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개발자가 생각하는 육각형 개발자

삼콩·2023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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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한 육각형 인간

트렌드코리아 2024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육각형인간이라고 한다.

육각형 인간이란, 집안, 외모, 성격, 학력, 자산, 직업 모든게 완벽한 인간을 뜻한다.

유튜버도 아이돌도, 매체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들 모두 셀링 포인트가 "육각형"이 되었다는게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어쨌든 육각형 인간의 "육각"은 집안, 외모, 자산처럼 개인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삼각을 포함했기에 거북한 키워드기도 하다.

이 키워드에 관한 드로우앤드류님의 영상에서 인상깊은 이야기가 나왔다.

사회적 기준을 따르는 육각형 인간말고, 본인 스스로 육각형의 점들을 정의하고 달성하려고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나의 2024년은 사회적으로 정해진 거북한 육각형 인간에 끼워맞추기보다, 내가 스스로 정의내린 육각형 인간과 닮아가기 위한 여정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가 생각하는 육각형 개발자를 정의해보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는 육각형 개발자는,

1. 지식 공유 활동을 주기적으로 한다.

나는 세미나 세션에서 발표를하고, 블로그를 하고, 좋은 글들을 공유하는 개발자들이 언제나 감사하고, 또 부러웠다. 이 항목이 내게 육각형을 이루는 큰 기준이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내가 그런 개발자분들이 떠먹여주는 정보들을 통해서 개발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질문하고 답변하고 나누는 분위기가 개발 직군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나 또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나도 이 활동을 통해 더 정확한 정보를 알게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공유한다는게 얼마나 용기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용기가 없어서, 내가 그런 지식을 공유할 "자격"이나 "연차"가 될까? 하며 선뜻 내놓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하지만 지식 공유를 하는 모두가 명확한 정보를 가지고있는 건 아니다. 공유하려고 가공하는 과정을 통해 더 정확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게 설령 부정확한 정보라도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통해 성장할 수도 있다.

어떻게 실천할까?

내가 잘 하는 것은 읽기 쉬운 글을 쓴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달에 한 번, 벨로그에 기술에 관해 쉽게 풀어쓴 블로그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단순히 어떤 기술의 사용법보다, 내가 실무에서 사용하면서 느꼈던 점들과 배웠던 점들을 함께 공유하려고 한다.

실천방법
1. 한 달에 1회 벨로그 글 출간하기
2. 글의 내용에는 무조건 배운점을 공유하기

2. 꾸준한 공부를 한다.

회사에서 익히는 툴 공부말고, 전반적인 개발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는 개발자가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개발자이다. 이 항목을 선정한 이유는 내가 현업에서 본 진짜 능력있는 개발자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여섯가지 항목 중 이 항목이 가장 낮은 개발자이다. 주니어라는 핑계로 단순 언어와 라이브러리,프레임워크에 익숙해지는 것도 벅차다고 생각해서 공부를 등한시 했다.

어떻게 실천할까?

내가 가장 존경하는 전 회사 사수분은 언제나 주석과 공식문서에 관한 중요성을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언제나 장벽이 되는 것은 영어라는 언어였다. 현 사수님의 추천으로 요즘 듀오링고로 매일 출퇴근길에 영어공부를 하고있다. 언어는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니니, 주 5일 출퇴근 시간에 듀오링고로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릴 것이다. 기술에 관한 정보(글, 영상 포함)를 느리더라도 첫 1회독은 무조건 영어로 하기로 스스로와 약속해야겠다. (당장 크롬 번역기 익스텐션을 지우겠습니다) 영어가 어떻게 개발에 도움되는 공부냐 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지만, 마이너한 플러터 개발자로서 하루빨리 시급한건 영어다. 언어에 관한 이해도를 재는 것은 어려우니, 공식문서를 읽는 속도들을 체크해서 스스로 피드백하며 성장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실천방법
1. 주 5회 출퇴근길 듀오링고로 영어공부하기
2. 공식 문서는 최초 1회독은 무조건 영어로만 읽기
3. 한 달에 한 번, 공식 문서를 읽는 속도를 체크하고 피드백하기

3. 건강한 신체를 가졌다.

이건 개발자 뿐만 아니라 직장인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선 건강한 신체를 가지지 못하면 본인 멘탈에 좋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 되면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 된다. 팀원들에게 언제나 예측 가능하고 함께 텐션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근육에서 여유가 나온다.

어떻게 실천할까?

현재 주 4-5회 웨이트를 하고 있다. 지금 이 항목은 거의 만점수준이기 때문에 이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이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이 질리지 않도록 장치를 미리 마련해두는 것이다. 그 조치로 이번에 인스타그램으로 운동 계정을 만들었다. 피티를 받을 땐 식단을 피티쌤에게 공유하며 잘 지켜나갔는데, 요즘엔 식단이 풀어지며 컨디션이 안좋을 때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단과 운동 과정을 업로드하며 운동에서 번아웃을 느끼지 않도록 스스로를 독려하며 1년을 보내는 것이 목표다.

