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서포터즈 7기 - 1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Seonuk Kim·2024년 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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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

지난 2022년 9월 3일 토요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에 갔다왔다. 공식적인 첫 서포터즈 활동이기도 했기에, 기대반 설렘반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UNIST 기숙사에서 대회가 열렸던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오전 8시에 일어났다. 대학생이 되어 게을러져 그런지, 아님 휴학 중이라 몸이 적응을 못해서 그런지 피곤이 몰려왔지만 오전 10시에 예약해놓은 SRT를 타기 위해서는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우연히도 나를 포함한 프로그래밍 동아리 HeXA 멤버 4명이 제각각의 이유로 부산에 가야했기에, 그 중 한 명이었던 우림 선배를 꼬드겨 함께 택시를 잡아 편하게 울산역으로 갈 수 있었다.

나도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 STAFF!

나는 무대보조로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 정오까지 도착했어야 했는데, 시간 분배를 잘못했는지 식사할 시간없이 겨우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고, 땀범벅이 된채로 지하에 있는 강당에서 박한국 차장님을 마주했다. 울산에서 왔던 내 사정을 배려해주신 덕인지 내가 주어진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차장님의 지시에 맞추어 짐이나 의자를 옮기거나 정리했고, 따로 호출이 있기 전까지는 차장님 주변 좌석에 앉아있으면 됐다. 그러다보니 참가자분들의 리허설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리허설부터 시상식 전까지 무대에 빠져들었다. 고등학생 참가자분들의 유창한 일본어를 들으며, 나름 일본문화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면서 이 나이를 먹도록 일본어에 서투른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보다 학생들의 들려주는 자신만의 이야기에 유쾌하게 웃기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면서 자신에 대한 부끄러운 감정은 금방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음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져 앞자리에 앉아계셨던 청자분의 팜플렛에 발표내용이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곤, 실눈으로 힐끗 쳐다봤던 웃픈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 참가자. 스마트폰이 오래되서 그런지 화질이 좋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에반게리온의 엄청난 팬이면서 애니메이션 감독이라는 꿈을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학생, 중국에서 살다가 COVID-19 팬데믹으로 갑작스럽게 한국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야기를 하는 학생이 인상깊었다. 두 학생의 일본어가 유창하고 자연스러웠다고 느꼈기에 그런 것도 있었지만, 주목을 끌만한 새로운 이야기면서도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던 주제라 더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여담으로 이 학생들과는 별개로 의인 이수현 20주기 기념 독후감 공모전에서 같이 상을 받았던 학생도 참가한 것을 보곤 반가워서 쉬는 시간에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1988년 제5회 일본어 변론대회

의인 이수현 20주기 기념 독후감 공모전에서 대학부 금상을 수상한 즈음의 언젠가,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박한국 차장님의 페이스북 피드에서 한 게시글을 본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차장님도 변론대회의 수상자로써 일본 외무성 초청으로 10일간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1987년에 교통사고가 있었던 차장님은 그 경험을 주제로 발표를 하셨고, 당당히 제5회 일본어 변론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셨다고 한다. 과거 참가자였던 차장님은 작년까지는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의 사회를, 지금은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식으로 그 형태에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교류의 최전선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가지고 후학양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으시다.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에서는 다양한 평가기준이 있었지만,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진심에 조금 더 많은 가점이 매겨진 것으로 보였다. 이번 참가자분들은 이전과 같이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에 많은 애정을 갖고, 한일교류의 최전선에서 노력했던 많은 사람의 의지를 이어받을 것이다. 대회가 이어짐에 따라 평가기준도 바뀌고, 교육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더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을지도 모른다. 이번 대회가 내게 가르쳐준 중요한 것은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사랑하고, 열정을 불태우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된다는 것. 소통하고 싶고, 교류하고 싶고,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렇게 말하는 것부터 모든 것이 시작될 것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진심을 통할 것이라고 믿으니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시상식까지 모두 합쳐 오후 6시 30분에 마친 후, 서면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과거 내가 썼던 글에 대한 서포터즈분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관심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글에 대한 반응이 좋아 놀라기도, 흥에 겨워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기도 했는데 부디 서포터즈분들께 내 이야기가 즐거움만을 줄 수 있었길 빌어본다.

서면 라멘야에서 모인 UNIST HeXA 멤버들. 나만 매운 돈코츠 라멘을 시켰다.

서면에 도착해서는 저녁 약속을 지키기 위해 HeXA 멤버들이 모여있는 서면 스타벅스 리저브에 갔다. 돈카츠, 라멘, 슈하스코까지 여러 후보군에 대해 토론한 결과, 결국 나와 윤표 선배의 인증이 거친 라멘야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 가게에서는 닭껍질교자를 꼭 먹어봐야 하는데, 다들 안 먹어봤다길래 기겁을 해서 호들갑을 떨며 멜론소다와 함께 시키기도 했다. 돈코츠 라멘이 주는 따뜻함을 느끼면서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는 22명의 참가자 각각에게 기쁨이나 슬픔, 아쉬움으로 남았을 것이다.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마냥 부럽고 행복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7년 전, 나는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음식조차 입에 넣을 수 없어 수액을 맞기도, 그래서 학교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휴학을 하기도, 이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인재상에 도전했지만 최종심사에서 떨어진 후 대학마저 전부 떨어져 재수를 하기도 했다. 지금 상을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실패한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조금 늦어졌다고 남들보다 열등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을 알고,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에 참가했던 모든 이에게 격려와 축복을.
高校生日本語スピーチ大会に参加したすべての人に励ましと祝福を。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서포터즈 7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선욱

> 해당 게시글은 시리즈로 연재될 예정이며,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서포터즈 7기로써의 활동 후기와 개인적인 솔직한 감상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춰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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