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컨디션: 😰 몸이 아팠다.
✅ 이력서 작성
✅ 면접 연습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이력서를 작성했다.
다시 쓰려고 하니 막막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왔다. 부트캠프가 끝나가고 있고, 그동안 쌓은 경험을 하나씩 꺼내 정리해야 한다.
부트캠프를 하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이 배울수록 이력서를 쓰기가 더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잘했다고 생각했던 경험도 지금 다시 보면 문제 정의가 부족해 보이고, 내가 맡은 역할과 결과 사이의 설명도 충분하지 않게 느껴진다. 배운 것이 많아진 만큼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족한 부분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이력서는 어떻게 보면 나를 소개하는 하나의 PR 문서다. 그런데 정작 내가 나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개발자로 일한 경험도 있고, 직접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도 있으며, 지금은 PM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경험의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무엇을 중심으로 보여줘야 할지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경험을 넣으면 메시지가 흐려지고, 일부만 남기면 중요한 경험을 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맞는 정답 같은 이력서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그런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M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찾아보면 화려한 장표로 구성된 자료가 많다.
처음에는 나도 그런 형식으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나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장표를 만드는 데 큰 강점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억지로 따라 만들면 내용보다 형식에 더 많은 힘을 쓰게 될 것 같았다. (정말 이것만 반년동안 고민했다.)
여러 이력서를 보면서 한 가지 생각도 들었다.
디자인이 화려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실제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가 반드시 잘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디자인이 단순하더라도 경험과 역할, 결과가 명확하면 그 사람에 대해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중심으로 나를 설명해보기로 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예쁜 문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실제로 해결해본 사람이라는 점이다.
개발 경험을 기술 스택의 나열로 보여주기보다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왜 그런 구조를 선택했는지 설명하고 싶다. 부트캠프 경험도 단순히 PRD와 UT를 수행했다는 내용이 아니라, 사용자 행동과 데이터를 보며 어떤 판단을 바꿨는지 보여주고 싶다.
병아리 시절 입사 초기에도 TIL을 썼다.
당시에는 매일 기록을 남기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기록이 정말 어디에 쓰일지 의문이 들었다. 하루 동안 공부한 내용을 적는다고 해서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TIL을 쓰지 않았다.
최근 들어 다시 기록을 열심히 남기기 시작한 계기 중 하나는 리센느라는 그룹을 보면서였다. 한 그룹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뒤, 그들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얼마나 많은 연습과 활동을 해왔는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알게 됐다. 지금의 결과만 봤다면 그 이전의 긴 과정은 쉽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내가 지금 남기는 기록도 언젠가는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은 아무도 보지 않을 수 있다. 특별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누군가가 나를 알게 되었을 때, 이 기록들은 내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기록하지 않으면 나조차도 내가 하루 동안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분명 하루 종일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도 며칠이 지나면 그날 무엇을 배웠는지 흐릿해진다. 때로는 ‘내가 그날 정말 열심히 했던 게 맞나?’라는 생각까지 든다.
반대로 TIL을 작성하고 나면 그날의 고민과 배움이 눈앞에 남는다.
나쁘게 말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좋게 말하면 스스로에 대한 작은 신뢰가 생긴다. ‘나는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했고, 그 순간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TIL은 그 말을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 기록으로 확인하게 해준다.
이력서를 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기록이 없었다면 지난 몇 달 동안 어떤 문제를 고민했고, 어떤 판단을 했으며,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에만 의존해야 했을 것이다.
오늘은 면접 연습 영상도 촬영했다.
지난주 면접 특강에서 반드시 영상을 찍어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직접 찍으려니 조금 부담스러웠다. 말을 더듬거나 표정이 굳어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막상 촬영해보니 답변이 조금 끊기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표정이 굳어 있지는 않았다. 그동안 강의 영상을 많이 촬영해온 경험이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이 완전히 낯설지는 않았다.
이력서를 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면접에서 말하는 것까지 처음부터 연습해야 했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적어도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부분은 시작점이 아주 낮지는 않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물론 앞으로는 단순히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을 넘어 답변의 구조를 더 분명히 해야 한다.
먼저 결론을 말하고 있는지
내 역할이 명확하게 드러나는지
사례가 질문과 직접 연결되는지
지나치게 길게 설명하지 않는지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이런 부분을 하나씩 수정해보려고 한다.
지난 한 달 동안은 최종 프로젝트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했다.
평일에는 아침부터 밤 9시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주말에는 개인 수업과 운동을 제외하면 다른 일을 할 여유가 거의 없었다. 평일에 에너지를 모두 써버리니 주말에 이력서를 쓰거나 다른 준비를 시작하는 것조차 벅찼다.
그래도 한 달 동안 이 일정에 조금 적응한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정말 이력서를 써야 한다고 느낀 것인지 오늘은 이력서를 수정하고 면접 연습까지 할 힘이 남아 있었다.
완성된 것은 아직 없다. 오히려 다시 시작하면서 고쳐야 할 부분이 더 많이 보였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은 막막함 때문에 미루지 않고 첫 문장을 썼고, 면접 카메라도 켰다.
그리고 오늘 한 일과 생각을 다시 기록으로 남겼다.
지금은 완벽한 이력서를 만드는 것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하나씩 쌓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