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삶

J·2025년 4월 29일

p. 85

"정말 중요한 점은 이거예요. 그릿은 학생이 매우 관심이 있어서 계속 고수할 용의가 있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거예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이군요. 이해했습니다."
"맞아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거지만 그냥 사랑에 빠지면 안 되고 사랑을 지속시켜 나가야만 하죠."

무엇이 즐거운가. 무엇에 즐거워했나.

돌이켜보면 사는 게 즐거웠을 때가 몇 번 있었다. 첫 번 째는 유발 하라리의 ≪사이엔스≫와 ≪호모데우스≫를 읽을 때였다. 어릴 적부터 뭉게구름 마냥 엉기성기 생각해뒀던 게 단번에 끼워맞춰지는 걸 느꼈다. 작가의 통찰에 감탄했다. 깊은 학식 뿐만 아니라 수려한 문장까지 읽는 내내 날 즐겁게 했다. 두 번 째는 2020년 가을, 롤을 한창 했을 때다. 한 판 한 판 할 때마다 새로운 걸 깨닫고 다음 판에 그걸 적용하는 게 좋았다. 그러나 이는 모두 소비를 할 때였다.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재미를 소모하는 것과 같아서, 다 소비하고 나면 더 이상 즐길 것은 남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그릿≫에서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부르짓는다. 일이 즐거울 수가 있는가? 돌이켜 보면 자기만족만을 위해 하는 것에는 크게 재미를 못 느꼈다. 혼자 낙서를 종종 했지만 남이 내 그림을 평가하는 것은 싫었다. 그래서 보여주지 않았고 많이 그리지도 않았다. 실패는 힘들었으니까.
학생들에게 한심한 시중 교재로 수업을 하기 싫어서 2년 간 교재를 만들었다. 만드는 내내 여가시간 없이 고통스레 지냈지만 수업이 매끄럽게 될 때, 학생들이 잘 이해하는 게 느껴질 땐 만족스러웠다. 선물할 가방을 만들 땐 만들 때도, 받은 사람이 그 가방을 잘 쓰는 걸 볼 때도 즐거웠다. 생산은, 타인이 바라지 않는데도 내 방식대로 도움을 주고 싶어서 내 방식대로 고집부려 할 때가 즐겁다.
그러나 내가 재미를 느끼며 했던 가방과 교재의 제작은 중간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위 목표였다. 중간 목표가 달성되고 난 이후에는 더 이상 추구하지 않았다. 중간 목표 위의 최상위 목표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코딩은 어떠한가? 내가 만든 걸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사용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만든 앱으로 내 문제를 해결하고 또 비슷한 고민을 하는 타인의 문제도 해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머릿속에 덩그러니 있는 상위 목표일 뿐, 이에 도달키 위한 세부 목표는 부재한다.

어린 시절 꿈을 질문받으면 모두들 직업을 답했다. 어른이 되고서 목표를 질문받으면 또 다시 직업을 답했다. 직업만이 그릿의 대상이 되는가? 작가는 아니라고 답한다.

p.89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살고 싶은 곳은 분명히 알고 있었어." 게틀먼이 대답했다. "동아프리카에서 일하면서 살고 싶은 열망이 있었지."

끈기를 위해서는 타인이 결부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중간, 하위 목표가 이를 받쳐줘야 한다. 하지만 직업만이 목표가 되는 게 아니다. 직업을 벗어난 삶이 열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자 내가 추구하는 바가 분명해졌다.

최상위 목표

나는 결혼을 해서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 아내와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서는 거실의 큰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고 싶다. 저녁을 먹고는 아내와 같이 놀고 싶다.

재택 근무가 가능해지기 전까진 학원 강사로 일하며 학생 관리 앱을 제작, 배보하여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다. 이를 위해선 학원에 복귀를 해야 한다. 학원에 복귀하기 전에 우선 내가 쓸 학생 관리 웹 앱을 만들어둬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신청한 부트 캠프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습득해야 한다.

p.79

"일단 출석만 하면 8할은 성공이다."

우선 과제부터 제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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