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의 기업들에 서류를 제출했다. 결과부터 애기하자면 처참했다. 서류를 면밀히 살피지 않는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탈락했다. 서류결과를 받을 때마다 충격이 컸다. 나 스스로 경쟁력있다 생각했기에 입은 데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지원서를 작성하며 서류는 충분히 뚫을 수 있다 봤다. 2번의 인턴경험, 3번의 수상실적, 다수의 프로젝트 경험과 더불어서 올해부터 시작한 git까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거기다 자소서 내용들도 인사팀으로 하여금 충분히 매력적이라 스스로 생각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나의 경쟁자들은 생각보다 더 우수한 인재들이다. 거기다 자소서의 내용들은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있어, 인사팀이 읽기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들은 한 사람의 자소서에 오랜 시간을 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최대한 내용은 간결하고 읽기 쉽게 작성해야 한다.
그들은 회사의 운명을 바꿀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니다. 단지 회사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고, 주어진 일을 잘 수행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나는 이러한 인사팀의 관점을 완전히 놓치고 있었다. 자소서의 내용들은 나의 우수함을 어필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최대한 나를 포장하고자 하는 단어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글의 내용이 통일성을 잃고 흐름이 매끄럽지 않았다.
사실 아직도 내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연습과 서류 전형을 통과한 자소서들을 많이 참고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를 위해 우선 합격한 주변 지인들의 자소서들을 모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아무 생각이 날 때마다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던, 노션에 정리를 하던 기록으로 남겨 볼 생각이다.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감과 무력함에 빠진다. 계속해서 재능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은 면접을 준비하며 조금씩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괜찮다 나는 아직 어리다. 실패도 자산이 될 나이다.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 조금 돌아갈 뿐 가야할 곳에는 반드시 도착 할 것이다. 언젠가 이 글을 읽으며 지금을 추억 할 때가 올것이다. 지금은 묵묵히 준비하면 된다. 지금까지 잘해왔다. 조금만 더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