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돌이 비전공자가 5년 동안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1년 만에 개발자가 되기까지...

상추·2024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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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치열했던 1년 간의 공부 끝에 드디어 IT기업에 합격하였다.
개발자로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생각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고 싶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이 글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동안 있었던 일을 글로 써보고자 한다.

개발 공부 시작과 퇴사

작년 10월 10일, 5년 동안 다닌 새마을금고를 퇴사했다.
새마을금고를 다녔을 때는 행원(1금융권이 아니므로 정확히는 행원이라고 부르진 않음) 업무를 하였다.
당시를 회상해보자면 매번 똑같은 업무, 똑같은 일상, 성장 혹은 자기만족과는 거리가 먼 삶에 지쳐있었다.
즉, 동기부여가 너무 부족했고 좀더 성취감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더 가속화된 계기가 있었다. 뮤지컬 동호회 활동이었다.
뮤지컬은 나에게 성취감이라고 하는 아주 달콤한 가치를 알려주었다.
약 4~5개월 동안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장면을 완성해 나가고, 최종 결과물을 통해 관객들의 박수를 얻는 과정은 정말 짜릿했다.

이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머릿 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안양시민가요제에서 대상도 수상 했었다. 내 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본 1등이었다.)

그러다가 작년 9월 쯤 개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록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 때에 비해 많이 죽은 상태였지만, 개발 그 자체를 즐거워한다면 어떤 직업보다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의견은 여전했기 때문에 한번 공부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같은 뮤지컬 동호회에 계시던 개발자 선배님이 개발자라는 직업이 내 성향과 잘 맞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신 것도 도전의 큰 계기였다.

그런데 웬걸? 프로그래밍 공부가 너무 재미있었다.
살면서 공부가 재밌다고 느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시 자바 기본 서적을 쭉 흝고 바로 프로그래머스 0단계 문제 풀기에 들어갔던 것이 크게 주요했었다.

이때,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프로그래밍은 게임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게임을 할 때 모든 이론을 공부하고 실전에 들어가지 않는다.
솔직히 튜토리얼을 건너 뛰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프로그래밍도 마찬가지다. 이론만 학습해서는 결국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
직접 손으로 타이핑하며 만들어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나중에 김영한님 강의에서 야생형 개발자라고 언급되더라)

즉, 직접 실전을 통해 부딛혀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습을 진행하는 게임이 프로그래밍과 비슷했기 때문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이 덕분에 짧은 기간에 자바라는 언어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었다.

개발에 대한 재미를 느낀 나는 이제 선택해야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공부를 하다가 이직을 할 것인가?
아니면 퇴사를 강행하고 공부에 집중할 것인가?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내가 만약 나이가 어렸다면 전자를 선택했었겠지만 당시 나의 나이는 32세(만31세)였다.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가는 나이 때문에 신입으로 뽑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나는 5년간 다녔던 새마을금고라는 회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자 퇴사를 강행하였다.

우아한테크코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나는 그 시작을 우아한테크코스로 정했다. 부트캠프 중 가장 이름값이 높기도 했고, 프리코스를 진행하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개발 공부를 시작한지 1개월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솔직히 합격하는건 기대도 안했고 그저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일인가?
정말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약 3000명 중 200명 정도에게만 주어지는 최종 코딩 테스트 기회를 얻게된 것이다.

비록 탈락하기는 했지만 쫄지 않고 우아한테크코스에 도전한 결정으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그리고 미련보다는 후회가 낫다 라는 내 철칙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코드스쿼드

나의 다음 선택지는 코드스쿼드였다.
당시 코드스쿼드를 선택한 이유는 강사분들이 유명해서였다.
(네부캠, 우테캠, 현대소프티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신다)

하지만 이제와서 느낀 코드스쿼드의 진정한 가치는 진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드스쿼드는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모든 해결책을 일일이 다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실무에서 개발자로 투입된다면 문제에 봉착했을 때 항상 누가 옆에서 해결책을 알려줄까?

한두번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그게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코드스쿼드는 다른 부트캠프들과 다르게 시작부터 이렇게 말한다.
이 교육을 듣는다고 무조건 취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취업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문제를 깊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숙박예약시스템에서 단순히 예약 기능만 구현하는 것이 아닌 동시성 문제를 해결해보라는 식, 블로그가 아닌 공식문서를 보라는 식으로)

그리고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더 나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스위프 6기

코드스쿼드를 마치고 이력서를 정리해본 결과 팀프로젝트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팀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봤는데, 대부분이 너무 짧거나 너무 길었다.

