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에 내가 정말 후회했던 4가지

홍성덕·2025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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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내가 공백기를 가지면서 정말 후회했던 4가지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한다.
여러가지 후회한 점은 많지만 내가 가장 크게 후회했던 점 4가지이다.


내 커리어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3년 동안 2개의 회사를 거쳤는데,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 일하다가 중간에 1년 정도 플러터 개발자로서 일했다.
그리고 두번째 회사에서 권고사직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번째 회사로의 이직도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후 1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으며,
올해 6월 말부터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6개월 인턴으로 재취업하여 경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3년 경력을 가졌는데도 다시 인턴으로 돌아가서 일한다는 게 좌절감도 들지만,
내가 그만큼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이제 그러한 좌절감은 극복한 상태이다.


그리고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1년 공백기를 가진 나에게 기회를 준 지금의 회사와,
공백기 동안 나를 도와주신 멘토 두 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작하며

사실 다시 인턴으로서 일하는 입장에서 무언가 남에게 조언을 하기가 좀 부끄러운 감정이 앞선다.
그래서 단순히 내가 후회했던 것 위주로 작성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후회했던 것들은 개발자로서 당연한 것들을 하지 않았던 것들이라서
대부분의 개발자들에게는 굉장히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개발자 생활을 한 사람은 이런 점을 느꼈구나.'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글을 봐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신입 혹은 저연차 개발자분들은 나처럼 후회하는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1. 왜?라는 의문을 갖지 않은 것

내가 다른 분들의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보다보면
"왜? 라는 질문을 갖고 코드를 작성한다"는 내용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많이 봤을 테니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에 이러한 내용을 많이 작성한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자로서 지녀야 할 당연한 덕목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러한 당연한 것조차도 하지 않았다.

코드를 작성할 때
'왜 이렇게 코드를 작성하지?',
'왜 이 기술을 사용해야 하지?',
'이렇게 작성하면 잠재적인 위험성은 없을까?',
'다른 대안은 없을까?'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코드를 작성하고 기능을 추가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리고 새로 추가한 기능이 잘 작동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정확히는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많은 잠재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그러다 보니 아무 이유 없이 내가 편한대로만, 내가 하던대로만 코드를 작성했다.
이렇게 하니까 내가 작성한 코드와 사용한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머리에 남지 않았다.
그냥 구현했던 기능에 대한 정보만 약간 남아있을 뿐 기술적인 내용은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2.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던 것

두번째 후회되는 점은 내가 개발을 잘한다는 착각에 빠졌던 것이다.
기능을 추가하고 나서 일단 기능 자체는 정상 동작하는 것으로 보이니까,
뿌듯함을 느끼면서 개발을 잘한다는 착각에 빠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냥 당시 다니던 회사에 익숙해져서
주어지는 일만 빠르게 처리했을 뿐이지,
개발을 잘하던 것은 절대 아니었다.

만약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할 것 같다.

  • 너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다른 회사의 코드에도 접목을 잘 시킬 수 있겠니?
  • 다른 도메인에서 혹은 다른 구조의 앱에서 너가 작성한 코드가 잘 작동하겠니?
  • 너 정말 진짜 개발 잘하는 거니? 아니면 단지 이 회사에 익숙해져서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니?

3.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소제목이 진부해보인다.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 경험을 얘기하면서
내가 어떤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나는 첫번째 회사에서 1년 동안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다가 갑자기 플러터 개발을 맡게 되었다.
당황스러웠고 난 마냥 안드로이드 개발만 하고 싶었다.
안드로이드 때는 개인적인 공부를 대충이라도 조금씩 했다면, 플러터 때는 진짜 화면 그리는 법만 공부하고 개발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 플러터 개발을 하면서,
(물론 억지로 하는 거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플러터에 대해 공부하고 깊게 파보려고 노력했었다면 어땠을까?

난 전혀 그러지 않았고
단지 안드로이드에 대한 마음만 앞섰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마음만 앞섰을 뿐.

그리고 이러한 나의 행동은 나중에 재취업할 때 크나큰 타격이 되었다.

플러터 개발자 포지션은 이전보다 늘어났는데, 이력서에 플러터 경력은 있지만 사실상 플러터 지식이 전혀 없으니 아예 지원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면접 볼 때도 플러터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내가 지원할 포지션은 안드로이드 포지션으로만 좁혀졌다.

안드로이드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플러터나 리액트 네이티브 등 다른 개발을 하게 된다면,
'나 안드로이드 아니면 아예 관심 없어',
'난 곧 죽어도 안드로이드만 할 거야' 라는 생각은 안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자신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4. 다른 개발자와 교류하지 않은 것

난 안드로이드에 늦게 입문했고 인맥 관리도 못해서,
알고 있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분들이 아예 없었고 현재도 몇 분 없다.

근데 공백기 전에는 이렇게 주변에 알고 있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없는 것이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인생 독고다이 아닌가?'
'인터넷에 공부에 도움되는 자료 다 나와 있는데 인터넷 보면서 혼자서 공부하면 되지'

이런 생각을 가졌었기 때문에 개발자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안했었고, 스터디도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었다.)

하지만 지나고서 생각해보니
다른 개발자분들과의 교류는 무척이나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AI가 발전하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많아도
다른 개발자 분들과 교류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있다.
그리고 교류하면서 나의 부족한 점을 알 수도 있고 시야도 넓힐 수 있다.

나는 그걸 북스터디를 참여하면서,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크게 느꼈다.

  • 나 혼자 공부해서 얻을 수 없었던 학습내용들을 북스터디에서 얻을 수 있었고
  •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게 되었다.

만약 교류하지 않는다면?
그냥 내가 다니는 회사의 코드와
내가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내가 볼 수 있는 세상의 전부다.

산 속에서 공을 10년 찬다고 축구선수가 되지 않지만,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뛰어야 축구선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혼자서 열심히 코딩하고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과 교류하면서 성장하면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넓은 세상을 모르고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있던 시간이 너무너무 길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내가 느꼈던 후회했던 점들 중에
가장 크게 후회했던 점들만 4가지를 꼽아서 작성해보았다.

이 글을 정말 두서 없이 썼지만 정말 빠르게 썼다. 내가 진심으로 후회했던 점들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쓸 수 있었다.
다른 개발자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나와 같은 행동을 해서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만약 이 글을 보면서

아니 이런 기본적인 것도 안하고 있었단 말이야? 작성자 한심하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축하한다. 당신이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개발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뒤처지고 있는 개발자는 아니라는 증거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렇게 많은 후회를 한 만큼 이 경험을 자양분 삼아,
6개월 인턴 생활 이후에는 더 이상 공백기가 없는 나로 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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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주니어 개발자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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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1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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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요즘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는데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