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가 Data-Driven이어야 하는 이유

Seoyong Lee·2022년 1월 10일
0

개발 관련 생각들

목록 보기
3/9
post-thumbnail

오랜만에 서점에서 UX 관련 서적을 둘러보다 우연히 UX 데이터 분석 회사 4GRIT에서 쓴 Data-Driven UX 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덕분에 그전에는 막연했던 UX 측정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고, 디자이너나 개발자도 데이터와 조금 더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과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모아서 쓴 글이다.

Data-Driven UX

UX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퍼소나, FGI 등의 고전 방법론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불편 사항을 수집해서 제품을 기획할때는 큰 도움이 되지만 소수를 대상으로 한 사용성 테스트나 인터뷰는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UX의 평가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데이터'에 있다. UX 분야도 애자일 조직을 만나면서 점차 빠르게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GA 등 분석 툴의 발전 덕분에 이제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의 움직임을 데이터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는 이제 마케터 처럼 A/B Test의 가설을 세우고, 스크롤 분석이나 클릭 분석으로 실시간 평가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디자이너나 개발자도 스스로 구체적인 KPI를 설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기존에 측정이 힘들거나 모호했던 부분도 데이터수집이 가능하게 되면서 Data-Driven은 UX를 포함한 모든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데이터를 팀 내부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은 누가 되어야 할까?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직접 데이터를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

스타트업에서 UX 데이터 분석만을 진행하는 인력을 따로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마케터나 데이터 엔지니어에게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데이터를 요청해야 할까? 그들의 업무에선 UX 개선이 최우선 목표가 아니기에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마케터는 Funnel을 설정하고 광고의 효율을 분석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과정에서 UX 개선을 위한 데이터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데이터와 가까워진다면 어떨까? 이전에는 직감과 느낌에 의존해서 계획을 수립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량화된 목표를 세워 보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전환(혹은 이탈)을 얻어냈는지를 성과 측정의 기준으로 세워볼 수 있다. 개발자는 퍼포먼스 개선의 효과를 구체적인 체류 시간(혹은 PV) 혹은 종료율 등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한 개선 수치를 KPI로 설정할 수도 있다.

기능 런칭보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서비스 운영'이다. 정량화되어있지 않은 KPI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

데이터에 대한 오해

데이터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할때의 중요한 점은 숫자 자체에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고 공유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먼저 데이터의 숫자는 일반적으로 비교할 대상이나 전반적인 추세를 고려할 때만 의미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특정 페이지의 PV(페이지 뷰)가 3,000이라고 할 경우 다른 페이지와의 비교 없이 그 숫자 자체만으로 높고 낮음을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전반적인 추세가 하락하고 있었다면 오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데이터의 추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정말 사용자의 흥미 덕분인지, 아니면 잘못된 페이지 흐름으로 인한 결과물인지 또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데이터를 수집하였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실제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수집한 데이터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데이터는 특정 목표를 가지고 바라볼 때만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이러한 목적 없이 데이터만 본다면 무엇이 중요한지도 알 수 없고 수집 방식도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이전에 먼저 어떤 부분을 개선할 것인지와 같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결론

데이터 분석은 이제 디자이너도 피해 갈 수 없는 기본 소양이 되고 있다. 10년 전 대학에서 광고 동아리 활동을 할 때만 해도 이렇게 사람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수집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꿈꿔왔던 모든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는 디자이너나 개발자도 마케터나 서비스 기획자와 같이 자신들의 목표를 데이터 기반으로 설정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런다면 이제 더 이상 기능 구현을 어떻게 했는가가 아닌, 그러한 기능이 서비스에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맡은 업무가 서비스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이제 당연해질 것이다. 그러한 미래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데이터와 친하게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

Reference

Data-Driven UX (2019)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