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의 지도

Hyunta·2022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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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순간들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사건인지도 중요하지만 내가 그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나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을 작성하는 순간을 즐겼다. 보통 직업을 선택하는데 마치 게임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처럼 내가 어떤 모습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 같아서 재밌게 생각했던 것 같다. 중학생 때는 비전, 꿈과 관련된 강연에 참석하는 것을 재미있게 생각했고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흥미로웠다. 10대 때는 발명가, 작가, 의사 등 여러가지 꿈을 가졌었다.

대학교를 진학할 때 어쩌다보니 수학교육과로 가게되어 장래희망으로 적어낼 수 있는 직업에 제한이 생겼다. 당연히 수능을 다시 보거나 편입을 해서 전과를 할 수 있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수학교육과는 이과이면서 문과스러운 복합적인 전공이고, 나 또한 조금 반반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과 특성상 선생님이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치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아서 취업에 관련된 조바심이 전혀 없었다.

나의 대학교에서의 목표는 방학마다 해외여행가기였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장학금을 받는 것은 거의 필수적이었고, 알바를 하면서 돈을 모으고, 술자리는 최대한 피해야했다. 학기 중에 돈을 최대한 아껴서 여행에 올인하는 생활을 지속했다. 결과적으로 대학생활동안 해외여행을 16번 다녀올 수 있었다. 좋아서 한 일이고 그때 내가 했던 경험들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혼자서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았을 때의 그 두려움과 공포스러운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 내려서 숙소까지 가는 길이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지내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사람 사는 곳은 거의 비슷하구나 생각을 하게 되면서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큰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을 많이하면 할수록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졌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온 사람들끼리 어울리다보면 다른점도 분명 많지만 비슷한 점도 많고 이런 소통을 통해서 나를 더 다채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것을 좋아하는지, 한국에서 자라면서 어떤 영향을 자연스럽게 받고 있었는지 그런 것들을 하나씩 인지할 때마다 나를 알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하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순례길은 약 한달간 800km를 걸어가는 일정이다. 한국인들도 많이 오지만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오기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배울 수 있었다. 걸을 때는 힘들어서 잘 몰랐지만 돌이켜보면서 배운 점들이 있는데 가장 큰 가르침은 현재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00km는 정말 멀고 하루에 걸으라고 한다면 불가능한 거리다. 하지만 25km는 도전해볼만한 거리고 하루에 충분히 걸을만한 거리다. 도착해서는 빨래하고, 점심을 차려서 먹고 숙소에 있는 사람들과 떠들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굉장히 단순한 생활인데 정말 행복했다. 미래에 대한 큰 걱정없이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거리를 걸어내고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만으로 행복했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뭔가를 큰 목표를 가지고 해내려고만 한다면 어렵겠지만 잘게 쪼개어 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주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면 매일매일이 행복해질 수 있고 고된 일도 언젠간 해결될 것 이라고 믿는다.

내가 대학교를 다니면서 특별나게 수학을 배운다거나, 교육의 전문가가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꿈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한국 교육을 바꿔보고 싶다. 지금 현재의 교육체계는 내가 10년전 때 경험했던것과 거의 유사한데 잘 변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꿈만 본다면 막막하지만 작은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걸어간다면 언젠간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교육을 바꾸려고 하는 방향은 교육 플랫폼화를 통한 변화다. 지금 당장은 개발자로써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큰 목표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걷다보면 정말 쉽지 않은 날들이 있겠지만 글또와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위로받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며 같이 걸어간다면 조금 더 목표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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