실천방법
1. 주 4-5회 웨이트하기
2. 인스타그램 운동계정 꾸준히 운영하기

4. 팀에 좋은 영향력을 준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 관한 사내 세미나 세션에서, 일을 잘한다는 기준영향력으로 두는 회사가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실무에서 느낀 일을 잘하는 분들을 뭐라 형용하기 어려웠는데 "영향력"이라는 말이 가장 잘 설명하는 것 같다.

팀을 넘어서 회사 전체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

주니어로서 회사에 뭐 대단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생각하기 보다, 주니어로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쪽이 더 좋은 고민인 것 같다. 나는 입사한 지 한 달만에 열린 세미나에 지원해 "일찍일어나는 이유" 세션을 발표했다.

발표하기 전엔, '도움이 되긴 되는 세션일까', '괜히 한다고 했나'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분명 한 명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감사하게도, 많은 팀원 분들이 관심을 주셨고 질문을 주셨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은 습관, 루틴에 관해 관심이 있었다. 나는 이 또한 내가 작지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파트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실천할까?

감사하게도 사내에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많이 있다. 사내 기술 블로그도 있고, 사내 세미나와 각종 컬쳐들이 있다. 우선 사내 세미나에 5회 이상 발표를 맡아보고 싶다. 발표 자체가 영향력을 줄 수도 있지만, 발표를 잘하는 기술을 익히고 싶은 마음도 크다. 평소에 발표를 잘한다는 피드백을 받았지만 스스로 어떤 발표가 잘하는 발표인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잘한다고 칭찬도 받은 김에, 더더욱 용기를 얻어 많은 발표기회를 가지며 스피커로서도 성장하고 싶다.

실천방법
1. 2024년 세미나는 5회 이상 참여하기

5. 소통을 잘한다.

사실 소통을 잘한다는게 어떤 기준을 두고 말하는지도 모른채로 나는 소통을 잘하는 개발자라고 생각해왔다. 이번에 새로운 스쿼드로 분리되면서 기획자분과 일하게 되면서 소통에는 말을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잘듣는 것도 포함이라는걸 깨달았다. 내가 생각보다 잘 못 알아듣는 부분이 많았다. 이건 내가 아직 회사에 익숙하지 않아 용어를 몰라서, 짐작하며 듣기 때문도 있다. 팀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위해 잘 듣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다.

어떻게 실천할까?

잘 듣기 위해선 모르는 용어는 삼키지 말고 질문하고, 이해한게 맞는지 재차 확인하며 소통해야 한다. 또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일해야한다. 팀과 피드백, 회고 시간을 주 1회 갖기로 했다. 이 회고 때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피드백을 해야겠다.

실천방법
1. 주 1회 팀과 회고하기.
2. 회고의 키워드는 "소통", 소통에 관한 피드백을 중점으로 가져가기

6. 기록을 잘한다.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사수분과 둘이서 하는 프로젝트기 때문에 더더욱 주석이나 문서화를 생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놓치기 쉬운 부분들은 템플릿으로 체계화하는 것이 좋다.

주 1회 금요일 퇴근 전, 사수분과 한 주를 회고하는 시간이 있다. 이 회고는 아직 체계가 없다! 아직 팀이 만들어진지 한 달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회고 템플릿에 "문서화" 파트를 추가해 의식적으로 그 주에 기록을 잘했는지, 코드만 작성하진 않았는지 피드백을 해야겠다.

어떻게 실천할까?

우선 주석이 필요한 기존의 파일들에 대해 리스트화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가 신입으로서 부족하다고 생각이 드는 기술 . 문서의 리스트도 필요하다. 회고 템플릿에 문서화나 주석이 필요한 파일들이 없는지, 이번주 작성한 코드에는 문서화를 진행했는지 혹은 필요없는 주석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항목을 만들어두는게 좋겠다.

실천방법
1. 주 1회 사수님과 회고하기.
2. 회고 템플릿에 "주석, 문서화" 파트를 넣기.

글을 마치며

6가지가 많고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점심시간에 후딱 쓸 만큼 잘 써졌다. 쓰고나니 명확히 내가 실천할 부분들이 보이고 용기도 생긴다. 평소에 조금만 시스템화 하면 실천 가능한 부분들이다. 물론 1년만에 저 6가지 항목을 만점으로 만들 순 없어도, 균형잡히게 만들 순 있을 것 같다. 이미 저 여섯가지 항목을 정의한 것 만으로도 좀 더 뚜렷히 다가간 것 같아서 좋다. 많은 분들도 육각형에 관한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고 함께 달려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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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엔드 세계의 모략을 꾸미는 김삼콩입니다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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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일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