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개발자와 현실적인 개발자 사이

·2025년 7월 20일

"눈앞에 주어진 문제를 당장 해결하는 것을 넘어 먼 미래를 생각하며 개발합니다."

내가 입사전 자기소개서에 적었던 문장을 발견했다.

확장성 있는 코드, 유지보수가 쉬운 구조, 미래를 내다보는 설계.... 개발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떤가?

프로젝트 마감일은 코앞에 다가오고, 기획은 하루가 멀다하고 변경되며, 당장 돌아가는 코드를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정신없이 코드를 작성하다 문득 나 자신을 돌아 봤다. 거기엔 '당장 개발하기에 급급한' 내가 있었다.

회사에서 개발자의 가치는 완벽한 코드를 작성하는 데 있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그 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데에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일단 먼저, 나는 제한된 시간 안에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어낸 나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구조를 한탄하는 대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로 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개선해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임시방편임을 인지하고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는데 까지 나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명한 웹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그때의 나는 현명함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까. 그저 막연히 '완벽함'을 '현명함'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상황마다 순간마다 달라지는 것.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수 있고 이 프로젝트의 최선이 저 프로젝트의 최악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마음 한편이 불편하다. 나는 타협한 것일까 성장한 것일까.
끊임없이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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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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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당장 개발하기에 급급한' 내가 있었다.

몹시 공감되는 문장입니다. 한동안 저도 이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경험이 있네요.

요즘 드는 생각은 프로덕트의 개발 계획에 맞춰 문제 없이 개발하고, 원활한 의사 소통이 이뤄지는 것과

발생하는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가? 이정도를 잘 지키는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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