여 한 번이라도 해보기
  2. 담배 줄이기...금연은 힘드니까
  3. 운동 다시 시작하기

특히나 1번은 항상 시도했지만 실력 이슈로 막혔던 부분이라서 올해에는 꼭 이뤄보고 싶다. 2번과 3번은 아무래도 앉아서 일하는게 직업이다 보니 체력이 계속 떨어지기 때문이다.

졸업

2026년 2월 6일, 드디어 3년 만에 대소고를 떠나게 되었다. 처음 입학해 느낀 어색한 공기와 뭐가 뭔지 모르겠는 기숙사 생활, 낯선 선배와 동기들. 좋은 추억도 많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상처를 주고 아프게도 했던 대소고를 떠난다니 시원하면서 섭섭하기도 하다.

졸업하는 마지막 연도이기에 갤러리와 인스타 스토리 기록을 보다 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다. 개발 동아리 만든다고 하다가 다 말아먹기도 하고. 프로젝트 2, 3개 폭파되고, 나르샤 마감 때문에 기숙사에서 핸드폰 불빛 하나에 의지해 발표 준비를 하고 또 에러 잡는다고 밤을 새우고...

그래도 나름 알차게 보낸 3년이었다. 특히 새벽 1, 2시에 몰래 전기 포트 가져와서 물 끓이고 뽀글이 해서 먹던 그 맛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실수도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 많이 넘어졌었다. 힘들었지만 그런 과정들을 겪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결국 그런 경험들이 분명히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 단단함이 미래에 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사회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아직도 무섭고 떨리지만 동시에 설레기도 한다, 지금까지 달려온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앞으로도 고생하자는 말을 해주고 싶다. 8기 동기들 모두의 졸업을 축하하며 각자의 미래에 행복만 남아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마치면서

올해는 나에게 있어서 정말 변화하는 한 해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처음 겪어보는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계속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었다.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라는 선생님의 말이 더 생각난다. 막연하게 취업을 위해 달려왔지만 그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생각보다 별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20살이 되면서 어른이 되는 것을 무서워하던 나는 이제 21살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배울 것도, 모르는 것도 많지만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그렇게 하나둘씩 성장하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다들 행복한 2025년이 되었기를 바라며 2026년에도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profile
백엔드 개발자, 김건우입니다.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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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9일

마지막 부분 첫번째 사진 가장 왼쪽 꽃 두개 들고 있으신분 너무 잘생겼네요 ㄷㄷ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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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0일

3학년이라길래 당연히 대학교 3학년으로 읽었는데 고등학생이셨구나... 멋져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