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을 못(안)했던 이유(부제: 부(不)의 감정)

Murpin·2023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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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최근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가신 것은 아니고 3월 이후로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온 이후로 매주 주말마다 가서 인사드리고 하고 싶은 말,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며 3개월을 보내왔습니다. 항상 만날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만나러 가는 시간과 만난 이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나올 때는 항상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항상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지만, 항상 시간 날 때 전화나 문자를 하고 주말마다 만나러 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뭘 할 수 있지?

이 생각이 항상 저를 갉아 먹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은 그렇게 그분과의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 지켜보고 회사에 해당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3일 이후에 마지막 날 그분이 담긴 함을 들고 산소로 가는 와중 그 함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마지막 온기를 느끼고 작별 인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3월 소식 이후

3월에 처음으로 갑자기 쓰러지시던 상황 속에서 감정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연락받는연락을 받는 순간 회사였는데, 혼자 나와 있던 동료분께서 무슨 일 있냐면서 물어보셨습니다. 표정 속에 있던 근심을 알아봐 주신 게 하나의 감정으로 고마웠지만, 미안했습니다. 내가 괜히 회사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아닐까 하고는 말이죠
자신만의 부정적인 문제를 남에게 표출하여 남에게도 부정적인 문제점을 만들게 하는 감정
이러한 감정들을 저는 부(不)의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감정은 감염되는 것이다.

항상 느껴왔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전달이 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기들이 한 명 울면 옆에 아기가 울듯이 감정이란 감염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심각한 상황임을 표정이나 행동에서 조금 드러난다면, 이것은 전체 분위기를 휩쓴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괜히 회사 분위기를 안 좋게 이끄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죄송스러웠습니다.
평소에 거짓말이나 표정 관리 잘 못하는 것이 저의 장점이나 단점이었는데, 이번 순간은 매우 큰 단점으로 와닿았던 것 같았습니다.

3~6월 사이

매주 회사를 출퇴근 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사이인데 이러한 교통 시간 이후 자취방에서 식사 이후 운동 2시간을 했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PT 기간이라 쉬지 않고 나갔었는데 항상 식사 이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감에 빠져들었습니다. 주말에는 항상 본가에 내려가기 위해 짐을 싸고 내려갔습니다. 그때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누워서 오전이나 오후를 날려 먹고 본가에 내려갔습니다. 뭔가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아고 많은 생각 휩싸였지만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동아리 작업 도와줘야하는데, 공부 조금씩 해야하는데...
뭐라도 해야하는데...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구나라는 나에 대한 자조적인 생각, 나 자신을 깍아먹는 생각들이 더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금 익숙해지기도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아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네, 그래서 어쩌라고 오늘은 좀 쉴거야. 내 생각도 정리하고 뭐라도 내 심신의 안정이 필요해"

모든 것은 나를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이기적인 마인드였지만, 부(不)의 감정들을 극복하는 기간에는 필요했던 마인드였습니다.

6월의 마지막과 이번 글을 쓰면서

그렇게 6월에 들어서 그분과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서 좋은 곳에 보내드린 이후 잘 돌아왔습니다.
부(不)의 감정이 결코 잘못된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항상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안좋은 일도 있고, 불행한 일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감정들을 내가 남에게 최소한 필요한 정도로만 뿜어내고, 나의 몸속에서 정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경험에서 사회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기간이었지만, 최소한 남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많은 생각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내일부터는 조금 정신차려서 살기로 하고 반년회고를 생각했습니다.
시작이 반이고, 지금이 반입니다. 아직 내가 버려버린 3개월을 극복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남은 올해 그분과 약속한 더 멋진 삶을 살테니 지켜봐달라는 약속을 지켜야겠습니다.
앞으로 개인공부하면서 좋은 내용의 블로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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