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은 가장 정직한 언어다.
말은 거짓말을 할 수 있고, 표정은 감출 수 있지만
향만큼은 숨기기 어렵다.
그 사람이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어떤 상태인지
향은 고스란히 말해준다.
사람의 체취는 유전자가 남기는 인장의 하나다.
누군가는 설명 없이 그 향에 끌리고, 누군가는 알 수 없는 거부감을 느낀다.
문명은 많은 것을 숨기게 했지만, 본능만큼은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향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문장이다.
향수 한 방울로 하루의 기분이 바뀌고,
지나가는 사람의 뒷모습보다 그가 흘리고 간 향이 더 오래 기억된다.
사람의 이미지는 시각보다 먼저 후각이 결정짓는다.
말보다 향이 더 솔직하다.
꾸미지 못한 감정, 감춰지지 않은 존재감,
그게 향이다.
어떤 향은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향은 시절을 되살린다.
같은 노래도, 같은 장소도, 같은 햇살도
향이 없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향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옅어지고, 스며들고, 사라지고,
그러나 사라져도 남는다.
지워져도 남는 것, 그게 진짜 향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향을 남기고 싶어 한다.
존재를 오래 남기고 싶은 본능이다.
가시지 않되, 짙지 않게.
묘사되지는 않되, 잊히지는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