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 가장 밝은 별

이순간·2025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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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FTON J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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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의 일상은 기적의 연속이었다.
수정과 탄생의 바늘 문을 뚫고,
이 붉은 땅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가까운 사람에게 하루의 고단함을 투정하고,
친구들과 과제의 난이도를 욕하다가도

밤이 되면 편안한 침대에 누워 잠들 수 있는 것.
당연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게으른 하루를 마치고,
그와 함께 밤하늘을 걸었다.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무거운 눈꺼풀로 올려다본 여름의 대삼각형.
서로 다른 자리에서 태어난
세 개의 별빛이 하나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우리처럼,
서로 다른 별빛으로 흘러왔지만
서로의 빛을 이어가며,
결국 하나의 별자리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의 회색은
흔히 생각하는 무채색의 공허함이 아니다.
모든 색을 다 끌어안아 만들어진 깊고 묵직한 빛의 회색.
수많은 색이 섞였기에 결코 가볍지 않고,
쉽게 설명할 수도 없는 색.
그 회색은 그날 밤 별빛 아래에서 더 또렷해 보였다.

조용히 걸어가면서도,
그 안에 담긴 색깔 중 몇 가지를 내게 비춰주었다.
그 색깔들이 나에게 와서,
내 마음에도 조용히 스며들었다.

나는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 빛의 결을 오래,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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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언정 늘 행동이 먼저이기를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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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5일

연애편지같네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