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지스타 참가 후기 & Trapper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연하·2024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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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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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부터 시작해 11월 중순까지 열심히 달렸고, 지스타와 게임인재원 졸업전시까지 끝낸 시점이 왔다. (뭐했다구 또 나이를 먹네요..) 언리얼 엔진의 언자도 모르고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어쨌든 인재원 덕분에 정말 값진 경험을 얻은 것 같다. 내가 만든 게임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플레이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니까.

10월 한달간은 폴리싱하고, 코드 갈아엎고 버그 잡는다고 정말 정신이 없었고, 10-11월에 걸쳐서는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자소서도 몇개 써본다고 글을 포스팅 할 여력이 없었다. 지스타랑 졸업전시 마무리하고, 방학동안 야무지게(?) 쉬고 왔다. 으.. 이제 새삼 진짜 취준 시작이구나 싶다.

어쨌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한 블로그라 많이 부족한 글들만 잔뜩 써왔지만,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리즈의 마지막 글을 작성하러 왔다. 아마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록만 남기진 않을 것 같다. 취업을 앞둔 시점에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작성하는 글이기도 하니까.

제일 어려웠던 것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은, 역시 아무래도 언리얼 엔진을 배우고 쓰는거였다. 제공해주는 기능이 많은 만큼, 내부 코드를 모르고 쓰면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제대로 깨달았다. 그리고 엔진 딴에서는 다 구현되어있는 기능인데, 몰라서 헤맨 것도 많았음.

이전에 인재원에서 배웠던 과정들은 전부 자체엔진 프로젝트였었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0부터 100까지 엔진의 기능을 모두 만들어서 사용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우리 선에서 해결이 됐었다. 팀원이 만든 기능이라면 물어물어 해결할 수 있었고 내가 만든 기능이라면 문제점을 찾고 고쳐서 쓰면 됐었으니까.

아무튼 나는 언리얼 엔진을 처음 배울 때 그 스케일에 압도당했던 것 같다. 문서와 블로그를 찾아가며 엔진의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했고, 내부적으로 견고하게 쌓여져있는 코드는 읽기에도, 이해하기에도 정말 막막했다. 하나하나 이해해가며 쓰면 너무 좋겠지만, 모든 기능을 다 알고 쓰려고하면 밑도끝도 없이 파고들어야 하다보니 정신도 없었다.

지금 팀원들이랑 얘기하는거지만, 만약 우리 게임을 더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갈아엎자는 의견이 99%다. 나도 100% 동의한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완성된 게임은 결국 그동안 노력해온 결과물이니까. 새삼 대견하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도 남고 여러 감정이 든다.

절망의 계곡

프로젝트랑 별개로 이제 공부를 한지 2년 다 되어가는데, 절망의 계곡에 여전히 박혀있는 중이다. (언제 나갈 수 있는거지...?) 사실 한살만 어려졌으면 좋겠다. 일년 더 공부하면 지금보다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한다. 스무살때부터 컴공을 전공한 친구들이 부러웠고, 내가 못하는 것을 너무나도 멋지게 해내는 친구들을 보면 힘들기도 했다. 나도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으니까.

근데 뭐, 별 수 없다. 그냥 지금처럼 계속 해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공부하는동안 몇번이고 넘어졌지만, 나는 결국 오늘까지도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냥 이 과정이 즐거우니까, 즐기기로 했다. 뭐, 이대로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잘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어요?

드디어 지스타!

아직도 사진을 보면 믿기지가 않는다. 우와.. 내가 지스타에서 전시를 했다니..! 결국 해내고 말았다..!!!! 디자인을 배웠을 때부터 느낀거지만, 내가 만들고 창작한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건 정말 멋진 일이다.

목/금에 상주했던 친구들이 받아온 명함들을 보고 꽤나 놀랐다. 기업의 멋진 분들이 우리가 만든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게 평가해주셔서 너무 신기하고 신이났다.

