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역기획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겠는 시간 ...
간략하게 우리 팀의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받은 구두 피드백 요약과 회고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프로젝트 한 줄 요약
배달의민족 B마트에서 최소 주문 금액을 채우지 못한 유저가 이탈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장바구니 화면에 '주문 금액 맞추기' 버튼과 바텀시트 추천 기능을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가장 고민했던 선택과 근거
팀에서 가장 많이 논의한 건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였다. 우리가 찾은 답은 '퀵커머스'의 본질을 찾는 것. 이 서비스를 왜 사용하지? 리서치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내린 답은 '당장 필요한 물건을 사고 싶어서' 즉, 목적성과 충동성이 뚜렷한 유저들이 핵심이라는 것.
그런데 이런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병목은 바로 최소 주문 금액 달성 실패였다. 난 이미 목적을 달성했는데,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지 못해 탐색을 시작하며 새로운 물건을 찾게 되는 유저 플로우는 이탈을 야기하는 문제라는 것.
최소 주문 금액 문제를 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 금액 자체를 낮추는 방향, 할인 쿠폰으로 해결하는 방향, 아니면 UX 개선으로 접근하는 방향. 결국 우리가 선택한 건 세 번째였다.
근거는 유저 플로우 분석이었다.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고 금액이 부족한 걸 인지한 뒤, 추가 상품을 찾는 탐색 단계에서 이탈이 집중된다는 걸 흐름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금액이나 쿠폰을 건드리는 건 비용과 권한 문제가 있고, 사전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분석한 배민의 상황 상 비용을 줄이는 개선안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었다. 따라서 UX 마찰을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접근이었다.
하버드 뇌과학자의 90초 법칙을 이론 근거로 쓴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 이렇게 이론적인 근거 또한 '데이터'가 될 수 있구나를 느꼈던 계기가 되었다. 탐색 피로가 쌓여 주문 의지가 떨어진다는 걸 설명하는 데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었다.
배운 것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건 수치 자체보다 '왜 이 지표를 선택했는가'를 설명하는 힘이라는 걸 느꼈다. 이탈률과 주문 전환율을 KR로 잡은 것도, 기대효과 48% 수치도 내부 논의와 맥락이 없으면 그냥 숫자일 뿐이다. 근거 없는 수치보다 논리가 명확한 정성적 분석이 오히려 더 강할 때가 있다. 핵심은 탄탄한 논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근거들.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 팀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애자일하게 였다. ㅋㅋ

막히면 막히는대로 멈춰서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막히는 지점에 대해 일단 의견을 모아 넘어가고, 이후 진행하다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빠르게 언덕들을 넘어가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나는 이게 2인3각 경기같다고 생각했다. 서로 합을 맞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 가다 중간에 발이 엉킬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방향과 방법으로 뛰어가는 것 !
비즈니스 방향성을 정의하는 것부터 의견이 갈렸었고, 수많은 방향에 대한 분기점이 있었지만 결국 그 중에서도 가장 나은 선택을 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다.
캠프에 들어오기 전에는 다 같이 하는 것보다 내가 혼자 하는 게 나은 경우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던 오만한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팀 프로젝트의 진정한 의의가 뭔지 늘 되새기며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긍정적인 욕심이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은 정말 즐겁다.
여러모로 내면적으로도, 스킬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라 어쩐지 보내주기가 아쉽다. 시원섭섭하구만.
일찍 조퇴하던 날, 남은 팀원들이 마음에 걸렸고 결국 주말에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지 고민하고, 나도 잘 다루지 못하는 피그마를 하나하나 뜯어가며 디자인을 도맡아서 해내본 경험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 내내 다양한 의견과 인사이트의 홍수 속에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는 멋진 환경을 제공해준 팀 구글링에게 고맙다는 말도 꼭 전하고 싶다 ㅎ.ㅎ
다들 멋진 PM이 되어서 현직에서 만날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