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마스크를 쓰고 회사-집 출퇴근이 익숙해져 간다.
사람을 좋아하는 내게(ENFJ 인간댕댕이)는 처음 이 루틴은 다소 버티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때로는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다 작년 말 리프래시와 연차를 합쳐 약 주말을 포함해 16일의 긴 휴가를 받게 되었다.
프로젝트가 끝나 홀가분했고 긴 휴가에 행복했던 초반 일주일과 달리 2주 차는 그렇지 못했다.

주변 지인들도 만나고 활발하게 무언가 생각해 내던 휴가 1주 차와는 반대로
2주 차에는 집에서 방콕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으로 마음먹고 옛 백수의 삶을 만끽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로 연명하던 삶도 잠시 어느덧 내 몸은 노트북으로 향했고 나의 손은 자연스럽게
검은색 바탕의 코딩 프로그램들을 실행하고 있었다...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이게 왜 내 노트북에 깔려있지?
개발 인생 3년이면 정신병을 얻는다던데 드디어 미쳐버린 것일까?
멈...멈출...수...없..어..
그렇게 나도 모르게 환경설정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며
어쩌면 나는 전생에 JAVA 가 아니었을까?
물론 나는 경력으로 따지면 신입이지만 나이로 따지면 중급은 간다. 액면가로는 특급
그렇게 쉬는 기간 동안 내 직업과 최대한 반대의 취미를 찾으며 해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종착지는 초심과 같은 나만의 앱, 웹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실 항상 생각은 하지만 막상 하기엔 싫고 귀찮다.
나는 부족한 지식으로 어설프게 만드는 것이 성격에 맞지 않아 시작조차 못하는 바보다.
또,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하며 공부하는 것도 어찌 보면 적성에 맞지 않으면 고역일 것이다.
거기에 업무가 버거워 하지 못하는 것도 핑계라는 걸 안다.
때문에 지난 17일부터 정말 조금씩이라도 하루에 하나씩 지금까지 공부하고 경험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만의 앱, 웹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를 가득 채우기 위해서이다.
요즘 따라 느끼는 공허함,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은 운동을 해도, 취미를 가져도
사라지지 않았다. 혹시 여친?
어찌 보면 초심과 같은 마음의 큰 기둥이 사라져 휘청거리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내 마음에 중심을 세우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
대학생, 취준생 시절 만들던 프로젝트 들은 후회는 없지만 지금 살펴보면 욕심이 많이 생긴다.
꼭 기술적인 리뷰가 아니더라도 그날의 감정, 경험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마음을 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