내가 개발했던 많은 것들중 제일 만족했던 부분은 역시나 제일 고생했던 자성이동 기능이었다.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걸 보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다들 자성이동만 해도 재밌다고 해줘서 너무너무 좋았다 ㅜㅜ

애기들이 플레이 해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애기들이 이해하기엔 불친절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게임이었을텐데, 작은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하나하나 눌러가며 게임을 조작하고, 재밌게 해주는걸 보니까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오래 해주고 간걸 보면, 그래도 꽤 재미있었나보다.

상주하면서 사람들이 플레이하는걸 뒤에서 지켜보면, 되게 조마조마하다. 게임이 언제 터질지 모르고,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는걸 보면.. 그냥 시중에 나온 게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안정적인 플레이 경험을 위해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얼마나 많이 코드를 갈아엎었을까.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주지 못한 것이 아쉬우면서도, 재밌게 플레이 해주고 칭찬도 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힘들지만 참 행복했던 것 같다.

나름 디자인 전공을 살려 프로그래밍 팀의 포트폴리오도 만들어봤다. 팀원들에게 원고를 받고, 이미지와 글을 편집해서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함께 전시했다. 모두의 고생과 업적을 작게나마 남기고 싶어서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 만든거였는데, 교수님들이 꽤나 관심을 주셨고, 탐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팀원들도 너무너무 좋아해줬다!! 좀 더 많이 뽑을걸..ㅎㅎ 뿌듯했다. 배워둔 지식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쓸 일이 생긴다는 것을 느꼈다.

기억에 남는 디버깅

부산 내려가는 SRT에서 언리얼 가비지 컬렉션에 대한 공부를 했다. 왠지 모르겠는데 그냥 이부분을 하나도 몰라서 해놓고 싶었음. 어쨌든 이때를 시작으로 지스타 끝나고도 조금씩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이것 덕분에 내가 디버깅에 꽤나 기여를 했다. 사실 그래서 남기는 자랑 글이다 ^_^

지스타 끝나고 최종 빌드를 다시 뽑아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자꾸 의도치 못한 상황에서 계속 크래시가 났었다. 지스타에서도 계속 같은 일이 있었는데, 의심하던 부분이 아닌 다른쪽에서 크래시가 나는 바람에 다들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최근에 공부하고 있기도 했고,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디버깅하고 있는 팀원에게 변수 선언부쪽을 한번 보여달라고 했는데, 크래시나는 그 변수가 생포인터로 선언되어 있었다. 가비지컬렉션 되고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혹시 모르니까 UPROPERTY 붙혀보라고 했고, 빌드를 뽑아서 테스트 해보자고 얘기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진짜 그 문제가 맞았고....!!!!!! 해결이 되버린 것..!!!! 내가 구현한 부분도 아니었는데 마침 공부하고 있던 부분이었고, 급한 상황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해결되버려서 너무 웃기고 뿌듯했던 경험이었다 ㅋㅋㅋ

프로젝트 디버깅하면서 항상 신기했던 부분이, 보통 게임에서 크래시가 나면 코드도 안봤는데 갑자기 한명이 어... 헐 미안.. 을 외치면서 수정하러 간다 ㅋㅋㅋ 나도 마찬가지구.. 그럴때마다 너무 신기하구 웃기다.

함께여서 더 즐거웠던!

정말 감사하게도, 나는 예전부터 인복이 참 좋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너무 멋진 팀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우고 공유할 수 있었다. 함께 고민해주는 팀원들이 있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게 두렵지 않았고, 매 순간이 즐거웠던 것 같다.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팀원들을 만나 완성까지 힘낼 수 있었다. 이제는 다들 각자만의 길을 찾아가야겠지만, 모두 능력있고 좋은 사람들이라 자기만의 길을 잘 찾아서 갈거라고 확신한다! 또 같이 일할 수 있다면 너무너무 좋을 것 같다 :D 꼭 다시 만나자!

마무리하며

사실 생각보다 별 내용 없고 두서없는 후기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남겨놓음에 의의를 두고 이번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쓰고싶은게 생기면 슬쩍 또 추가해 둬야지 ㅎㅎ. 고생많았다 2024년의 나! 취업도 화이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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