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한 해가 지나갑니다. 우아한테크코스 합격 메일을 보며 기쁘게 맞이하던 새해였는데, 어느덧 우테코는 수료하고 직장인이 될 준비를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네요. 사실 올해 회고라고 하면 그냥 우아한테크코스 회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테코에 시간과 열정을 쏟으며 달려온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초에는 우테코 들어가기 전에 다 놀아둔다고 엄청 놀러다녔던 것 같고... 연말에는 취준으로 바쁘게 생활했네요. 참 밀도가 높은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우테코 10개월... 하얗게 불태웠어...
지난 11월 25일. 2월부터 장장 10개월간 이어졌던 우아한테크코스 4기가 끝났습니다.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분명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굉장히 금방 지나간 것 같네요. 우아한테크코스 합격했다고 기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정신 차려보니 다 끝나고 취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저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보낸 10개월은 인생에서 무언가를 가장 열심히 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하다 못해 수능 공부할 때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노력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역시 사람은 자기 취향에 맞고 능력에 맞는 일을 해야 하는걸까요?
열심히 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제 스스로가 그만큼 늘었다고 느낍니다. 우아한테크코스에 들어올 때 까지만 해도 제는 개발자로서 큰 장점도 없는 것 같았고, 크루들 사이에서 그렇게 잘한다고 느껴지는 편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침 정말 잘하고 열심히 하는 동료들이 주변에 있었고, 저는 그들을 롤모델 삼아서 흡수할 수 있는 것은 다 흡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내가 못하는 부분을 찾아 낙담하기 보다는 "오히려 좋아"라는 마인드로 따라갔던 기억이 있네요.
그동안 학교 다니면서 틈틈이 자바 배우고 스프링 배우고 그랬었는데, 우테코 들어와서는 아예 처음부터 다시 배운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느낀건 제가 '기본을 무시하고 있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바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데 스프링을 써보겠다고 낑낑거리질 않나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이해도 못하는데 JPA부터 해버리질 않나... 그랬던 제가 우테코 덕분에 기초부터 다시 차근차근 쌓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주도적으로 노력했던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새로운걸 배우고, 직접 만들어 보는 것에 갈망이 있었습니다. 확실히 제게 맞는 학습법을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동안 두꺼운 전공책만 보면서 공부하다보니 공부에 흥미가 없었던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계속 무언가 새로운 것이 없는지 찾다 보니 우테코 정규 과정 내에 있는 팀 프로젝트 외에도 크루들이 사용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경험도 했습니다. 직접 만들어보고, 피드백을 받고, 더 개선할 방법은 없는지 공부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배운 내용들을 정리한 것을 보고싶다면
팀 프로젝트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인 것 같습니다. 레벨 3부터 시작해 레벨 4 마지막을 데모데이로 장식했으니 거의 4개월을 진행한 프로젝트네요. 저희 팀이 우스갯소리로 일이 잘 풀리고 있으면 "순항중", 잘 안풀리는 일이 있으면 "침몰중" 이렇게 표현을 했었는데요, 다 끝나고 돌아보니 전체적으로 보면 순항하는 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성격도 다들 잘 맞고, 개발에 대한 의지도 다들 높고,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방향성도 함께 잘 맞춰나갈 수 있는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순항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팀원들과 큰 충돌 없이 마무리하자'라는 소박한 목표를 하나 세웠었는데, 그렇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난 것이 최고의 복이 아닐까 싶네요.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주고, 지칠 때 손을 내밀어주고,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는 개발자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동료 뿐만 아니죠. 그동안 선배 개발자라고는 거의 알지 못했던 제가 많은 선배 개발자분들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 년 동안 옆에서 지켜봐주시고 막히는 것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신 우테코 코치님들, 언제든 후배들의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주려 노력하신 선배 기수 분들까지, 많은 선배 개발자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2022년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 블로그는 아니지만 야구를 워낙 좋아해서 예전에 야구 블로그를 잠시나마 운영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포스팅을 하다가 포기하고는 느꼈던 것이, 꾸준히 글을 쓰는게 얼마나 어려운지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개발 블로그는 일 년 동안 꾸준히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꾸준히 뭔가를 유지한 경험이 많지가 않은데, 블로그 작성을 하나의 공부 방법으로 삼아서 중단 없이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블로그 글을 꾸준히 작성하며 공부했던 것이 채용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처음 시작했을때의 제가 기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블로그가 단순히 개념 정리용, 노트 필기용 블로그가 되지 않도록 했던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초반에는 개념 정리용 게시물도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왕 시간을 쪼개어 글을 쓰는 것 제가 고민했던 내용이나 트러블 슈팅한 내용을 글로 남겨서 기억을 오래 가져가고자 했습니다. 덕분에 올해는 양질의 글을 남긴 것 같습니다.
