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과정의 한 주가 끝났다. 느낀 것들을 최대한 풀어보자.
베이직 과정과 문제 해결력 테스트가 끝난 후, 챌린지 입과 전까지 일주일이라는 여유 시간이 주어졌다.
만약 내가 입과하게 된다면 이번 기간에 최대한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해야겠다 생각했다.
우선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낀 책을 사서 읽었다. 개발 관련된 책도 있고, 마인드셋에 관련된 책도 있었다.
그동안 다니던 병원들도 하루에 다 돌고 왔다.
현재 건강 상태도 확인할 겸 진료도 받고, 장기적으로 사용하던 약도 타고, 물리치료도 받았다.
사실 베이직 입과 전에 발목 염좌를 겪었다 보니,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었다.
물론 그게 베이직 기간에는 미션에만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 어쩌면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미뤄두었던 운동도 친구랑 같이 했다.
확실히 둘이 하면 혼자 할 때랑 다른 느낌으로 재미있더라.
서로 보조도 하고, 내가 알고 있던 운동 지식들을 최대한 친구에게 알려주려 노력했다.
챌린지에 입과하게 되면 아마 그 때는 같이 운동하기 힘들 테니까. (내 몫까지... 부탁해...)
그리고 위의 결정은 옳았다.
수요일 오후 즈음에 챌린지 입과 등록 안내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분명 아직 많이 부족한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주시다니. 그렇게 나의 경험을 더 쌓을 기회가 주어졌다.
분명 메일을 확인했던 순간에는 정말 기뻤는데, 주말쯤 되니까 슬슬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 떨림이 설레임이었을지, 아니면 두려움이었을지는 몰라도 당시의 내게는 오묘한 느낌이었다.
조금은 차분해질 필요가 있겠다 느껴, 부스트캠프에 지원할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이번에도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주말까지 보내고, 챌린지 첫 날이 밝았다.
한 시간동안의 가벼운 OT가 진행되고, 공개된 첫 미션을 확인했다.
미션에 표기된 난이도는 '하'였지만, 내가 느낀 난이도는 그 이상이었다.
깊은 CS 지식을 요구하는 미션은 아니었지만, 베이직을 하면서 AI를 너무 무분별하게 써왔던 내 습관이 발목을 잡았던 것일까. 요구사항 분석과 동작 설계부터 어려웠다. 그만큼 정말 잘 짜여진 미션이었다.
어떻게 구현할 지 계속 고민하면서 AI와 씨름한 결과, 어설프게 구현한 결과물을 만들게 되었다.
난이도 '하'의 미션을 푸는 데도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겨우 해낼 수 있었기에, '앞으로의 어려운 문제들은 그 이상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음 날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날이 미션을 하면서 가장 빨리 마무리 했던 날이었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챌린지에서의 피어 피드백 시간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그동안 Lucas와 Gist에서만 봐왔던 동료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게 되다니, 정말 기뻤다.
나는 베이직 과정부터 피어 피드백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고, 이번에는 더 가까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렜다.
처음 만난 순간은 조금 어색했으나, 미션 이야기를 하면서 어색함은 조금씩 씻겨내려갔다.
우리 팀은 미션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했는지, 코드는 어떻게 작성하였는지, 마지막으로 학습 정리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피어 피드백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소극적인 내 태도를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나서서 진행을 맡았지만, 어떻게 진행하는 게 좋을 지 고민을 많이 했다. 주어진 형식과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보니 진행 방식을 스스로 생각해야 했다. 또한 중간에 긴장을 좀 해서 그런지 말을 조금씩 절기도 했다. 다행히 동료 한 분이 내가 우려하던 점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진행도 함께해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첫 날의 어설픈 결과를 설명하려니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내 차례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동료들은 충분히 잘 했다는 이야기와 동시에 내 코드의 동작의 문제점을 유심히 관찰하고 조언을 남겨주었다.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을 이번에도 동료들 덕분에 알 수 있었다. 너무나 감사한 순간이었다.
여러모로 아쉬운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첫 피어 피드백을 끝마쳤다.
그와 동시에 공개된 두 번째 미션을 확인했고, 이번에도 바로 주어진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미션을 진행했다.
미션 2부터는 본격적인 CS 지식을 요구했다.
구현하면서 필요한 지식이 있는 경우 학습하며 그걸 구현에 활용하려 애썼다.
첫 날에 깨달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진도 최대한 문서에 남기려 노력했다.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은 행복했다. 그동안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사진을 정리하고 첨부하려니 시간을 더 쓴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렇게 3시에 마무리했다.
