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3년차 아직도 모르겠어요

recordsbeat·2020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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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뒷걸음질 치다 개발을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하다 보니 적성에 맞는 듯하여 계속한 지 3년 가까이 되는 요즘,
소위 말해 '개발'과 '코딩' 사이에 스스로 '개발'을 해왔냐 물었을 때 떳떳이 대답하지 못했다.

또래 평균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벌이로 무의식적인 안도감을 가졌고 이 정도 삶이면 괜찮다며 안주를 했던 것일까. '일정'이라는 타협(변명)으로 고민보다는 구현을 위주로 '일단 이렇게 만들고 나중에 바꾸자'라는 식의 생활을 계속해왔나 보다.

문득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일지 아니라면 내가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은 보잘것없는 내 개발 실력을 스스로 모른 체하며 더 높은 곳을 쳐다보기만 하고 오르지 않고 있었다.

구인광고를 봤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회사들. 너무 모르는 용어가 많다.
Agile, MSA, DevOps, CI/CD, Hibernate, ORM, TDD...
하나둘 찾아 이해하려 노력해봤다.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적용해 보았다. 그렇게 첫 블로그 글을 썼고 한 달 정도가 흘렀다.

뭐 얼마나 했겠느냐 만은 지금 심정은 좀..
조급해졌다.
github이나 velog, tistory 등 수 많은 기술 블로그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치열하게 공부해온 흔적 앞에 주눅이 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모른 체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쏟아지는 기술과 배울 거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랐던 그 망망대해에서 조금은 길을 잡은 줄 알았으나 역시 난 난파선에서 표류 중 인가보다. 공부할 글을 읽고 생각하는 도중에도 은연 중의 스트레스는 나를 압박하고 있다.

다시 생각이 들었다.
무얼 위해 이걸 하고 있을까?
진짜 뭘 하고 싶은 걸까?
나이 서른 살이 돼서야 다시 묻는 말.

우리 사회는 열심히 살지 않으면 실패한 삶으로 치부한다.
점점 사람들이 자신들을 채찍질하며 살기 시작한 이유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 보다 치열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다시 돌아와서
난 개발이 좋다. 개발자로서 자아도 있고 무언갈 공들여서 만드는 것은 내가 노래를 만들 때 얻는 희열과 비슷하다.
근데 요즘은 숙제처럼 배우고 과제처럼 코드를 짠다.
남들 알만한 회사에 들어가서 얼마를 번다고 말하기 위함인듯

성장으로 포장된 스트레스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경쟁 상대 삼았고 그들에게 뒤처졌다는 패배감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계속 이렇게 일을 해도 괜찮을까?
안될 거 없지.
하지만 블로그 타이틀에 써놨듯 같음을 파하고 싶은 내 마음..
진짜 바꾸고 싶은 건 내 자신인지 내 연봉인지 좀 더 지켜봐야겠다.

연휴 새벽에 마음이 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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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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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일

socker 들으세요
https://youtu.be/htsH7X5lt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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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일

화이팅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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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6일

마음을 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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