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 백엔드스쿨 3기 중도포기

JHLEE·2022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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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백엔드스쿨을 선택했었고, 왜 그만두는가

1. 누가 & 언제

나는 백엔드스쿨 3기를 수강했던 비전공자다.

2년하고 조금 더 다녔던 회사에서는 앞길이 보이지 않았기에,

나이 서른을 앞두고 더 늦기 전에,

내 살길을 찾으려고 내일채움공제가 끝나자마자 퇴사신청을 했다.

2. 무엇을

개발자가 되고자 했다.

막연하게 컴퓨터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줄은 몰랐다.

처음 시작은 '노마드코더'와 함께였다.

변칙적인 근무환경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html과 css로 메신저 클론코딩을 하는 것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 때의 그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매일 과제가 주어지는 챌린지까지 참여해가며 한참 흥미를 높였지만

이내 자바스크립트에 발을 들였지만 그 난해함에 학을 떼며 손도 뗐다.

솔직히 이때까지만해도 '개발자' 라는 직업보다는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낄 뿐이었다.


본격적으로 '개발자' 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올해 초 부터였다.

2년차가 다되어갔지만 나나, 내가 속한 팀이나 하는 일은 똑같았다.

발전이 없었고, 나는 변화를 갈구했다.

매체에서는 개발자들의 몸값과 수요에 대해 떠들어댔고

여러 교육기관들은 '네카라쿠배'를 논하며 자극적인 홍보문구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개발자에 대해 알아봤다.

개발자의 현실, 야근과 밤샘, 컴퓨터를 조금 더 만질뿐인 직장인, 평생 공부한다, ...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 참고할 뿐, 함부로 판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저 처음 클론코딩을 완성했을 때 처럼, 희열을 느끼고 싶었다.

공부는 필요하다면 하면 된다.

하기 싫었던 공부를 눈치보고 등떠밀려 했던게 문제다.

나는 개발자가 되기로 '결정'했다.

2-1. 무엇을?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해보지 않고는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던, 그러니 둘 다 해보라고 말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나는 소위 말하는 '안정빵'인 자바를 선택했다.

자바스크립트에 학을 떼었다고 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하지만 재미있는것과 생계유지는 별개다.

조금이라도 더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자바스크립트와는 나중을 기약했다.

3. 어떻게

독학. 국비지원학원 속칭 국비. 그리고 부트캠프.

처음부터 독학을 하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고

주변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의 리스크가 너무 컸다.

국비는 사례가 많았지만 반응이 너무 극과 극이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 워낙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기도 했고,

비용에 인색하기에는 내 미래가 걸려있었다.

결국 부트캠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4. 어디서

투자를 아끼고 싶지 않았지만 금전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지적질, 참견질 할 사람이 비용 다 내줄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미래가 걸려있다고 해도 이것때문에 상경과 독립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다행히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때문인지 온라인 부트캠프들이 속속 생겨났다.

쾌재를 불렀다.

여러 업체들 중 제로베이스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일단 커리큘럼이 공개되어있었다.

대략적인 과정을 공개해놓은 다른 곳과 달리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 아무개가 어떤 강의를 하는지,

강의는 총 몇강이며, 세부적인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브로슈어를 수강생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과정 소개 홈페이지에 공개해두었다.

솔직히 이 브로슈어가 아니었으면 부모님 설득 못했을거다.

두번째로 가격이 "나름" 저렴한 편이었다.

400만원이 동내 개이름은 아니지만 취업 후 소득의 일부를 공유하는 후불에 비하면 저렴했다.

천만원에 육박하는, 심지어 천만원을 넘는 교육기관도 있는 판국에 400만원은

속된 말로 혜자 였다.

5. 그런데 왜 그만두는가

인정한다. 솔직히 혼자했으면 이 속도는 못냈을거다.

6개월 안에 결과를 내기 위해 일정이 굉장히 빠듯하게 잡혀있다.

짧은 시간안에 엄청난 양의 지식을 말 그대로 때려붓는다.

자료구조와 자바 기초, 컴퓨터과학.

이 세가지 진도를 동시에 나가며 매주 코딩테스트와 CS퀴즈를 응시한다.

심지어 이 두가지 테스트에서 점수가 안나면 중도탈락 처리된다.

후불제인 사람들은 매주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피말려서 스트레스 엄청 받았을거다.


바구니에 물건을 욱여넣듯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사람의 머리 속에 지식을 넣고 써먹기 위해선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남들보다 이해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뭔가를 배우면 계속 반복을 거쳐야 장기기억이 된다고 들었다.

당장 이해가 안되는데 장기기억으로 바꾸기에는 갈 길이 멀었다.

매 주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하는데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들은 계속 쌓여만 갔다.

버텼다.

코딩테스트 빵점을 맞았다.

뭐 어쩔건데. 아무렇지 않게 넘기고 버텼다.

이진검색트리를 만났다.

오우쒯 넌 뭐니. 버텼다.

다익스트라를 만났다.

이해가 안된다. 패스하고 버텼다.

과제를 해야 되는데 당최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버텼다.

버텼다.


버텼다.


버텼다.







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버텼다.


그리고 스프링을 처음 배웠다.


썅 이거 뭔소리하는겨.







아. 터졌네.

6. 결론

스프링을 배우면서부터 이해가 하나도 안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해가 안되는데 과제를 할 수 있을리가.

강의보고 따라치는것으로 억지로 완성시킬수 있었겠지마는

빛좋은 개살구가 되고싶지는 않았다.

이대로 계속 권장 진도에만 맞춰 수강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확신했기에 환불신청을 했다.

7. 이제 해야할 일

일단 내일부터 당장 해야할 일 세가지를 정했다.

  1. 아침에 공부 시작하면 요 근래에 해왔던 것처럼 알고리즘은 매일 한 문제씩은 풀자.
    하는김에 자료구조 복습도 하자.

  2. 부트캠프 시작전에 사놓고, 용케 절반 정도 본 자바기초 책은 처음부터 다시보자. 코드만 보지말고, 구조를 그려가며 차근차근 제대로 살펴보자. 한 번 책을 떼면 한 번 더 보고, 또 보자.

  3. 스프링은 강의를 듣자. 자바를 택한 이상 스프링은 운명이다. 설명을 잘 하시는 분께서 무료강의를 진행하시니 조급해하지말고 이해하려고 최대한 노력해보자.

8.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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