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성장이 나의 성장인줄 알았다.

Hoony·2022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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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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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웹 개발 5년차를 꽉채우고 있는 시기이다.
처음에는 게임을 좋아하기에 게임 회사에 문을 두드렸지만
코딩테스트는 통과해도 기본적인 CS와 경험들이 부족하여 떨어졌다.
전문연구요원으로 취업을 해야했고, 빠르게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다 연락이 온 스타트업에 취업하게 되었다.

담당 업무

10번 째로 입사하였는데, 현재는 5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입사를 하고 맡았던 업무는 웹서버/웹개발/DB... 등 모든걸 다 하는 업무였다.
사수도 없었고 (있긴 했지만.......) 웹을 공부 해본적도 없었다.
HTML/CSS/JS는 당연히 다루어 보지 않았다.
DB는 설치해서 사용은 해봤지만 서비스용으로 개발하고 운용한다고 하니 무서웠고
학부 때 배웠던 지식들을 열심히 되내이며 꾸역꾸역 해내었다.

javascript는 c/c++/java를 주력으로 공부했었던 나에게는 굉장히 이상한 언어였다.
데이터 타입이 없었고 스코프도 난해하였다. 모든게 어색했다.
그 때 열심히 언어에 대한 공부를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언어에 대한 공부보다
"빨리" 만들어서 회사에 기여하고 인정받고 싶었던 것 같다.

1년차.. (넓지만 얇게)

1년 정도는 정말 많은 헤딩을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backend와 frontend를 둘다 했었어야 했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갔고 내가 시스템의 주인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제 막 졸업하여 바로 취업한 내가 알아야 얼마나 알았겠나.
잘하는 동료가 들어오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되었다.
그래도 넓게 알아 갈 수 있었기에 성장하는 느낌은 있었다.

3년차.. (깊이 보단 한 사이클)

잘하는 동료가 전반적인 시스템을 새롭게 다시 구축했고
동료의 추천으로 react로 넘어오게 되면서 Frontend에 집중하였다.
여전히 Front는 혼자 했었고 React를 왜 쓰고, 어떻게 써야할지보다
간단하게 쓰는 정도만 배운채 기존에 개발된 것들을 마이그레이션했다.
왜 그렇게 마음이 급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빨리 하는것이 능력이란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디자이너와 기획자도 들어오게 되었고 협업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어갔다.
기획도 하고, 디자인도 같이하고, 개발도 하면서 그럴듯한 서비스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만들어진 서비스로 회사의 투자 소식을 들으면서 뿌듯하기도 했었다.
하나의 프로덕트를 A to Z 해보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4년차.. (팀장의 무게)

팀원들이 생기면서, 협업의 범위가 늘어났다.
같은 것을 개발 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일을 나누어야 하는지도 어려웠다.
3년이 지났는데도 개발도 쉽지 않았다. 기술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갑자기 맡게된 팀장직에 더욱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었다.
가장 바쁘게 지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일주일에 한 번 하던 회의에서 하루에도 여러번 회의를 참석해야했고
내가 짜둔 코드에서 기능을 확장하는 팀원의 질문에 답해야했고
새로운 개발을 하는 팀원이 잘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했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개발도 했어야 했다.
이제 일 좀 해볼까? 하면 다른사람들은 퇴근한 시간이었다.
1년 조금 넘게 팀장을 맡았고 지금은 다시 팀원으로 있지만
팀장의 역할을 해본 다는 것, 그리고 팀장의 위치가 엄청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년차.. (기술의 깊이)

4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른채 20대 후반이었던 내가 30대 초반이 되었다.
많은 것을 한 것 같고, 많은 것을 했다.
그런데 '개발자'라는 직업에 있어서 준하는 실력인가?
라는 질문에 스스로 자신있게 답을 할 수 없었다.

분명 많은 것들을 해온 것 같은데, 왜 그럴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나는 회사의 성장에만 매달려 있었다. 퇴근하고도 회사일을 했다.
오너쉽이 없으면 답답해 했었고 칼퇴하는 직원들을 보며 화가나기도 했다.

회사는 1~2억 투자도 받기 어려웠었지만 지금은 시리즈 A투자를 받았다.
다음은 100억원이상의 B투자를 준비중에 있다.
투자금액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100배이상의 성장을 한 것이다.
https://jojoldu.tistory.com/562 '향로님의 퇴사부검 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이 글을 보면서 깨달은 바가 크다.

하지만 나의 성장은? 옆으로는 성장했지만 깊이있는 성장은 하지 못했다.
넓은 경험도 경험이지만, 개발을 넓은 경험으로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깊은 경험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

지금까지의 갈증들을 다시 해소해가고 있다.
다시 javascript/css를 공부하고, 왜 react를 써야하는지
어떻게 component를 만들어야하고 어떻게 project를 구성해야하는지
협업을 하기 위해 해야할 것들은 무엇인지
점점 커지는 프로젝트에서는 어떻게 개발환경을 꾸려나가야할지
실패했던 경험들이 있기에 다시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잘 못 해왔던 것들을 지금이라도 다시 바로잡고자 한다.

이제는 퇴근후에 개인적인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
나의 기술적 성장이 회사 성장에 더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한다.

마무리

회사의 성장을 나의 성장이라고 착각한 것을 실패라고 한 이유는
회사라는 조직에 국한되어 생각과 시야를 넓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장은 스스로 챙겨야한다.
좋은 팀장/사수를 만나서 그들이 이끌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은 극히 낮다.
시장에서 바라는 기술과 실력을 자주 체크하고 따라가야한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 않을까?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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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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