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발자 취업 멘토링을 진행하며 느낀점- 1편

한중일 개발자·2025년 6월 26일

취업이 어렵다는 것은, 일자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쌀값 더 내려주세요

해외, 특히 일본에서의 생활과 취업 관련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정답은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사람에 따라 진리의 케바케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글도 저의 주관이 들어간 부분들이 있기에, 반박시 네말이 맞음 유의해서 읽어주세요.

들어가며

작년 7월에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8월에 일본으로 넘어와 어느새 개발자로써도, 일본 외노자로써도 커리어를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참고: 신입 개발자의 한중일 취준 회고)

개인적인 1년차 회고도 생활, 개발자로써의 성장, 이직 과정과 새로운 도메인에서의 개발 등 이런저런 할말이 많지만 (나중에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우선 작년 8월여부터 인프런에서 시작한 일본 취업 멘토링을 거의 1년간 진행하며 느낀점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견해를 넓히고, 어려운 취업시장에 도움이 되고싶다고 생각하여 시작하였던 멘토링인데, 저 자신에게도 굉장히 많은 공부가 되었던것 같고, 한국에서 일본 취업을 택하시는 분들의 공통적인 고충도 많이 보여 지금의 타이밍에 정리해두면 좋을것 같다고 생각하여 오랜만에 글을 작성해봅니다.

적다보니 하고싶은 말이 많아져, 2편에 나눠서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왜 일본 취업을 택하는가?

10개월정도 멘토링을 진행한 현재, 약 10분정도가 저에게 멘토링을 신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1개월에 한분정도 페이스인건데요, 제 생각보다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일본 취업을 고려하고 계시고,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 취업관련 커뮤니티를 봐도, 어렵지 않게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하고 계시는 분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멘토링 해드린 분들을 포함해서,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왜 일본 취업을 택하시냐 묻는다면...

한국은 취업난이 너무 심해요 feat.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맞습니다.

거의 한분도 빠짐없이, 한국에서의 취업이 너무 빡세졌기 때문에 일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한국 취준을 진행할때, 서류 탈락 이메일만 세자리수 단위로 받으면서 상당히 절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기업/유니콘 스타트업 면접을 볼때는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어마무시한 수준의 기술 질문이 들어오는것을 보고 다시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애초에 자리가 적은것도 있지만, 즉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원하는 것이 신입들에게는 가장 큰 장벽인것 같습니다. 신입인데 말이 되냐고!!!!라고 하실수도 있지만, 그런 대단한 분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기에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최근에 벨로그에서 네이버 공채에 합격하신 분들의 글을 읽어봤는데, 창업 경험, CEO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신입'으로 합격하신것을 보고 다시 한번 한국의 취업난을 체감했습니다. 물론 이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고, 그만큼 저희는 모르는 피나는 노력을 하셨을 것이기 때문에 네이버에 들어가실 자격은 차고 넘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 글을 읽고 계신다면, 다시한번 정말 축하드립니다!!)

다만 '신입'이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볼때 이런 대단한 분들이 경쟁자로 있다면, 저희같은 평범한 취준생들은 아무래도 즉전력을 원하는 시장에서 밀려나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말도 안되는 기준처럼 보이지만, 그런 기준마저 충족하시는 대단한 분들이 등장하니 그만큼 높은 기준도 유지되는 것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따지면 엄청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노오오오오력이 부족하다 정도겠지만, 그게 아무나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러기엔 너무 힘든게 현재 시장 상황인것 같습니다. 인프런에서 이력서 멘토링을 진행하시는 다른 분들도 설명을 읽어보면, 최근 시장 상황상 이력서 멘토링은 큰 효과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로 인플레는 심해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 일본은 취업이 쉬운가? feat. 고령화사회와 인력난

그렇다면, 일본을 목표로 취준을 하면 쉬워지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조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 한국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쉬워진다가 결론인것 같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가 빨랐고, 이미 곳곳에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흰머리 할아버지 할머님들이 알바를 하고 있고, 시내에서 벗어나더라도 외국인들이 편의점 등에서 알바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볼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고, 젊은 인력들이 많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때문에 일본 정부도 외국까지 눈을 돌려 취업 비자 기준을 낮추고, 고도 인재 우대 제도등을 만들며 외국 인재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 비해 기회가 많은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고 조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 이라고 앞에 강조한 만큼 어두운 면도 존재하는데요, 이 부분은 뒤의 '일본 취업에 대한 오해'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일본 취업에 대한 오해- 재패니즈 드림은 존재할까?


일본으로... 점프하면... 나... 떡상?

좋습니다. 기회가 한국보다 많다는것 만으로 일본은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시장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인력난 기사를 보고, 자신감이 넘치기 시작합니다. 일본에 가면 고급인력으로 대우받으면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바래오던 개발자로써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이 재패니즈 드림은, 진짜일까요?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현실적인 면들을 짚고 넘어가봅시다.

사람 부족하다면서요? 근데 임금 후려치기가...?

사람이 부족한건 팩트입니다. 그래서 일자리도 많죠. 하지만 일자리가 많은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도, 임금이 한국에 비해 많이 낮기 때문입니다.

