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부산 해양 데이터 해커톤이 본선 진출로 이어지며, 11월 7일부터 9일까지 크루즈에서 인생 첫 해커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오사카로 향하는 크루즈에서 진행된 첫 해커톤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했습니다.
첫날 9시 30분까지 부산대 성학관에서 도착해 개회사를 듣고,
부산항으로 이동해서
인생 첫 크루즈 탑승이기도 해서 기대가 컸지만, 예상보다 내부는 평범했습니다.ㅎㅎ
크루즈 내부 사진
각 팀에 방이 배정되고 오사카를 향해 출항했습니다. 크루즈 경험이 없어 멀미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첫날 배가 바람에 많이 흔들려서 취중 상태처럼 코딩을 진행했습니다. 멀미약을 먹었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해 힘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배가 육지에서 멀어지자 인터넷이 되지 않아 검색이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은 처음이었는데, 이로 인해 해커톤 기간 동안 각자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저희 팀, 사이버폴은 해양 쓰레기를 드론으로 촬영해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해서 시각화 하는 것을 주제로 참가했습니다. 사실 저희 팀 4명이 다 기술적으로는 각자 파트에 자신이 있는 상황이라 구현하는 것에는 크게 어려움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이것을 해서 어떡할 것인데? 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에 매우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팀별로 배정된 석박사 급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원 멘토님들과 이 해커톤을 주최하신 부산대 박경민 교수님의 도움 덕분에 3일동안 아쉽긴 하지만 저희 나름대로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온 저희의 최종 주제를 간략하게 말하면 고령화 사회로 인한 노인들의 일자리 해결을 위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지도에 표시해 이 것을 수거업체로 가져가실 수 있게 하는 재활용 플랫폼을 주제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주제를 진행함에 있어 부산대 박경민 교수님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현경 멘토님의 도움이 컸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이렇게 첫날은 주제를 못 잡고 갈팡질팡하다가 도움 덕분에 다시 주제를 명확하게 잡고 초반 기획과는 다르게 새롭게 구현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잠도 거의 자지 않고 구현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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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첫날이 지나가고 둘째날은 오사카 도톤보리에 도착해서 관광 및 쇼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해커톤인데 이런 엔터적인 요소도 섞여있고 주최측에서 잘 즐길 수 있게 약간의 금전적 도움도 주셔서 더욱 즐겁게 진행 할 수 있었던 같습니다.
그렇게 관광을 즐기고 다시 부산항으로 향하는 크루즈에 타서 둘째날 해커톤을 진행했습니다. 저희 팀의 주제가 B2C, B2G는 명확했지만 B2B가 마땅한 모델이 없어서 그 근거를 찾느라 둘째날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요일부터 시험도 있었어서 수~토 까지 다 합쳐서 7시간 밖에 자지 못해서 체력도 힘에 부쳤습니다. 그렇게 둘째날도 거의 밤을 새가면서 완성을 하고
마지막 날 부산항 세미나실로 가서 팀 별 발표 및 시상식을 진행했습니다. 본선 진출한 팀 대부분이 부산 소재 대학생들이라 그런지 해양이라는 도메인에 대한 지식과 아이디어가 많다고 그날 발표들을 들으면서 느꼈습니다. 그렇게 발표들을 들으면서 이거 5등안에 들기도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3위 안에 들어 우수상(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상)까지 입상했습니다.
저날 모두 밤새고 세수도 못했기 때문에 얼굴은 보호 하겠습니다...ㅎㅎ
큰 기대 없이 일본 간다고 신나서 참가한 해커톤이였는데 정말 예상하지 못하게 많은 부분을 얻어갈 수 있는 그런 해커톤이였습니다. 정말 하나도 몰랐던 해양이라는 도메인 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지식, 해양 전문가 분들의 전문성 있는 피드백과 도움,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등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상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계속 고민하며 발전해나가겠습니다. 받은 상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해커톤을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고생한 참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