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이머시브 20기 수료 회고 (중편)

i do as i say·2020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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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모창 일반인과 진짜 가수를 찾는 예능인데, 진짜... 귀신 같을 정도로 한 명도, 한 번도 못 맞혔었는데 갓정현님 나오는 편은 진짜 다 맞혔던 갓정현 오ㅌㅏ꾸입니다. 이 노래 듣다가 울었던 적이 있는데... ㅎㅎㅎㅎㅎ 아무튼 좋은 노래 추천하는 차원에서 오늘 비지엠은 박정현의 미아... 길을 잃어버린 나... 가도 가도 끝없느으으은... 날 부르는 목쏘뤼... 날 햐아앙해 뛰더언 모습이 사라아아아 오느으으은드으으읏...


글이 원래 전, 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코드스테이츠에서 일하게 되어서(..) 중편까지 이머시브 이야기를, 후편엔 코드스테이츠에 CSE로 입사하게 된 이야기를 다룰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말은 편하게 할 테니!!! 대충 원하는 정보만 얻고 가십시요들!!!

가장 힘들었던 때?

가장 힘들었던 때라... 가장 힘들지 않았던 때를 물어보는 건 어떨까. (하하)
사실 뭐, 무슨 스프린트가 제일 힘들었다 뭐다 이런 것보다 쉬는 시간에도 마음 편하게 쉴 수가 없었다는 점? 그러니까, 정규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인데 사실 비공식적인(내가 정의한) 정규 시간은 저녁 먹고 7시부터 12시까지 달리는 거였음.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할 게 너무 많았고, 정리해야 할 것들도 많았고...

매일매일 TIL(today i learn) 쓰자고 다짐했던 것은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부터 학습 진도를 따라가기 급급해서 계속 미뤘음. 사실 내가 나를 너무 몰아세운 거임. 그러나 나를 자책하지는 않았음. 그리고 지금 이머시브, 프리 코스를 달리는 사람들도 자책하지 말았으면 좋겠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배신하는 느낌 받을 수 있음. 나도 받았음. 다른 사람과 비교하니까 받는 거임. 그런데, 또, 분명히 이런 생각 들 거임. 쟤는 n시간만에 이걸 해냈는데 나는 n+m시간이 걸리니까 너무 불공평한 거야. 진짜 비참하고. 빡대가리 같고. ㅋㅋㅋ 다 느낄 거임. 어떠한 것을 잘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음.

그런데, 사람마다 걷는 속도는 다름. 누구는 몇 시간이지만 나는 몇십 시간일 수도 있음. 그렇지만 많이 실망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음. 그만큼, 내가 삽시간에 잘할 수 있는 게 따로 있는 거니까. 개발직 접고 거기로 가라는 말이 아님.(개발만 잘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재능은 살리면 살릴수록 좋으니까. 나중에 다 본인에게 도움이 됨.

아무튼 나는 그랬음. 정규 시간이 끝난 후의 빈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정규 시간이 9 to 12였으면 덜 힘들었을 수도!!

가장 좋았던 때?

몇 가지 일이 기억이 나는데 전부 스프린트 이야기는 아니다. (ㅋㅋㅋㅋㅋㅋ)

  1. 하나는 2주 프로젝트, 4주 프로젝트 하면서 팀원들과 꼬박 밤을 새웠던 그 순간들. 그냥 주마등처럼 스친다. 재미있었다. 사실 뚁땽해서 울었던 적도 있었는데, 뭐, 나름 해피 엔딩으로 끝났으니까.

  2. SE 끝나고 엔지니어님과 이야기하면서 놀았던 거? 기타도 치고 카드 마술도 보여 주고 노래도 부르고(나)... 사실 SE 듣다가 깜빡 졸아서 자다가 깬 건데 갑자기 기타를 치더라. 그래서 같이 노래를 불러 줬지... 뱃가죽 찢어지는 줄 알았네, 너무 웃어서.

  3.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 힘들었던 정규 시간 이외에, 저녁부터 새벽까지 수강생들끼리 zoom에 모여서 내가 아는 것을 공유하고, 공유를 받았던 것. 재미있었다. 추억이야, 추억. 캡처본을 다 삭제했나, 내가...? 허허.
    코드스테이츠 zoom 녹화 기록에 어디 있을 텐데 달라고 하고 싶음. 콜백에 대해서 토론했을 때도 재미있었고, 그냥 새벽까지 다른 사람들이랑 푸념도 하고 공부도 하고 모르는 거 있냐, 아는 거 있냐 하면서 지식 도둑질(??)도 하고.

아, 그것도 있고 진짜 막바지에, 그러니까 4주, 데모데이 끝나고 잡 서칭 시간이 있는데 그때 밤마다 다 못 푼 토이 문제 풀어야 된다고 나의 주최로 인해 모각토(모여서 각자 토이 프라블럼) 했던 거. ㅋㅋㅋ 사실 나만 풀었음. ^^ㅎ 사람들 있으니까 1시간 꼬박 채워서 토이를 풀어야 했던 그 곧통. 왜 제출을 안 해 가지고... 진짜... 너무 피곤했음... 수료식도 못 갈 뻔...

