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서울 본과정 합격후기....

Ryu(Paul)·2021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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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_Seoul_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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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쓰는 5기 카뎃(Cadet)입성 후기..

중소 IT 기업에서 일을 하고, 학생들 입시 컨설팅 일도 해보고... 생각해보면 졸업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떤 길이 나에게 맞는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모습과 현실 속에서 이리저리 고민을 했었다. 정말 치열하기도 했고, 정말 끔찍하기도 했다. 인생이란게 이런건가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오늘은 그러던 와중에 도착한, 지금 내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 길 중 대안으로 생각했던 '42서울'을 합격한 과정을 복기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를 더 열심히 살기 위해 곱씹어보려고 한다.

해당 글이 프로그래밍을 준비하는 많은 문돌이들에게 1g의 도움이, 조언이 될 수 있다면 나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Intro_42

42 서울 하면 이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대학시절 42 서울이란 프로그램에 대해 입소문을 타고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엔 프로그래밍 자체를 내 진로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럴만도 하다. 사회학자를 바랬고, 진지하게 사회학을 나의 길이라 바라보았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직장 생활 속에서 많은 경험들 안에서 "정말 나에게 맞는 것이란?" 질문에 답을 하려고 하면 할 수록 나는 컴퓨터라는 존재를 내 삶에서 뺄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거기다 더더욱 핵심은 10원짜리 한장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내 꿈도, 내 가치도 전달할 힘이 생긴다. 그러나 그것이 없이는? 사실상 내가 뭘 해도 불가능하단 잔혹하지만 동시에 명확한 현실을 알수 잇었다.

현실에서 현실적인 경제적 대안이자, 삶을 영유할 방법이자, 나중을 생각하는 대안으로 프로그래밍, 컴퓨터란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었다. 그것이 일반적인 제조업 및 기술개발 중소기업이나 교육계열, 상담도 해보는 등 여러 경험에서 얻은 내 '정답'이었다.

그때 나는 42서울이란 제도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거 말고도 이거저것 둘러보긴 했었다. SSAFY 도 있었고, 그밖에도 갑자기 폭발적으로 육성 사업이나 투자가 이루어지는 사실들을 알수 있었다. 즉, 당시 SW 인재의 필요성이 더 커지면서 나는 이거야 말로 기회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작년 8월 드디어 나는 하던 일들을 완전히 종료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게되었었다.


첫 시작은 가볍게 우울하게

지금 떠올리면 참 별것도 아닌데, 42서울의 첫 시작은 컴퓨팅 사고 능력을 위한 반복문의 구조를 활용한 게임 형식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앞 부분은 기억력테스트지만 딱히 어렵진 않다. 그냥 열심히 보고, 열심히 클릭하자. 이 단계에서 막힌다면 그 이후는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비행기가 존재하고, 사각 칸으로 이루어진 맵에서 명령을 지정하여 별표를 먹는 그런데 명령을 지정하는 갯수는 정해져 있다. 따라서 아래 사진과 같다면? 단 2개의 명령으로 별표를 가야한다. 더불어 명령어에 색깔을 입력시키면? 색이 변하거나 혹은 해당 색깔에만 작동하게 만들 수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글링을 조금만 하면 알지만 해당 게임은 2시간이 주어지며, 그 시간 동안 어떻게 해결할지 알아서 하면 된다. 보통 10단계 즘이면 합격통지 메일이 날라온다고 한다. 참고로 8 정도부터 문과생들이라면 굉장히 생소할 뿐만 아니라 난해해 지기 시작한다. 부족한 명령어 칸수와 꺽여있는 길... 늘어나는 상황 조건들에 마음이 조급해져만 갔다.
(그러고보니 지금 본과정에서 핵심 중 하나인 norminette과 맥락이 비슷한건가...쥐어 짜내기...?)

아마 이공계열인 사람들에겐 쉬운 영역일 것이다. 하지만 자만심에 찌든 나는 첫 시작에선 10단계가 아니라 거의 8단계? 정도에서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회사에서 나름 열심히, 그리고 잘 살았던 내가 이정도도 못한다니... 준비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었다.(그 양반은 이공계가 분명하다...) 멘탈이 바스락거리게 되는 걸 경험하고 나서야 '아 이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역시 즐기는 수준이나 흥미를 가지는 수준 갖고는 여전히 문턱이 높단 것이었다.

