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코드스테이츠에서의 첫 한 달을 보내고

Rameau·2020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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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테이츠에서의 프리코스 4주가 지났다.
참 스스로에게 많은 벽을 느꼈던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던 몇 안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느꼈던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편하게 적어보려 한다.

1. 개발공부 왜 하게 되었냐면...

개발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느낀 건 꽤 오래 된 일이었지만, 직접 이렇게 개발자로의 커리어 전환을 마음먹고 달려든 건 어떻게 보면 다소 무모한 일이었다. 컴퓨터공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예술 전공 출신에, 해왔던 일도 중구난방이라 제대로 된 커리어패스 구축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해보자 싶었다. 이것저것 재고 고민할 시간에 뛰어들어서 고민하는 게 시간을 아끼는 길일 것 같았다. 일을 그만두고 한 달 정도 인터넷을 누비며 각종 인강을 듣고 블로그를 읽으며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라도 감을 잡기 위해 애썼다. 그러던 중 한 분의 블로그에서 접하게 된 코드스테이츠의 학습 후기를 보고, '이거다!'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다.

수강료를 당장 지불할 필요가 없는 'we win'모델 역시 매력적이었지만, 난 무엇보다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코드스테이츠의 슬로건에 크게 끌렸다. 나는 단 몇 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한 사람을 제대로 된 한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직업인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과정이 단순한 주입식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깨달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드스테이츠라면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 달 동안 많은 성장을 했다. (하지만 충분한 성장은 아니었다...)

2. 어떻게 공부했냐면...

코드스테이츠의 학습 시간 비중은 강의를 듣는 시간보다 실습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크다. 가르쳐 준 게 없는데 어떻게 실습을 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생각을 해보고 검색을 할 수 있는 시작이 되는 아주 기초적인 정보를 강의를 통해 제공하고 그 이후 시간을 활용해 어떻게든 스스로 정답을 찾게 하는 이 시스템이 나에게는 잘 맞았던 것 같다. 정말 많이 헤매고 삽질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스스로 고민해서 작성한 코드가 문제 없이 작동하는 걸 확인했을 때의 쾌감은 잊을 수 없다!

페어프로그래밍 역시 주요한 특징인데, 사실 나는 페어프로그래밍이 없었다면 거의 과제를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너무 못해서요) 많은 페어분들과 함께하며 내 의도를 전달하는 훈련과 좀 더 가독성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정말 좋은 페어분들을 만나 트러블도 없었고, 내가 많이 느려서 답답하셨을 텐데도 충분히 시간을 주시고 기다려주신 페어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 분들 덕에 내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 블로깅을 꾸준히 작성하고, 그날 푼 문제는 그날 당일 바로 복습하는 걸 원칙으로 세웠는데 그래도 3주차까지는 잘 지킨 것 같다. 4주차부터는 어려운 개념의 총출동(고차함수...재귀...)으로 멘탈이 망가져버려 잘 지키지 못한 게 아쉽다. 앞으로는 멘탈관리도 더 빡세게 해야할 것 같다.

3. 무엇이 부족했냐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엔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처참한 HA 성적을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그렇다. pass me 기간 동안 내 멘탈은 완전히 무너졌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둘째날에서 셋째날로 넘어가는 새벽에 몸이 완전히 뻗어버려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코스기간동안 코로나 핑계로 운동을 안한 원인도 큰 것 같다..)

그래도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 그나마도 반나절 이상 쉰 적이 없이 열심히 달려왔는데 내가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너무나도 적다는 것이 정말 많이 속상했다.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려야 했다.

일단 인정을 하는게 먼저였다. 나 지금 정말 못한다.
그렇다면 못하는 사람에겐 못하는 사람의 방식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일단, 개선해야 할 점 첫번째로는, 실제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생전 처음 보는 개념들을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작 코드보다는 설명을 이해하는 것에 치중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앞으로는 조금 이해가 더디더라도 직접 코드를 써보고 실습하며 익히는 시간을 늘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HA 문제를 접하면서 '아, 이건 이렇게 접근하면 될 것 같긴 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 코드로 그걸 적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해 보는 코딩이라는 것에 너무 많은 두려움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무조건 직접 써보는 것을 시작으로 삼아야겠다.

두번째로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헬프데스크는 딱 1번 이용해보았고, 많은 오피스아워 시간과 AMA시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안 그러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내 질문이 어리석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발목을 잡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난 지금 진짜 못하니까 질문이 어리석은 건 당연한 거다.
계속 못하는 사람으로 남기는 싫으니 지금 모르는 건 알고 넘어가야 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나만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건 정말 아까운 일이다. 앞으로는 모르면 꼭 질문하기! (물론 충분한 고민의 흔적을 담아서)

스스로에게 아쉬운 점이 정말 많았던 4주였지만, 나의 몰랐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내 생각보다 난 집요한 면이 있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한 달 전엔 웹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이제 궁금한 게 생기면 개발자 도구를 켜고 어떤 코드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간단한 웹페이지는 만들 수 있고, 조금이나마 동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한 달 전에 나와 비교한다면 나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그 점에서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않는 동시에, 이제는 객관적으로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인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 달려야 할 시점이다.

무엇이 부족한 지 아는 지금이 가장 채워나가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전화위복, 새옹지마.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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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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