일본 대졸 신입들의 평균 월급은, 몇십년째 20~25만엔 사이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환율 1000원기준으로 좋게 쳐주어도, 200~250만원인거고, 세금 땔거 다떼면 (얼마나 무섭게 떼는지는 바로 밑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세후 200만원이 안됩니다. 멘토링 진행중에 이 부분을 말씀드리면 놀라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수도권 기준 도쿄 23구 내부는 생각도 못하고, 사이타마와 치바 등 외곽으로 벗어나도 월세가 싸면 5~6만엔이고, 그 외 여러가지 고정금액을 생각하면 저금도 빡셀정도로 생활이 힘들어지는 금액입니다. 물론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면 30만엔 수준의 초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일본에서 평범한 대졸 신입이 받을 수 있는 거의 최대 금액대입니다), 이런 기업들에 합격하기 위해선 네이티브 수준의 일본어는 기본으로 깔고, 한국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수준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일자리는 많지만 그만큼 평균 임금이 한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고, 도쿄의 물가에 맞는 수준의 임금을 원한다면 한국과 다를바 없을정도의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이 경쟁은 한국에서의 경쟁보다 더 힘든 면이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부분에 대해서도 밑에 설명하겠습니다.

살벌한 세금

결론만 얘기하자면 한국과 같은 세전 월급을 받더라도, 적게는 30만원정도, 크게는 50만원 이상 더 많은 세금이 공제됩니다. 게다가 1년 일하고 나면 주민세라는 세금이 더 추가되는데, 작년 소득 기준으로 거주 지역에 따라 소득의 10%정도를 징수해가기에, 주민세까지 떼기 시작하면 어마무시하게 떼이기 시작합니다.

일본의 신입 채용 시스템- 대다수 한국인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부분

멘토링때도 항상 강조하지만, 외노자 신분으로 일본에서 취준을 진행하는 저희의 가장 큰 과제는 비슷한 조건의 일본인과 비교했을때 왜 나를 채용해야 하는지 설득하는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신입 채용 시스템을 보면, 한국과 다르게 우선 중고신입 (사회인으로써의 경험이 약간이라도 있는 사람)을 철저히 배제하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신졸 채용이라는 이름으로 신입 채용을 진행합니다. 이 학생들은 보통 3학년 2학기~4학년 1학기때에 취준을 진행하여, 졸업 전에 내정 (최종 합격) 을 받아둡니다. 따라서 신입으로 일본 취준을 진행하면, 직접적인 경쟁자들은 일본의 파릇파릇한 대학생들이 되겠습니다.

위에 말했던 과제를 기준으로 다시 보면,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취준을 하시다가 일본으로 눈을 돌리신 분들은 아래 방면에서 무조건 지고 들어갑니다.

  • 젊음: 남성분들은 우선 군대를 다녀온 시점에서 무조건 밀립니다. (물론 군 경험을 좋게 봐주는 일본 회사들도 계시지만) 그리고 보통 1년정도 한국에서 취준을 진행하시고 일본에 눈을 돌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경우도 대학 재학중인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이기에 '왜 졸업 후에도 공백기가 있는 것인지?' 등 의문이 생겨, 젊은 인력들을 원하는 기업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일본어: JLPT N1에 합격하시고 네이티브로 일본어를 구사하시는 분들, 혹은 정말 소수로 존재하는 일본어 무관 전형에 응모하시는 분들은 제외입니다. 경쟁자인 일본 학생들은 당연히 일본어가 네이티브니 무조건 우위이고, 기업 입장에서 적어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등의 문제에서는 자유로운 인력들입니다. 다만 외노자인 저희를 채용할때는, 소통 방면에서 고려할때 기업 입장에서 무조건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경쟁 동일선상에 오르지도 못하는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합니다.

일본 생활 != 일본 여행

개발자로써는 아직 많이 부족한 저지만, 해외 생활 경력이 어느새 15년이 넘어가고 있기에 감히 말해보자면, 생계를 위해 외국에 이주한다는것은 절대로 쉽게 볼 일이 아닙니다.

거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만큼 일본 여행을 자주 가시는 분들도 많고 일본 특유의 문화등을 좋아하셔서 '이정도면 일본에 살아도 전혀 문제 없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가끔 보이는데요, 이런 생각만을 가지고 이주하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 여행도 꽤 가봤고, 일본 문화도 매우 좋아하고 씹덕 위에 말한 예에 다 부합하는 동시에 해외 경험도 기니 자신있게 일본에 넘어왔는데요, 글로 풀기엔 여백이 부족할 정도로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밥을 못먹은 것도 아닌데 10kg이상 살도 빠졌습니다.

일본 특유의 감성, 맛있는 음식들등을 매일 즐기고 싶어 오신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생활이 되면 여행에서 느꼈던 것들과는 확실히 느낌이 달라질 거고, 이게 질려버리면 바로 한국 유턴을 고민하는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뭐야 노답이잖아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일본은 천국이 아니다입니다. 한국에 기회가 많이 없으니, 단순히 일본에 넘어가면 바로 취직되어 뭐든 해결될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잘못된 생각이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위의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인식하시고, 이에 맞춰 준비한다면 일본에서 충분히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을 마치며

일본 취업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이유, 일본과 한국 시장에 대한 간단한 분석, 일본에 기회가 많은 이유와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음 글에는 위에 정리했듯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존재하는 일본 취업시장이더라도, 어떤 준비를 하면 경쟁력 있게 일본 취업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홍보: 인프런 멘토링 링크

profile
한국에서 태어나고, 중국 베이징에서 대학을 졸업하여, 일본 도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유창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와 약간의 자바스크립트를 구사합니다.

5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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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일

안녕하세요. 썸네일과 문구가 너무 웃겨서 들어왔다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ㅋ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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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5일

재미있게 읽었어요 다음편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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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8일

2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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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9일

일본 취업 관심을 가지고있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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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3일

저도 일본서 근무하는데 반갑습니다! 정말 일본서 스타트하면 초년도 급여는 답이 없죠.. 사람이 없다는게 이직 시장에도 적용돼서 넓은 시장에서 이직하며 꾸준히 오르긴 하겠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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