그때 만났던 것이 바로 이 앱이다.

43_Nicolas Bruckert(링크)

해당 어플은 내가 부족한 반복과정을 어떻게 짜면 좋을지를 고민할 수있게 해주었다. 심지어 유사한 문제도 많았다. 그 덕에 2트에선 17라운드까지 감을 잡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2차를 지원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것 외에도 동일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다른 웹 사이트들도 있다. 시간은 없지만 만약 감을 잡는데 어렵다면, 그쪽을 찾아 난이도 낮은 문제들부터 반복하길 추천한다.


2차 라피신 신청...44대 1?

1차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하고 나면서,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점을 느꼈다. 자존감을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 올 초 드디어 42서울이란 문 넘어의 세계가 코앞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2차 라피신 신청을 하는 기간이 왔었다. 그게 올 초인데...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4시 42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말하면 42서울은 42에 ㄹㅇ 진심이다. 오픈 시간, 신청 시간 등등.. 보통 시간은 다를수 있어도 42를 꼭 집어넣는것 같았다.)

두근, 두근, 머릿속이 하얘지고, 자존감이 한껏 고조 되는 순간... 드디어 네이버 시계가 42분을 가리키자마자 접속된 상태에서 새로고침...! 모두가 알다시피 대학생 때 한 번쯤 겪어본, 수강신청과 흡사한 감각으로 신청을 하려고 했다.....만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이를 대변하듯 이런 기사가 존재한다.

경잴률 44대 1 '42서울', 4차산업혁명....

정말 진심을 다해 당부한다. 해당 신청을 할 때는 꼭 컴퓨터, 폰, 태블릿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기를 동원해 로그인하고 새로고침을 누르길 기원한다. 필자가 올 초 해당 내용을 우습게 여긴 결과, 밀려났고 신청을 못했다. 순전히 운빨 승부이므로 내가 신경쓰지 않고는 많은 신청자들에 의해 서버가 터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국 들어 올 수 있었던 것은 11월달. 정말 긴 시간을 다음 기수가 오길,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라피신(Lapiscine) 이란 이름의 지옥

여러 후기를 보면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42서울 홍보 영상에서도 조금씩은 나오지만 2차 테스트는 정말 쉽지 않았다. 만약 이 단계 목전에 오신 분들이 있다면, 각오는 제대로 하고 이시길 바란다.

라피신이란 이름은 수영장이란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42서울은 그런 수영장에다가 우리를 그냥 집어 던져 넣는다. 언어적 유희라고 생각이 들 것 이다. 하지만 언어적 유희가 아니다. 진짜 기분만 보면 '집어 던져진' 것과 같은 충격을 맡보게 될 것이다.

우선 아주 기본적 OT 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들어가서 지정된 과제들도 그냥 던진다. 그냥 하라 이거다. 어떤 룰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려주지도 않는다. 순전히 본인이 결과를 받아 보면서 깨지면서 방법을 이해하게 되는게 결국 답이다. 그저 단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무엇인가, 라고 하면 평가의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는 점 하나 뿐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과정만 진행해도 지원금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이 역시 시간적으로 지켜야 할 기준치가 있다. 나는 처음에 어떻게 그 기준 시간을 지킬 수 있나? 힘들것 같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다. 과제를 쳐내고 진행하려면 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하루 8시간, 10시간 코딩이 뭔지 그 때 나는 처음 깨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 기간, 문돌이들은 생각할 것이다. 아니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머리는 하얘질 것이고,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잘하는 괴물 천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두려움이나 자존감 하락에 떨어지게 된다. 수영장이란 이름이지만, 사실 밑바닥은 호수 같을 것이다. 깊고 깊은데 빠지는 순간 늪이 되어 버리는, 그리고 자신이 바라보단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파란 색에서 암색깔로 바뀌어 가는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우.. 글이 길다. 라피신 스토리는 다음 편에서 계속 적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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