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디지털 표현, 비트의 값 저장과 표현은 전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전기가 흐르고 흐르지 않음을 통해서 셈에 있어서 손가락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는 어떻게 흐르고, 또 흐르지 않는 것일까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것은 중력에 의해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수압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기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압력이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흐른다. 사실 전기의 흐름이라는 것은 전자기 에너지 반응이 퍼져나가는 현상인데, 에너지 반응이 잦은 곳에서 드문 곳으로 퍼져나간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전자기적 압력을 전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리고 전자기적 에너지 흐름의 양을 전류라고 한다.
이러한 전류는 이상적인 실험장 안에서는 에너지를 손실 없이 전달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물체를 통해서 흐르든지 손실이 발생한다. 전류가 흐르는 동안 에너지의 흐름을 방해하는 힘을 저항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저항은 1볼트의 전압으로 1암페어의 전류가 흐르는 물체의 저항값을 1옴이라고 표기한다. (때문에 옴의 법칙이라고 하는 I = V/R이라는 값을 단위로 설정하여 측정한다.)
저항 값이 낮아 전기가 흐를 수 있는 물체를 도체라 하고, 저항 값이 높아 전기가 흐르지 않는 물체를 부도체라고 한다. 그리고 전기가 흐르는 길에 도체와 부도체를 의도에 따라 치환할 수 있는 장치를 스위치라고 한다. 그리고 이 스위치가 디지털 장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서술했듯이 전기 스위치는 의도에 따라 도체와 부도체를 바꿔 연결하는 장치이다. 전기 흐름을 끊어서 빈 공간(사실은 공기로 차 있는)으로 도선이 삐져나오도록 만들거나, 전기 흐름을 막고 있는 물체(고무와 같이 저항이 높은 물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전기의 흐름을 제어한다. 스키매틱 기호라는 전기회로를 표기하는 기호체계에서 스위치의 표기는 아래와 같다.
모든 스위치가 위와 같이 표시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스위치의 역할이 단순하게 회로의 연결과 차단만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전기가 흘러 들어오는 방향과 나가는 방향이 하나 씩 밖에 없는 스위치를 단극단투(Single-Pole, Single-Throw) 스위치라고 한다. 스위치를 통해 전기가 흘러들어오는 방향을 바꿀 수는 없으니, 다른 종류는 단극다투의 형태일 것이다. 그 중 가장 상용화된 형태는 단극쌍투(Single-pole, Double_Throw)이다. 이 스위치는 연결된 두 도선 중에서 어느 쪽으로 전기를 흘려줄지 결정한다. 물론, 조절하기에 따라선 양쪽에 모두 흘려주지 않는 것(차단)도 가능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단극쌍투처럼 흘러나가는 방향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흘러 들어오는 방향도 바꿀 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하나의 스위치로는 부족하다.
위 기호는 쌍극쌍투(Double-Pole, Double-Throw)를 나타낸 것이다. 각각의 스위치는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같은 투를 공유할 수도 있다.
전기 스위치는 당연히 나란히 쓰이거나, 하나의 흐름에서 갈라져서 각각 다른 도선을 제어할 수도 있다. 나란히 쓰이는 경우는 둘 중에 하나라도 차단되면 전기가 흐르지 않는 형태를 띈다.
둘 다 연결된 상태여야 흐를 수 있는 것이 마치 비트의 AND 논리연산과 유사하다. 각각 다른 도선을 제어하는 경우, 하나의 도선만 연결되어도 흐를 수 있다. 이는 비트의 OR 논리연산과 유사하다.
단 한순간만 흐르는 물줄기라면 상관없지만, 상업용으로 물을 활용할 때 우리는 펌프를 활용하여 물을 끌어올린다. 혹은 파도 풀장에서처럼 인공적인 수압을 만들어낸다. 전기도 흐름에 끝이 있다. 현재 전압보다 낮은 곳이 없을 때가 그렇다. 때문에 전기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압을 만들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전원이라고 한다.
반갑다 물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