미션 3부터는 CS를 구현 이전에 미리 충분히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현에 들이는 시간의 절반을 학습에 투자했다. 구현 난이도 자체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첫 번째 미션 때처럼 바로 구현으로 뛰어드는 것보다 기반 지식을 이해하는 게 구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박사님이 하신 말씀 중, "개구리를 이해하기 하기 위해, 개구리를 해부하지 말고 개구리를 직접 만들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처럼 학습했던 정보를 토대로 다시 코드로 동작하게 하려니 내가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챌린지에서는 CS를 직접 만들면서 학습하게 될 것이라 했고, 그 경험을 챌린지 과정을 진행하면서 반복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이때까지도 모든 요구사항을 구현하지 못했고, 구현에 쏟는 시간은 여전히 그대로였기에 매번 AI와 사투를 벌이며 마무리하는 시간이 더욱 늦어졌다. 평균적으로 4시에 마무리했다.
금요일은 시간이 조금 남아 이전 기수의 부스트캠프 후기 글을 검색했다.
그리고 이 경험은 이전 기수의 수료생들도 비슷했다. 나만이 이러한 경험을 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면서 안심함과 동시에 여전히 내 미션 루틴의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
챌린지 과정을 진행하면서 정말 내 한계에 도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9시에 자던 내가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날 새벽까지 시간을 쏟다니. 나조차도 예상할 수 없었던 행보였다.
그래서 피로도가 조금씩 쌓였지만, 내가 바라왔던 과정이고 계속 내가 견딜 수 있는 범위를 늘려나가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견디고 이겨내갔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짧게 잠을 자면서도 크게 피곤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목요일에는 중간에 눈이 감겨 20분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지옥주가 이런 느낌일까?
또한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동료들도 늦게까지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들 이 과정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었고, 나 또한 열정 있는 사람들 앞에서 열정으로 밀리지 싶지 않았다. 그 때는 그것이 그들의 열정에 대하여 예우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라운지 채널에 들어가서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어느 날은 Slack에 학습과 구현의 균형, 그리고 시간 관리, 효율적인 학습 방법에 관련된 질문이 올라왔다. 챌린지 미션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내용의 질문이었다.
챌린지에서 실패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지속적으로 실패를 경험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이겨나가고 싶었다. 나 또한 구현에만 매몰되어 학습을 놓치는 일이 많았고 늦게 자다 보니 두뇌 회전이 잘 안 된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심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한 질문 글에 남겨주신 마스터님의 답변을 보고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베이직 과정에서도 한 미션을 보고 다양한 방식의 접근법을 볼 수 있던 것처럼, 챌린지에서도 다양한 학습 전략을 짜고 적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습과 구현을 하는 기준, 미션을 마무리하고 회복하는 기준 등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답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을 대처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 이해했다. 나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처럼.
그렇듯 미션을 하면서 분명 다들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날마다 적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에서 함께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그 해답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보기 위해서였다.
미션을 마무리하는 대로 내가 읽었던 책의 구절을 공유하며 의지를 다잡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함께하는 채널에 남겼다. 동료들로부터 받았던 것들을 이제서야 보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행복했다.
일단 나만의 학습 전략을 세워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런 식으로 나만의 페이스를 다시 되찾아가려 한다.
다른 사람의 뒤를 쫓아가는 것도 하나의 정답일 수 있겠지만 그 길만 따라가게 될 수 있으니, 나만의 답을 생각하여 제시하고 나아가보는 경험을 이뤄내보자.
늘 하루의 끝 즈음 슬랙에 좋은 글들을 인용해서 알려주시던 무호님, 안녕하세요!
평소에 글 너무 잘 읽고 있는데 늘 그 시간만 되면 피곤해서 댓글을 달 수가 없었는데 주말에 회복 좀 하고 회고 글에 이렇게 흔적을 남겨 봅니다...ㅎㅎ
저는 무호님과 반대로 개발을 할 때는 강경 LLM 금지 파였는데, 미션을 진행하면서 너무 안 풀릴 때가 많아서 종종 사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적절히만 사용하면 효율이 더 올라갈 것 같더라고요. 다음 주 부터 저도 라운지에 자주 있을 예정인데 뵈면 인사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 너무 수고하셨고 다음 주도 힘내봐요!!
+나중에 된다면 특별 편으로 책 추천 글도 올려주세요. 무호님이 추천하시는 책들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항상 슬랙 채널에서 좋은 글귀를 남겨 주시던 무호님, 챌린지 1주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회고에서 언급하신 것 처럼, 챌린지 과정을 보내며 한 고민들이 단순히 저만 하던 고민들은 아니더라고요.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안고 가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무호님의 목표도 응원합니다!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고, 푹 쉬시고 다음 주에 또 같이 열심히 달려봐요 :)
p.s. 요즘 정신이 너무 없어서 무호님 회고를 읽고 댓글을 다는데 이름을 착각해서 잘못 써 버렸네요. 화들짝 놀라서 급하게 수정했습니다. 혹시 이전에 잘못 작성했던 댓글로 알림이 갔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