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교 4년.
16년이나 공부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되돌아보면 내 학습은 능동적이지 않았고, 궁금한 것도 없어서 의욕적이지 않았다.
대학 이전 12년의 공부의 목표는 오직 수능과 대입이었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정해진 교육과정을 따라 그저 외우고, 또 외우는 삶을 지속했다. 그 결과는? 한 번도 공부가 재밌었던 적이 없었고, 그냥 책상에 앉아있기만 하는 시간이 많았다. 당연히 효율이 나지 않았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여전히 공부는 재미없었고, 그저 사람다운 학점을 따기 위해 족보를 구해 다니며 족보를 달달 외우기만 할 뿐이었다. 내 전공이지만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족보를 외워 시험을 보고 한 학기가 끝나는 것이 반복되었을 뿐. 생각해 보니 내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더라.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는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좋은 학습을 하고 있지도 않았던 것이다.
우테코에는 수많은 크루들이 있고, 크루들마다 본인이 추구하는 학습 방법은 다르겠지만 한 가지 원칙만은 같으리라 확신한다. 남이 지식을 떠먹여 줄 수는 없다
는 것. 아마 대부분의 크루들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느꼈을 것이다. 밥을 먹어야 하는 것도, 밥을 먹기 위해 숟가락을 들어야 하는 사람도 나다. 남이 나를 위해 학습해 줄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지식과 퀄리티 있는 강의를 가져다준다 하더라도 스스로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그게 어떻게 학습(學習; 배우고 익히다) 일 수 있을까?
강의만 들으면서는 성장할 수 없다. 애초에 우테코가 추구하는 학습 방식이 아니기도 하다.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스스로 찾아보고, 배우고자 한다면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능동적인 학습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지식을 접하더라도 그 지식은 내 것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학습에 동력을 달아주는 최고의 방법은 뭘까?"
라고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항상 의문을 가지고 궁금해하세요."
라고 말할 것이다.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그 궁금증을 해소할 때 나는 짜릿함을 느낀다. 생각해 보자. 딱히 궁금해하지 않는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과 궁금해 미치겠는 지식을 찾아보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만족도가 높을까? 당연히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왕 공부한다면 억지로 지식을 접하기 보다 짜릿함을 느끼며 공부해 보는 게 어떨까?
그리고 궁금함을 가지고 학습하다 보면 더 깊은 학습을 할 수 있다. 그저 코드가 동작하는데 만족하고 넘어가기만 한다면 해당 동작에 대한 지식을 내 머릿속에 집어넣었다고 볼 수 없다. 과거 그런 식으로 공부했을 때는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서 에러가 발생했을 때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없었다. 반면 우테코에 들어온 뒤 내가 짠 코드가 제대로 돌아가더라도 '어떤 식으로 동작하길래 이렇게 되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그 과정을 파고들었다. 덕분에 훨씬 탄탄한 기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스스로 공부하라. 모든 것에 의문을 가져라."
라고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이 반드시 옳은 방법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이렇게 학습 방법을 바꾸고 나서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음은 명백하고, 기존에는 느낄 수 없었던 학습에 대한 흥미를 찾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누가 내게 "어떻게 공부해야 해?"
라고 물어본다면 이 두 가지를 무조건 강조할 것이다. "코드를 짜다 보면 궁금한 게 있을 거야. 그걸 직접 찾아봐."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