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웹툰들을 보면 재미있는 흐름이 있다.
초월적인 능력, 시간여행, 회귀, 복수극과같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
혹은 반대로, 회사 생활, 연애 실패, 가족 갈등 등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들.
둘은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이상하게도 똑같이 잘 팔린다.
사람들은 자신과 전혀 닮지 않은 세계에도 열광하고,
지나치게 닮은 장면에도 감정을 쏟는다.
이 둘 사이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현실에서 얻지 못한 감정을 채워준다는 것이다.
현실은 지겹고, 반복되고,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그 틀을 박차고 나가고 싶어진다.
그럴 때 판타지는 현실의 대체제가 된다.
내가 되지 못한 ‘무언가’가 되어보는 기분.
그 속에서 우리는 우쭐해지고, 자유로워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실은 너무 복잡하고 불분명하다.
내 감정이 맞는 건지, 내가 틀린 건지 헷갈릴 때
현실을 그대로 비추는 이야기 속에서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심을 얻는다.
그건 위로이고, 자기 확인이다.
사람은 모순적인 존재다.
완전히 닿아있지도, 완전히 벗어나지도 않은 걸 좋아한다.
적당히 다른 세계, 적당히 비슷한 마음.
그 애매한 틈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다.
낯설어야 시선을 빼앗기고,
익숙해야 마음을 내어준다.
이율배반의 감정 속에서,
마음은 늘 그 어딘가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