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 Amazon Interview I

모빈켈·2020년 5월 10일

🤗 이 글에는 욕설이 없습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안전한 글입니다.

🤔 시작 전에

정직하게 말해서 글 쓰기 불편하다. 요즘 같은 멀티미디어 유튜브/트위치 세상에서 글 줄로 사람들을 자극해서 폭발 시킨다는게 가능한 일인가? 그게 잘 쓴 글이든 비판 받을 글이든 나한테 그런 재주는 없다고 생각 해 왔다. 매일 같이 회사에서도 Formal한 글만 쓰다보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걸까? 어느날 교양없고 몰상식한 글을 출간하고 싶어서 velog를 찾아 왔지만 만만치 않다.

😐 시작

이 글에서는 아마존 인터뷰를 다 밟고 난 뒤 느낌점에 대해 쓸 것이다. 이번엔 이 글의 제목대로 잘 시작해 보자고 다짐한다. 아마존 인터뷰 글은 최소 두 편에 걸쳐 쓸 것 같다. 지난번 와디즈 글로 인해 사람들은 긴 글은 절대 읽지 않는 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또 사과 차원에서라도 다음번엔 양질의 도움이 되는 글을 쓰겠다고 약속하였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다음 글에 착수했다. 빠른 만큼 형편 없는 질이다. 몇 시간 단위로 생각 날 때 마다 계속 해서 수정을 더 해 나갈 생각이다.

📄 이력서 처넣기

뭐 당연하지만 영문 이력서를 준비 해야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하나 마련해야 할 만큼 '영문 이력서'에 대한 좋은 글감이 준비 되어 있다. 의외로 resume를 작성하는 것은 여러분의 상상과 많이 다를 것이다. 이것 관련해서는 다음 글을 기대 해 주셔도 좋다.

이력서를 우겨 넣고 나니 아마존 Online Assesment가 이메일로 도착했다. 전화 인터뷰를 보기전에 먼저 간단한 코딩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안내가 오는데 문제는 아래와 같다. 아마존은 amcat이라는 조금 생소한 곳에서 코딩 테스트를 풀라고 했다. 자체적으로 만든 코딩 테스트 플랫폼인 것 같다.

Minimum Time
- 입력으로 Parts들이 주어 지고 각 Part를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입력으로 주어진다. 이 때 최소한의 시간으로 부품들을 조립 하는 시간을 구하는 문제였다. Heap으로 쉽게 풀 수 있었다. Heapify의 complexity는 O(N log N)이다. heappush는 O(log N)이다. 최종 복잡도는 O(N log N)으로 풀었다.
Minimum Distance
- 아주 단순한 최단 경로 찾기 문제였는데 DFS로 풀려고 시도 했지만 Test case만 맞고 정작 Submission에서는 하나도 맞지 않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보통 이런건 if 조건문을 반대로 썼다거나 하는 사소한 실수인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는 BFS로 푸는걸 강하게 추천한다. 개념적으로 DFS보다 BFS가 좀 더 접근하기 편할 것이다.

첫번 째 Minimum Time 문제의 경우 정확한 문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풀이 했던 코드를 넣어 둔다. 알고리즘 테스트는 python이 진짜 유리한거 같다.

import heapq

def minimumTime(numOfParts, parts):
  heapq.heapify(parts)
  answer = 0

  while len(parts) != 1:
    p1 = heapq.heappop(parts)
    p2 = heapq.heappop(parts)
    heapq.heappush(parts, p1 + p2)
    answer += p1 + p2
    
  return answer

💡 이정도는 쉬워! 하고 끝내 버리면 오산이다. 테스트를 다 풀고 난 뒤에는 풀이과정을 적어야 한다! 복잡도는 어떻게 되고 어째서 그런 방법을 사용해서 풀었는지 등을 써야 한다. 주어지는 시간은 15분이고 어디서 마냥 코드를 복사 붙여 넣기만 해서는 안된다.

🤙🏻 리크루터와의 통화

Online Assessment를 잘 치렀다면 리크루터로 부터 전화가 올 것이다. 국내 기업 면접과는 다르게 특이 한 점은 아마존은 인터뷰 때 어떤 질문을 할 것이고 어떤걸 준비 해야 하는지 이메일로 미리 알려 준 다는 것이다. 구글은 아예 LeetCode의 문제를 풀어 보라고 권하는 등 특정 코딩 테스트 플랫폼까지 명확하게 지정해서 알려주기도 한다. 아예 이걸 공부하라고 링크를 첨부해 주기도 했다.

아마존은 Leadership principal이라는걸 잘 숙지하도록 리크루터가 강조한다. 난 처음에 도대체 리더십 프린시플이 뭔가 싶었다. 뭔가 리더들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옆에서 “마! 힘내라! 니는 할 수 있다!”라면서 응원 해 주는 직책인 줄 알았지만 그 principal이 아니라 principle이다. 공부 하면서 알게 됐다. 아니 실제로 리크루터가 나한테 보낸 이메일에 오타로 principal이라고 적는 바람에 나는 99% 그렇게 믿고 있었다.

아마존은 모든 면접관이 Leadership Principles에 관해 질문 하기로 유명하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방식이나 철학에 대한 것이다. 어떤 글에서는 각 Principle마다 적어도 3개 정도의 스토리를 준비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 https://www.amazon.jobs/en/principles

😲 자유

아마존 인터뷰에서 놀랐던 점은 '자유' 그 자체 였다. Final Interview는 4~5번을 보는데 나는 4번을 보았다.

