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2024년이에요

진진바리·2025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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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벨로그에 쓰는게 맞나? 싶긴 한데요,

일기 쓰는걸 죽도록 싫어하던 이진형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 … 제발로 회고를 하는 지경에 이를렀습니다.
글또를 통해 처음으로 회고 모임에도 나가보고, 다른 사람들이 회고한 내용들 공유도 하면서 ‘회고’ 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출 수 있었던 것 같아서, 2024년은 어땠는지 기록해요.

우선

이곳은 맹그로브 고성입니다. 저는 사운즈한남이나 아라리오처럼 - 브랜딩된 공간이 주는 힘을 좋아해요. 공간 이용자의 마음이 공간의 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그렇지 않으신가요? 저는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맹그로브에 주기적으로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공간이라면 끝내주는 도피처로 삼을 수 있겠다 -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아 다행이었답니다.

2월

저는 삼재라고 합니다. 졸업과 퇴사를 비롯한,,, 이것저것을 겪고 나니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우울한데 제일 좋아하는 걸 하자! 하고 혼자서 도쿄에 다녀왔는데요, 제일 좋아하는 행위도 그닥 즐겁지 않게 느껴져서 고민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진은 진보쵸의 재즈바 빅보이.. 몇 안되는 귀중한 순간이었음

취준 스타트

나는 취준 안하고 취업하겠지? 라고 믿고 있었지만 그 시간은 저에게도 찾아왔는데요,
크립토나이트같은 존재이자 ... 이전부터 주구장창 발목을 잡고 있던 코테가 역시 첫번째 벽의 역할을 했습니다.

시작은 창대하게 매일매일 학교 도서관에 출석해서 하루 3시간 코테 ... 2시간 기술공부 2시간 과제테스트 공부 등의 목표를 세워서 실천했는데, 보통 우리네 계획이 그렇듯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어떤 취준하는 사람이 술을 이렇게 자주먹지

고비

고비가 찾아왔는데, 학교 시험기간에는 졸업생의 열람실 이용을 막아서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갈곳이 없어지면 ? 술먹고 논다 ... 친구랑 슬슬 면접을 한 두개씩 보기 시작하니 이상한 보상심리도 작용해서 슬슬 습관이 흐려지게 되더라고요.

이 타이밍에 지옥같은 면접을 하나 봤습니다. 라이브코딩을 겸하는 1차면접이었는데 ... 코파일럿이니 IDE니 차포 다 떼고 나니 간단한 tree traverse도 의사코드로 짜기 힘들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 면접 시간 내내 숨고싶다는 생각밖에 안 한것 같아요.

면접 끝나고 한 시간은 멍하게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렇게 안일하게 준비할 게 아니겠다 - 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코딩테스트 폐관수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무너져내린 공부 패턴을 바로잡는 데는 친구의 공이 컸습니다 . ㅜ ㅜㅜ 고맙다.
용산까지 가서 책상을 사오고 ... 친구 자취방에 살림 차렸습니다.

그렇게 세달동안 9-6로 출퇴근하며 친구 집에서 코테만 주구장창 풀기 시작합니다.

기회는 우연한 곳에서 찾아온다

2019년 즈음에 아쉽게 초록색 회사 인턴 기회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카카오톡 상태메시지로 해놓은 내용이 기회는 왔을때 잡기 .. 였나 아무튼 기회는 갑자기 찾아오니 왔을 때 잡아챌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해두자 쯤의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2024년의 상반기는 신입공고가 아예 없다시피 할 정도로 추웠는데요.
물론 100% 준비가 될 수는 없으니까, 어떤 회사에서 갑자기 면접 제의가 와도 당황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평소에 준비를 잘 하자 -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현대자동차 6월 수시공고를 보게 됩니다.

계약직으로 있던 네이버에서는 1784 건물을 사용했는데요, 그 때 로봇배달이나 로봇친화 건물에 워낙 익숙해졌기도 했고,
로보틱스 .. 등등 JD에 적힌 내용이 다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던 공고에 덜컥 합격하게 됩니다.


6시에 사당역에서 면접보러 버스타라고 할때 짐작했어야 했는데 ... 지금은 매일 5시반에 일어나고 있음

취업하면 끝인가?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개발자가 취업을 위해서 공부하는건 아니니깐요,
취업 성공하고 남는 시간동안 관심갖고 있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습니다.

nextjs 프레임워크 공식문서의 한글번역이 없는 것에 매우 ... 불만을 갖고 있었는데, vercel/nextjs 깃허브에 원본 문서가 마크다운으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AI로 번역을 해볼만한데? 싶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를 열심히 홍보하고 나니 있어보이는 무언가가 되더라고요, 있어보이는 무언가가 없어보이지 않게 끝까지 마칠려고 더 노력한 것 같아요.

그럼 이젠?

맹그로브에서 만났던 분과 랜덤뽑기를 하나 했는데요, 책을 랜덤으로 펴서 나온 내용이 내 2025년 모토다 - 라는

제 목표는 나만을 위한 시간 마련하기 입니다.
하루에 30분씩은 꼭 나만을 위한 시간 쓰기 - 출퇴근 등 싫어하는 시간을 줄여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시간 투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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