그러던 중 알게된 것이 스위프였다.

스위프는 약 2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기획자, 디자이너, 프론트엔드2, 백엔드2의 구성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다양한 직군과의 팀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한 나에게 너무 안성 맞춤이라는 생각에 코드스쿼드를 함께 수료한 알렉스와 함께 스위프 6기에 지원하였다.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렇게 다양한 직군이 협업하는 경험은 다들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주 3번씩 거의 2시간 이상 회의를 진행했고 주말, 밤낮 가릴 것 없이 정말 치열하게 개발했다.

그리고 정말 치열하게 개발한 결과, 우리는 1등을 수상할 수 있었다.

또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여러 커뮤니티에 홍보도 함께 병행했다. 그 결과 MAU 약 1000명을 기록할 수 있었다. 뮤지컬을 하면서 느꼈던 성취감을 다시 한번 느껴본 순간이었다.

계속되는 서류 탈락 속에서 정말 힘들었었는데 다시 한번 개발자를 선택하기 잘 했다고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계속되는 서류 탈락

요즘 개발자 채용과 관련된 내용들을 찾아보면 거의 절망 그 자체다.

하지만 난 솔직히 속으로는 조회수를 뽑기 위한 어그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면 취업시장이 좋다고 하는 것을 내가 2017년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은 이후로 거의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의 개발자 채용은 예외)

하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니 그것은 진짜 현실이었다.

스위프를 진행함과 동시에 이력서도 정말 많이 넣었는데 원티드, 잡코리아, 사람인
, 직접지원 등을 모두 포함하여 그 수가 거의 200개를 넘는다.
(그 와중에 원티드에서 지원한 어느 기업은 서류 통과로 처리해놓고 연락도 없더라)

이 과정 속에서 다양한 분들을 통해 멘토링을 진행하고 이력서도 계속 개선해보았지만, 계속해서 날아오는 불합격 소식, 무응답에 나는 멘탈이 와장창 깨졌었다.

탈락이 반복되다보니, 문과 비전공자인데 정보처리기사와 같은 자격증도 없고 나이도 많은 내가 취업에 성공하기에는 정말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됐던 것 같다.

면접 그리고 합격

신입 공고만으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던 나는 미친척하고 경력직 공고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진짜 아무곳이나 지원한 것은 아니다. 최대한 내 기술 스택과 맞는 곳과 지원하려고 노력했다. (Java, SpringBoot, JPA 등)

하지만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는 없다고 했던가?
그렇게 계속해서 취업문을 두드린 결과, 드디어 면접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면접을 보게된 곳은 3년차 경력직을 뽑고 있었다.
면접 당일, 나는 신입이었던 나에게 면접 기회가 주어진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이유를 여쭤봤다.

이에 대한 답변은 내가 개발 공부를 시작한지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데드락을 해결했던 내용이 이력서에 적혀있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부른 것이라고 하셨다.

프로젝트를 여러개 하는 것보다는 하나하나 깊게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멘토님들께 들어왔었는데, 그 내용이 적중한 것이다.

면접은 인성과 내가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나는 내 프로젝트에 대해 항상 깊게 고민했었기 때문에 답변을 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궁금한 것에 대해 정말 엄청나게 물어봤다. (회사 상황, 합류하면 맡을 업무 등)

그래서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던 찰나, 결국 합격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주신 면접관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에 들어가서도 그 기대에 부응, 아니 기대를 뛰어 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겠지만,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하나하나 극복해나갈 생각이다. 개발이라는 분야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트렌드를 쫓아서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취업 준비로 힘들어하고 있을 분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포기하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으면 좋겠다. 내 경우에는 깊이있는 학습과 치열한 프로젝트 경험이 결국 기회로 이어졌다. 각자의 방식으로 꾸준히 성장하다 보면, 반드시 그 노력을 알아봐 주는 곳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까지 오는 길도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더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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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개발자 상추입니다.

1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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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8일

취업축하드립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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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3일

결실까지 과정이 엄청나시네요,,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으셨어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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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4일

저도 스위프 했던 학생인데 감격스럽네요..! 쉽지않았을 텐데 화이팅입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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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4일

축하해요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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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5일

상추님 같은 마인드로 취준에 임해야겠어요. 포스팅 잘 봤습니다. 취뽀 축하드립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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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5일

저도 신입 때 상추님처럼 치열하게 준비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취업 축하드립니다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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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1일

축하드려요. 필력이 좋으시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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