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래 된 전자레인지. 전면 스위치 중 가장 중요한 "시작/+30초" 버튼이 오락가락 한다.
딸깍 하고 눌리는 느낌은 있는데, 전기적으로 입력이 안 된다. 요놈! 하고 강하게 꾸욱 누르면 오히려 플라스틱 부분이 한 몸통으로 되어있는 "취소/절전" 버튼이 눌려버린다.
뭔가 고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일단 뚜껑을 따고 본다. 흐음.... 전면부 버튼들이 생각보다 이것저것 많이 연결되어 보여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다.
전자레인지에는 생각보다 위험한 부품이 많이 들어있다. 전원 코드를 뽑은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혹시나 어디 캐패시터에 전류가 남아있을까 목장갑을 꼈다.
버튼부 기판의 뒷면은 이렇게 생겼다. 귀찮게 기판이 2단이고, 커넥터도 여러 개 존재한다. 재조립하면서 까먹지 않게 사진을 찍어둔다.
상단의 나사를 하나 풀어낸 뒤 3개의 커넥터를 뽑고, 하나의 접지선 같은 호일을 풀어낸 후 통째로 살짝 위로 밀어올리면 기판 뭉텅이가 분리된다.
기판의 앞면 부분을 보면 하나의 휠 스위치와 여러 개의 딸깍 버튼들이 있다. 은박지같은 부분은 휠 스위치때문에 잘 안 빠져서 그대로 두었다.
은박지를 살짝 들어내서 보면 스위치가 요런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금속의 탄성으로 딸깍거리는 형태이고, 눌렸을 때 안쪽의 회로가 맞닿아 연결되는 형태이다. 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안쪽에 녹이 생기거나 하여 스위치가 눌린 상태에서 전류가 잘 안 흐르게 된 것 같다.
버튼은 귀찮게 스티커같은 것으로 기판에 접착이 되어있다. 스티커 가장자리를 살살 긁어서 뜯어내면 버튼의 내부가 보인다. 이 부분을 잘 닦아준다. 보통 전기 접점 부활제라 하여 이런 상황에서 쓰이는 클리너같은게 있는데, 집에 구비하고 있지는 않아서 대용으로 WD-40 을 사용하여 닦아주었다. WD-40 은 공돌이계의 빨간약이라는 별명 달고 있는 주제에 여기 쓰면 안 된다, 저기 쓰면 안 된다 말이 많은데, 공식 사용 설명서 상 접점 청소용으로 미량 도포 후 빠르게 닦아내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재조립은 분해의 반대로 착착 진행해주면 된다.
재조립 완료 후 테스트해보니 아주 깔끔하게 잘 된다.
분해 후 재조립 시 추가적인 부품이 자연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이상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역시 자꾸 신경쓰여서 결국 다시 분해 후 원래에 자리에 잘 끼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