가장 기억에 남는 때?

프리 코스 + 이머시브 코스 합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거, 매일 문득 떠오르는 거 하나 있다.

내 자랑(??)일 수 있는데, 전혀 자랑 아니다. 프리 코스 때 잘한다는 소리를 조금 들었었음. 유정 님은 잘하시니까, 유정 님이면 이 정도는~ 하면서 약간의 우쭈쭈성 발언들(??????)을 많이 들었었음. 그리고 이머시브 들어서면서 약간 프리의 전설(..)로 나를 놀리는 사람들이 생겼음. ㅋㅋㅋㅋ 아이, 모르겠는데 나는 놀리는 걸로 들렸음.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나의 프리 코스는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음.

트위틀러라는 과제가 있었고, 그때 당시엔 구독형이라서 나 혼자서, 스스로 과제를 해야 했음. 사실 어떠한 기간도 없고 레퍼런스도 없었고... 테스트 케이스, 그리고 헬프 데스크에 의존해야 했던 때?

아무튼, 막 과제를 완성하고 있는데, 아무리 해도 필터링이라는 테스트를 통과하는 법을 모르겠는 거야. 어떻게 해도 안 돼.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을 해야 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혀. 다른 것들은 진짜 빠르게 다 끝냈는데, 이거 하나로 시간을 엄청 잡아먹는 거다. 48시간을 필터링 하나 구현하는 데에 썼을 거다. 밥 먹으면서 풀고, 자기 직전까지 생각하고. 일어나자마자 노트북 열고.

밤이 깊어가도록 못 푸니까 눈물이 나왔음. ㅋㅋㅋ 전혀 모르겠으니까. 아직 내가 생각한 대로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야 되니까. 필터링이 머리에서 계속 아른거리고. 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겠다 싶어서 거실에 딱 갔는데 부모님이 공부 잘했냐고 물어보더라. 그때 눈물이 탁 터지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멍청한 것 같다. 내가 그림을 왜 그린다고 해 가지고, 그 좋은 시간들,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들, 뇌를 키울 수 있었던 시간들을 전부 그림에 할애했는지 후회가 된다고 했음.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매우 좋아했었고 진로가 확실했기 때문에 스스로 특성화의 길을 걸었었는데 그게 후회가 될 줄이야...

내가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 흔한 중1, 2 수학 풀지 못해서, 영어랑 담 쌓고 살아서,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공부하는 시간을 들이지 않아서, 뇌를 키우는 힘을 쌓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음. 그냥 내 순간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되고 지쳤음. (그런 거 아니었고 그냥 처음이라서 그런 거니까 혹시라도 나도 그러는데... 하고 있는 중이면 그런 생각 마세요)

아무튼 그러고 부모님 앞에서 펑펑 울었음. 그때가 가장 생각이 남. 타인이 말하는 프리 코스의 나와 내가 생각하는 프리 코스의 나의 간극이 너무 커서 그런 것 같음.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개발자의 길을 걸을까?

yeeeeeees~~!!!

행복함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나는 지금이 행복하다. 우리 엄마가 공부는 영원히 하는 거라고 했다. 음. 동의. 적어도 내가 하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으니까, 그걸로 만족하고 행복하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직업적인 측면에서의 내 삶은 훨씬 윤택해졌다.

나쁜 소리도 많이 들었지. 너는 안 된다고, 니가 무슨 개발 일을 하냐고, kko 절대 못 간다고, 너도 돈 따라서 가냐고 했던 사람들도 있었음.

그래서 어쩌라고?
나는 해냈고, (비록 칵칵오는 아니고 계약직이지만)취업도 했고, 돈 따라서 가는 거 맞다.

내 인생인데 왜 니가 훈수를 두냐 이거야. 니 일이나 신경 써.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데 너부터 챙기고 나를 걱정해. 내가 해내면 고작 축하해밖에 못 해 줄 인간이 말이 많어,,

물론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좋은 순간들도 많았다. 차근차근 밥 사 주면서 감사함을 베풀어야지.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이머시브 & 프리 코스 후기는 여기서 마치고, 후편은 CSE 이야기라서 일단 마지막...

이 말들을, 진짜, 매일매일 해 주고 싶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경쟁 상대로 보지 마세요.
나를 질책하지 마세요.
운동... 하세요...(난 안 했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
축하합니다. 지식의 등골을 빼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셨습니다. 골수까지 빨아서 맛있게 드세요. 알려 달라고 해서 싫다고 하는 사람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그냥 막 물어보세요. 귀찮다고 화내는 사람이 이상한 겁니다. 주눅들지 마세요. 대신, 물어볼 때 최소한의 구글링은 스스로 해야겠지요?

내가 알려 주어야 되는 상황이 왔다?
축하합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아는 것이 하나 더 많아졌기 때문에 성장했습니다. 공부를 복습하고 굳힐 기회가 생겼습니다. 모든 것을 가르쳐 주세요. 그분도 내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 줄 수도 있습니다.

공부라는 건 재미있는 거라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코드스테이츠 CSE가 되었을까요? ^-^
후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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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신이 고칼로리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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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7일

후편은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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