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제점을 파악하자 -이력서 편-

이지훈·2024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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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

취준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적으로 많이 지친 요즘이다.

저번에 올렸던 많은 분들의 공감을 받았던 글에 이어서 나를 돌아보는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후... 취업 시장은 차갑다. 나아질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끄떡 없을 것 같았던 대기업들도 하나 둘씩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것을 보아, 회사들 사정이 여전히, 혹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해야할 것은 주어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묵묵히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고, (면접을 위한)지식을 늘려 나가는 것 밖에 없다.

라고 되풀이 하려던 순간

새삼..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시간을 투자해가며, 남들보다 오래, 열심히 준비 한 것들을 이력서와 포폴에 잘 녹여 냈나?'

오늘은 여태까지 승률이 많이 좋지 못했던 나의 (원티드 이력서 양식으로 작성된) 이력서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가장 많이 찾아보는 채용 사이트가 원티드였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선택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이력서? 포트폴리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다르다. 이력서는 내 신상 정보와 내가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경력 등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기술하는 서류이다.

포트폴리오에는 이력서와 다르게 좀 더 자세하게, 본인이 수행했던 프로젝트의 대한 세부 사항, 사용 기술, 트러블 슈팅, 성과 등을 적을 수 있다.

문제 발생(이력서)

신입 개발자로서 이력서를 적으려고 할때 생기는 문제는 회사에서의 경력이 없기에, 경력란에 채워넣을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채용 사이트의 이력서 양식이라고 볼 수 있는 원티드의 이력서 양식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이름 / email / 전화번호

  • 간단 소개글

  • "경--력"

  • 학력

  • 스킬

  • 수상 및 기타

  • 외국어

  • 추가 링크

이러한 양식에서 신입 개발자가 적을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 이름 / email / 전화번호
  • 간단 소개글
  • 학력
  • 스킬
  • 수상 및 기타(수상 내역 혹은 자격증이 없으면 X) optional
  • 외국어(마찬가지로 외국어 관련 시험 점수가 없으면 X) optional
  • 추가 링크(포트폴리오, 기술 블로그, 깃허브 등등)

경력이 없는 신입에게, 경력이 메인으로 들어가는 형태인 해당 양식은 별로 쓸 내용이 없는 듯 했다.

여태까지 난 포트폴리오 링크만 잘 걸어놔도, 좋게 봐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링크에 걸려있는 나의 필살기인 포트폴리오는, 말 그대로 링크의 형태로 걸려있는 것이라, 이력서의 최하단, 맨끝에 위치하며, 해당 링크를 클릭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이력서를 보는 면접관들께서, 이를 확인 해주지 않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력서만 보고도 관심이 생겨야, 해당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도 찾아서 보는 것인데, 이력서만 보고는 도저히 관심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를 염두해서 나는 간단 소개글에 '경력이 없는 신입이기에 포트폴리오 참고를 부탁드린다'고 언급을 해놨었다. 실제로 어느 회사에 면접을 봤을 때, 내 원티드 이력서만 빠르게 확인하고, 해당 문서만 프린트해서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하셨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는 읽어보시지도 않은 듯 했다...

경력 공고 밖에 나오지 않는 현재 상황 속에서, 경력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이력서만 보고도 관심이 생길 수 있도록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따라서 원티드와 같은 채용 사이트의 이력서 양식을 사용하지 않고, 나만의 이력서를 새로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주로 이용한 채용 사이트 이력서 양식과는 다르게 내가 했던 프로젝트들이 링크 한 줄로 대체하지 않고, 자유롭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을 적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것이 경력을 대체할 순 없겠지만, 이력서 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더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문제 해결(이력서 포맷 전면 수정)

우선 어떤 템플릿을 통해 새로운 이력서를 작성할지 후보지를 고르는 중에 두개로 선택지를 좁혔다.

노션 vs Word

칸바와 같은 사이트도 있었지만, 써본 적이 없어서 후보에선 제외했다.

포트폴리오는 노션에 이미 작성을 해놓았기 때문에, 이력서도 마찬가지로 노션에 적으면 될 것 같았다. 좀 많이 요약하고,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을 날려서 말이다.

그런데 여태 여러 커뮤니티 채널에서 접했던 여론은 다음과 같았다.

노션 이력서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대체 왜? 노션이 편한데? 하면서 여태 노션을 고집해왔는데 그중 기억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타고 들어가서 봐야할 상세 페이지가 너무 많음
    -> 그 안에서 또 타고, 타고...굳이 들어가서 다 봐야 하나?.. 짜증.. 들어갔는데 권한 허용을 안해놔서 볼 수 도 없는 경우..
  2. 이전에 봤던 정형화된 노션 템플릿 이력서에 대한 안좋은 기억
    (노션 링크만 있는 지원 서류... 심지어 pdf로 변환도 하지 않음... 개인 관리 용도로 나열된 형태의 노션 링크를 제출했다던지)
  3. 노션 이력서에는 특정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기에 선호하지 않음.
  4. 많은 이력서들을 봐야 하는데 상단 탭에 열거된 수많은 노션 링크, 노션 특유의 느린 로딩에 의한 좋지 않은 첫 인상

요약하자면

노션의 단점

  1. 깔끔하지 않다. (한눈에 보기 어렵다)
  2. 여태 받아왔던 노션 이력서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
  3. 제발 pdf 로 변환좀...