아마존 인터뷰에 초대 되면 일단 비행기나 기타 교통비는 모두 아마존에서 지원 해 준다. 나는 인터뷰 날짜에 맞춰 이른 아침에 공항에 도착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시차나 비행 피로 때문에 인터뷰를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아마존은 2박 3일의 호텔을 예약 해 주었고 면접은 호텔에서 진행 됐다.

"꽝!"

진짜 진심 딸기즙 500%로 이 느낌이었음

방에서 대기하는데 구둣발로 문을 차면서 키 큰 남자가 들어 왔다. 첫번 째 면접관이었다. 자신을 캐나다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내가 있는 자리까지 춤을 추면서 반갑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전통적인 아시아 한국인인 나는 얼떨떨해서 "Okay... Nice to meet you" 한 마디하고 얼어 붙어 있었다. 시종일관 발랄 했던 캐내디언은 45분간의 Interview가 끝난 뒤 다음 두 번째 면접관을 기다리라는 말을 전하고 다시 유쾌한 춤을 추면서 퇴장했다.

"똑똑"

두 번째 면접관은 노크를 먼저 했다. 그래, 이게 보통이지 않나? 생각하면서 들어오라고 했는데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고 "똑똑" 한 번더 소리가 울렸다. 나가서 문을 열어보니 작은 체구의 여자가 90도로 꾸벅 인사를 한다.

"始めまして"

두 번째 면접관은 🇯🇵 일본인이었다. 글로벌 기업이니까 다국적의 면접관이 있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각자가 이렇게 완전한 개성을 갖고 인터뷰에 오도록 미리 퍼포먼스를 준비하는건가?

일본인 면접관은 자신을 Hiring Manager라고 소개 했다. 아마존 인터뷰를 보다보면 Hiring Manager라는 사람이 한 번 들어온다. 아무리 나머지 면접 결과가 좋아도 Manager는 반대를 결정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나는 두 번 째부터 아주 제대로 걸린 것이다. 긴장 된 상태로 코딩 테스트를 이어가니 매니저가 한 마디 했다.

👩🏼‍💻너무 긴장하지 마라, 나는 너를 합격 시키기 위해, 도와주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아 있으니 궁금한 것은 뭐든지 물어라. 인터뷰는 너를 괴롭히려고 하는게 아니다.

이 말을 듣고 난 뒤엔 나는 충격과 동시에 긴장도 사라졌다. 많은 면접을 봤지만 이런식의 말은 처음 들었다. 아마존 인터뷰어들은 이 매니저 뿐 만이 아니라 모두 합격을 도와주기 위해 있는 사람이라고 먼저 자신을 소개 했다. 한국에서 면접을 본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말이긴 하다.

그래서 아마존 인터뷰를 앞두고 있거나 지원 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겐 무엇보다 아마존의 Behavioral Questions을 최대한 준비하라고 하고 싶다. 정말로 인터뷰어들은 나를 괴롭히려고 그 자리까지 온 게 아니었다. 잘 모르겠다고 하면 알려줬고 힌트 내놓으라고 하면 RPG 게임의 NPC 처럼 힌트를 주었다.

한국에서 면접관들은 마치 떨어 뜨리기 위해서 한계점까지 질문을 이어 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는데 아마존에서의 인터뷰 경험은 기분이 묘했다. 나를 합격 시키기 위해 이러고 있다고?

Hallo!

세 번째 인터뷰어는 독일 사람이었고 이 경험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인터뷰어는 악수를 청했고 창가로 나를 데려가 인터뷰 때문에 온 것이긴 하지만 온 김에 이곳 저곳 둘러 보라며 여행 코스를 추천 해 줬다. 전반적으로 아마존 인터뷰들은 이렇게 서로 이해 관계 없이 만난 사이 처럼 행동 하는 분위기였다.

세 번째 인터뷰어는 내 resume를 꺼내며 바빠서 자세히 읽지 못했는데 지금 좀 보겠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Impressive를 몇번 중얼거리더니 resume를 탁 내려 놓고 갑자기 "NLP에 관심이 있구나, 너는 내 친구가 인터뷰 보는게 더 좋을 것 같다." 라며 다른 팀을 소개 해 주겠다는 것이다.

🇰🇷 한국에서도 많은 인터뷰를 봤지만 놀랍게도 이력서를 읽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원자의 자기 소개를 읽는건 당연한 일 같지만 막상 그렇지 않다. 대놓고 이력서를 안 봤으니 지금 부터 1분간 자기 소개를 좀 해달라는 면접관도 있었다.

그러더니만 정말로 또 다른 팀원이 들어오더니 인터뷰어가 두 명이 되었다. 새로 들어온 Amazon Search 팀의 인터뷰어가 말했다.

"준비 해 온 코딩 문제가 있는데 네 이력서를 보니 네게 맞는 문제로 바꿔야 겠다."

아니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어? 원래 준비 한 걸로 줘!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그러더니만 NLP와 관련된 주제를 주면서 여기서 코딩을 해 보라는 것이다. 나는 한국어 관련 NLP만 했기에 기초적인 한국어의 '받침'이라는 개념까지 설명 해 가며 코딩을 진행했고 세 번째 면접은 가장 힘든 면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