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맞는 옷은 없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른이라는 옷을 하나 수선해나가는 일에 가깝다.
팔은 어색하게 떠 있고, 단추는 어디부터 채워야 할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 옷을 걸친 채, 아무렇지 않은 척 길을 걷는다.
어색한 기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오늘도 허리를 곧게 편다.
어릴 적 바라보던 어른은, 언제나 무언가 확고한 사람들이었다.
의심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늘 정답을 말하는 사람.
그런데 이제 와 어른이란 걸 해보니, 실상은 다르다.
어른은 늘 선택 앞에서 머뭇거리고, 눈치를 보고, 손익을 따진다.
그러고도 틀린 결정을 내린다.
그러고도 살아간다.
어른은 강하지 않다.
다만 감정을 꾹 누를 줄 안다.
미움이 생겨도, 억울해도, 울고 싶어도
그럴 시간보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아버린 사람이다.
사람들은 흔히 어른이 되면 자유를 얻는다고 말한다.
틀리지 않아도 되는 자유.
물론이다. 선택은 온전히 스스로의 몫이다.
그렇기에 더 외롭고, 더 무겁다.
그리고 그런 무게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진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언가가 완성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연습이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도,
그 부족함을 껴안고 내일로 걸어가는 일.
어른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울지 않아서가 아니라
울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