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트캠프 멤버십 멘토 후기

조영도(Young-do Cho)·2022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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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계기

부스트캠프 멘토로 지원한 이유는 첫째 내가 성장한 곳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 둘째 나의 현재 성장 정도에 대한 측정 두 가지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교육과정이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멘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어떻게 보면 막연한 지원이었기 때문에 걱정도 되었다. 누군가에게 멘토가 된 것은 생애 처음이었고, 아직 나는 업계를 이끌어가는 기라성과 같은 시니어가 아닌 3년 정도 조금 앞선 선배 개발자였기 때문에 그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첫 만남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꼽으라면 캠퍼들과의 첫 오프라인 만남이었다. 4대 1로 만나는 경험도 잘 없었지만 ㅋㅋ. 오프라인 만남에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며 캠퍼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나 자신이 성장했음을 느꼈다. 그 과정에서 캠퍼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꼈던 것 같다.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 후 두 팀에게 저녁을 사줬다. 저녁을 사주게 된 계기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 이유는 나의 첫 과외 선생님의 가치관을 따른 것이었다. 첫 과외 선생님은 ‘고용된 비용의 10%는 그 사람을 위해 쓰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분이었고 나 또한 그 덕택을 보았었다. 두 번째로는 캠퍼들이 나중에 성장해서 자신과 같은 배우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도왔으면 해서였다. 캠퍼들이 이후에 다시 멘토가 되어 배움의 선순환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작성하다 보니 나를 부스트캠프 멘토로 받아준 운영진 분들에게 감사하기도 하다.)

멘토링을 하면서

나의 멘토링이 적절했는가를 스스로 돌이켜본다면 잘 모르겠다. 개개인의 성장에 목적을 두기보단 프로젝트가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프로젝트가 끝나갈 즈음에 기술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느낀바가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6주 후 프로젝트의 마무리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완성하지 못한다면, 자신감을 잃을게 예상되었고, 멘토로서 그 상황을 방지해주고 싶었다.

코드를 보면서 좋은 방식, 어색하거나 걱정되는 방식도 이야기했다. 다만, 이 방식엔 한계를 느끼긴 했다. 첫번째로 서버 개발을 잘하는 캠퍼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내 지식의 한계선을 넘어가버렸다. 부랴부랴 그들을 따라가면서 서버쪽 공부를 했는데, 이렇게 되니 내가 서버쪽에는 약하구나 느꼈다. (역시 풀스택의 길은 쉽지 않다.) 물론 개인적인 학습과 주변 동료 개발자분들에게 의견을 구하면서 답변을 하기도 했지만, 캠퍼들에겐 부족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두번째로는 일과 병행하다보니 마지막 주차에 다가갈수록 캠퍼들의 코드와 컨텍스트를 온전히 따라갈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주차 쯤에는 몇가지 PR 혹은 이슈만 보고 사실상 응원 및 격려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끝나고 난 뒤

지난 주 두 팀의 기술 발표를 몰래 줌에 들어가서 봤다. 뿌듯했다. 내가 성장시킨 것은 거의 없지만(그래도 성장에 최소 1%라도 기여했을거라 생각한다.)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참 좋았다. 내가 개발한 건 아니지만, 내적으론 이미 팀원이 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까 싶기도 하다.

내가 맡은 두 팀은 다 잘 풀릴 것 같다. 채용 시장이 얼어붙어있더라도, 실력 좋은 사람은 어떤 기업이든 데려가고 싶어하니깐. 다만 얼어붙은 시장의 분위기 때문에 그들의 학습 열의만 꺾이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아닌가.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멘토로 다시 참여하고 싶다. 물론 백엔드 쪽에도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으로 발전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멘토링 방식은 좀 더 고민해볼 것 같다. 올해 방식은 과도한 개입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멘토링 및 애자일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그 다음 멘토로 참여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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