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도가 개발자가 된 이유

sunny·2020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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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사실 나는 개발과는 무관한 사진학과 출신이다. 졸업 전시를 위한 포트폴리오 제작 당시, 남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두길 좋아하던 나는 지금껏 작업해온 모든 것을 올릴 수 있는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나만의 색깔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곳'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때부터 늘 포토샵과 나모웹에디터를 만지작 거리며 자라온 터라 항상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포트폴리오를 계기로 삼아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당시에는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쉬워 보이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선택했고, 다른 사람들이 배포해준 다양한 스킨들을 내 취향대로 수정하며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 내가 만든 티스토리 스킨




특히나 HTML과 CSS수정하는 것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는데, 수정을 통해 결과물이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에 짜릿함을 느끼기도 하고 또 성취감도 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수정에 그치지 않고 직접 스킨을 만드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정작 해야 하는 사진 보정을 뒤로 제쳐두고 블로그 스킨을 수정하고 만드는 일로 밤을 지새우는 날들이 늘어났다.
넣고 싶은 효과나 기능을 검색하여 알지도 못하는 Javascript 소스를 복사, 붙여넣기를 반복하다 문득, '이건 대체 어떤 방식으로 적용이 되는 거지?' 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다.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

Javascript의 작용 원리와 같은 보다 근원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직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사실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졸업후 바로 영상 편집 분야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이어 약 4년에 걸쳐 두 군데의 관련 회사를 다녔기 때문이다.
그렇게 회사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문득 발전에 대한 어떠한 열정도 관심도 갖질 않는 나의 고여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도태되는 것은 참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영상 분야에서의 발전을 하기에는 너무나 벅차던 그 때,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지?'하는 고민을 밤낮으로 하며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무척이나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렇게 고민에 밤잠 설치던 어느 날, 마치 구원의 동앗줄처럼 유튜브 알고리즘은 개발과 관련된 영상을 내게 보여주었다. 접하면 접할수록 개발자라는 직업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나 'IT 업계는 너무나도 빠른 발전이 이루어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끝없이 성장을 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는 점에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다.

도태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던 나에게 '끝없이 성장이 가능한 직업'이란 마치 이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발견한 것만 같은 충격이었고, 마침내 '개발자'라는 직업을 업으로 삼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계기로 삼게 된다.


왜 하필, 프론트앤드?

6개월간의 국비교육과정에서 접한 '프론트 과정, 백엔드 과정' 중 내게 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프론트앤드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사용자의 요구(UI, UX)와 맞닿아 있다!

유저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다.
취미로 블로그 스킨을 제작하던 당시, 주변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티스토리 스킨을 만들어준 적이 꽤 있는데, 이 과정에서 1차 작업물에 대한 실제 사용자 기반의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여러차례 있다.
직접 사용해본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즉각적으로 수정을 함으로써 그 문제가 해소 되었을 때 오는 쾌감이 굉장했다.
물론 당시 내가 경험한 피드백은 실제 현장에서 겪을 피드백과는 수준이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때 경험할 쾌감 역시도 엄청날 것이라는 예상과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서 두렵고, 걱정되지만 동시에 설레고 즐겁다! ✨

2) 언어의 확장성과 유동성이 핵심인 JavaScript, 게다가 Node.js와 함께 하면 로컬 환경에서도 가동이 가능하다!

Javascript를 배우면 배울수록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확장성과 유동성이 굉장한 언어라는 것이다.
확장성과 유동성은 내가 매력을 크게 느끼는 지점이기도 한데, 반대로 이러한 javascript의 자유로운 성격을 '예측 불가능함'으로 해석하여 사악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바스크립트가 유독 나와 잘 맞는 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물론 '포지션은 언어 따라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는 우려의 말들도 있지만, 그 언어에 흥미가 없다면 포지션 자체에 대한 흥미 역시도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엄격한 Java를 공부하다가 자유롭고 변화무쌍한 Javascript를 만나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나에게 있어서 Javascript는 최고의 언어이다!


앞으로

우선, 3월에 있을 코딩 부트캠프에 올인 할 예정이다.
3개월이라는 기간동안 내가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대단한 개발자로 탈바꿈 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렇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제약을 두려 하지는 않는다.
물론 인간은 100%를 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나 역시도 언제까지나 미완의 존재로 살아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이루어낼 완성을 꿈꾸며 살아가려 한다.
태도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완성을 꿈꾸는 태도로 앞으로 있을 3개월에 최대한의 것을 쏟아보고자 한다.
한 번 주어진 내 삶을 그래도 잘 살아내고 싶다.
열정을 쏟고 노력해서 성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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