티스토리를 쓸까 벨로그를 쓸까 고민했었는데, 스킨 적용하는 것 귀찮아서 옮겼던 벨로그가 이제는 마크다운 때문에라도 버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백엔드 개발자 분들은 개인 티스토리 하나 가지고 계셔서 고민되기는 한단 말이죠...) 벨로그의 프론트엔드:백엔드 비율이 프론트엔드 쪽에 치우쳐서 백엔드 게시물의 약발이 잘 안먹는 듯 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트렌딩에 올라간 글도 몇 개 있어서 뿌듯합니다 :)
한 해의 마무리는 역시 취업 준비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따로 특별한 취업 준비는 하지 않다가 우아한테크코스 레벨 5부터 계속 취업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정말 취업 시장이 이렇게 얼어붙을지는 몰랐습니다...
윈터 이즈 커밍.. 아니 이미 왔구나...
우아한테크코스에 들어가면 다들 우아한형제들 전환 채용을 기대하게 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더 가고 싶은 회사가 한 군데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전환 채용에 꼭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자소서도 쓰고, 이력서도 쓰고, 모의 면접도 보고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심지어는 이력서를 컨펌받아보겠다고 개발바닥 유튜브 라이브까지 나갔었네요... ㅋㅋㅋ
하지만 결과는...
Noooooooooo
1차 탈락이었습니다. 정확히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면접이 제가 자신있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이 컸던 것 같습니다. 1차 발표날에 멘탈이 완전히 박살이 났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도 딱 하루 멘탈 깨져있고 다음날부터는 멘탈을 추슬러서 다시 여러 기업 채용 전형에 지원했습니다. 마침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제공하는 리크루팅 데이 행사에도 여러 기업이 와서 좋은 기회가 많았거든요.
물론 저는 제 스스로가 한 번에 너무 많은 전형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고, 당시 생각으로는 정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에만 지원을 하긴 했습니다. 기업 리스트를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와중에도 계속 탈락 통보를 받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가장 가고싶었던 기업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토스뱅크입니다 :)
원래부터 핀테크에 관심이 많고, 토스의 일하는 문화가 좋다고 생각해서(주변에서는 저보고 확신의 토스상이라고 하더군요 ㅋㅋ) 토스에서 정말 일해보고 싶었었는데, 우테코 하는 중간에는 서류부터 탈락이었다가 이력서를 이곳 저곳 손보고 나서 다시 지원하여 서류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술 면접과 컬처핏 면접을 거치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봤던 어떤 면접 경험보다도 토스뱅크의 면접 경험이 좋았습니다. 1차나 2차나 면접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편안했고, 기술 면접은 선배 개발자 분들과 깊은 기술적 대화를 나누는 좋은 자리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기술 면접을 준비하면서 팀 프로젝트를 할 때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기술적 부분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얻게 되었습니다. 컬처핏 면접은 정말 커피챗같은 느낌이었고, 토스 커뮤니티의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을 얻을 수 있는 대화였습니다.
면접 분위기도 좋았고, 개인적으로 대답도 잘 했다고 생각해서 면접을 잘 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었는데, 기술 면접과 컬처핏 면접 모두 면접을 마치고 나서 곧바로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채용 시장이 얼어붙어서 꽤나 힘들뻔 했지만, 다행히 취준을 마무리하게 되어서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우리 동기들에게도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저는 다가오는 새해 살면서 처음으로 직장인으로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 2022년 회고를 작성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아직 백수 신분이었는데, 직장인이라니 신기하기 그지없습니다. 신분이 또 한번 바뀌게 되는데, 모든 환경이 새로운 만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2022년을 열심히 살았던 만큼 2023년도 열심히 살아서 2023년을 만족스럽게 돌아보며 2023 회고를 작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에게도 2023년 한 해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총총.
저희 토스에서도 잘 해봅시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