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 first commit

Eden.Yang·2025년 6월 27일

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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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노를 젓다가 힘들면 돛을 펴고 바람을 따라간다.

보물섬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얼마나 가슴설레고 벅찬지. 인생에서 누구나 그런 보물섬을 향해 노를 저어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홀로 젓는 노는 파도 앞에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파도를 움직이는 바람의 흐름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나도 약간 힘을 빼고 바람을 느끼다 어느새 MES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다. MES를 메스라고 읽었던 내가 시스템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으로 여겨지는 요즘이다. 다행히 회사에서 외부 개발자를 한명 붙여주셔서 영 희망이 없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velog를 들어왔다. 멋진 프로젝트를 해낸 이야기, 이런 저런 부트캠프, 멋진 회사 입사 여정..모두 멋졌다. 내가 하고 있는 MES는 velog에서 어떤 인식일까 궁금해 검색해봤다.

확연히 적은 게시글. 아마도 MES 개발자들은 자신의 일을 딱히 드러내고 싶지 않거나 실제로 종사하는 사람이 적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딱히 뭘 적어야 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기도 한다.

사람인에 들어가서 확인해봐도 AI에 비하면 1/10에 불과한 시장이다. MES에 대해 딱히 멋진 꿈이 있거나 열정이 불타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그냥 이렇게 적는 건 아마 최소한 부끄러운 과거로 남기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있기 때문일까.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지만 참 부족한 게 많아 스스로 부끄러운 요즘이다. 뭔가 뾰족한 수가 없다. 그래서 그저 눈을 감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게 된다. 맞다. 저점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 올라가는 중이다.

그렇게 나는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는 2025년에 MES의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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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땅끝으로, 골방에서 열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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