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에서 깨어난 알부카 스피랄리스

RexiaN·2025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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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신혼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제대로 된 식물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평소에 키우고 싶었던 녀석들을 몇 마리 입양해왔다. 그 중 하나였던 알부카 스피랄리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파리 끝자락이 용수철처럼 꼬불꼬불 감겨진다. 남아프리카 쪽이 원산지 이며 특이하게 아스파라거스 과 이다. 집에 아스파라거스 나누스 도 있는데 같은 family 였다.

2월에 주문해서 받았는데.. 겨울철 추운 택배상자 안에서 시달려서인지, 녀석은 집에 오자마자 추대가 진행되어 꽃망울을 보여줬다.

이후 꽃대는 엄청난 속도로 자라더니 난생 처음 보는 신기한 꽃을 보여줬다. 개화하는 꽃 마다 붓으로 수정을 해줬는데, 아쉽게도 씨앗은 열리지 않았다. 자가수정이 되지 않거나 씨앗을 만들기엔 영양이 부족했나보다.

이후 긴 잠에 들어버렸다. 꽃대를 잘라내고, 단수를 했다. 휴면기에 들어가면서 이파리의 영양분이 천천히 구근으로 이동함에 따라 이파리가 말라간다. 마른 이파리들을 정리해주고 구근은 따로 뽑지 않은 채 간접광이 드는 실내에 두었다. 그렇게 두 달 가까이 지난 어느날...

어?! 싹이 났다!!!

이후로 조금씩 잎이 돋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길래 잽싸게 식물장 한 켠에 다시 두었다. 푹 자고 일어났나보다.

확실하게 다시 일어난 모습이 보여서 분갈이를 해줬다. 배수층에 난석을 깔고, 배양토로 상토와 산야초를 1:1 로 배합해줬다. 화장토는 이번에 새로 산 적옥토를 써봤는데 원래 쓰던 사쓰마토보다 뭔가 차분해(?)보여서 좋았다.

구근이 원래 구에 가까운 동그란 형태였는데 휴면기동안 구근의 에너지를 써서 그런지 납작해졌다. 이제 깨어났으니 크면서 다시 동그래지지 않을까? 이파리 옆으로 잘려진 꽃대가 잘 말라있는 모습이 같이 보인다.

결론

구근식물이 동면에 들어갔다가 다시 일어난 건 처음이라 정말 기뻤다. 그간 히아신스, 튤립 등 여러 구근으로 도전해봤지만 구근이 썩어버리거나 봄에 심어도 다시 깨어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휴면기를 거치고 깨어나는 모습을 보니 이번에야말로 구근 관리에 성공했구나 싶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꽃을 늦게 보여주고 꼬불꼬불 감긴 돼지꼬리같은 잎들을 오래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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