심지어 관심이 있던 어느 회사에서는 노션을 pdf 로 변환한 이력서를 제출하지 말라고 명시하기도 했었다.
pdf 로 변환해서 제출한 것인데 왜 그렇게까지 노션을 싫어하는지...

사실 따지고 보면 위의 단점들은, 노션 썼기 때문에 발생하는 단점은 아니다.
그리고 이력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템플릿이 아니라, 기술된 내용이기 때문에, 노션으로 제출하였어도, 내용이 훌륭하고, 깔끔히 정리 되어 있다면, 싫어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치만!

위에 나열된 노션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를 통해 추론 해낼 수 있는 것들이 존재했다.

  1. 노션이 깔끔하지 않은 이유 -> 상세 페이지와 같은 뎁스가 너무 많기 때문
    -> 플랫하게 내용을 펼쳐서 기술하도록 하자,

  2. 여태 받아왔던 노션 이력서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
    -> 노션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이력서를 받는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그 이유들 또한 어느정도 납득이 간다.
노션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상, 그 분이 나의 면접관으로 들어올 수도 있기에, 굳이 고집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이력서는 노션이 아닌 Word 로 작성하기로 결정하였다.

노션 이력서를 pdf 로 변환 할 경우, 그 형태가 url 에서 볼 때와 생각보다 달라지는데, 개행 같은 것이 달라지기도 해서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여 수정하지 않을 경우, 포맷이 난잡해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word 는 pdf 호환시 글꼴만 잘 설정해준다면 별다른 변화가 없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Word 로 결정

이력서를 작성할 때, 먼저 염두해야할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이것은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이력서다. 아무리 길어도 3~4장을 넘지 않도록

양식은 기존에 블로그를 관심 있게 봤던 존경하는 개발자님들의 공개 이력서를 참고 했으며,

신상 정보와 간단 소개글을 작성 하는 것은 기존과 같지만, 상세 페이지로 타고 들어가야 확인할 수 링크 형식을 최대한 줄이고, 플랫하게 기술하는 것을 이번 변화의 핵심으로 삼았기에, 짧고 명료하게 내가 프로젝트에서 수행한 것들을 요약하여 기술하였다.

회사나 학교에서 반드시 해야했던 일을 한것 보다, 내가 의지를 갖고 참여한 외부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셨던 시니어 개발자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외부 활동 또한 강조하였다.

이전에 작성했던 원티드 이력서는 간단 소개글과 그 안에 포함된 알량한 부탁 한 줄(신입이어서 경력이 없으니 포폴을 참고해주세요..)과 링크들이 전부였지만,
이번에 만든 이력서는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것들을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말끔한 서류가 된 것 같다.

앞으로는 해당 이력서를 통해 상반기 취업을 도전 해볼 것인데, 전보다 더 나은 결과가 있길 바래본다.

profile
실력은 고통의 총합이다. Android Developer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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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1일

확실히 최근에 취업한 ios 개발자분께서 말씀해주신게 포폴 노션 링크를 제출해도 클릭해서 들어가는걸 피로해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꼭 한 페이지에 포폴이나 이력서를 작성해보라는 팁을 주셨던게 기억 나네요...! (pdf 변환해서 보기에도 이게 좋구요!) + 추가로 좀 자신있거나 특별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코드 설명 페이지도 하나 만드셨다고 하네요? (필요하면 같이 제출하셨다고...!)

저두 학교생활 하면서 했던 플젝들이 꽤 많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많이! 담으려고 했는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아서 이번에 전면 수정해보려고요. 화이팅 입니다!!
취업한 ios 개발자분께서 참고했다고 보내주셨던 이력서 작성법 링크인데 혹시 도움 되실까 해서 첨부합니다 :)
[https://wonny.space/writing/work/engineer-resume]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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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1일

저도 지난번에 피드백받을때 노션을 별로 선호 안한다는 말을듣고
Word로 변경했네요
저도 노션으로 작성하는게 더 편했지만 워드를 쓰다보니 괜찮더라구요
특히나 좋았던게
특정 회사의 이력서를 작성할때 큰 틀만 짜놓고 사본을 만들기 편하더라구요

요즘 주변 소식통에서 개발자들 혹은 안드개발자들에게 안좋은소식들만 듣다보니
맥이빠지네요 ㅎㅎ..
같이 파이팅하시죠!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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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5일

응원합니다 :) 파이팅하시죠!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