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며, 혹등고래 성장일기를 쓰는 샨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엄청 공감가는 짤이기도 하고(ㅋㅋ) 한편으론 '입만 털지말고 경험하자는 마음으로 살자!!'고 다짐하며...
놀랍게도(?) 2022년 끝자락에 서 있다.
언제나 시간은 빨랐지만 올 한해는 더더욱 빨랐던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망각의 시간들이 많아지기에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 느껴진다는데 ㅎㅎㅎㅎ
앞으로는 '시간이 정말 빠르구나'를 느낄 일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아 약간 착잡하지만(ㅋㅋ)
많은 일이 있었던 올 한해를 짤막히 되돌아보고, 새해에는 어떤 걸 더 기대할 것인지 기록으로 남겨본다.
육아휴직 종료와 함께 회사에서 나왔다.
이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가장 편안했던 곳에서 느꼈던 위기감.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여전히 그 위기감은 여전하다.
놀랍게도. 어제(ㅋㅋ) 예전 회사 동료 한 분과 커피를 마시고나서.
회사 회식자리가 집에서 멀지 않아 친했던 친구들에게 잠깐 인사만 하러 간다는게 붙잡혀 들어가서 회장님 포함 모든 사람들에게 얼굴도장 찍고...ㅋㅋㅋ
이왕 이렇게 된거, 에라 모르겠다.
"회장님... 저희집 근처에서 회식하시는데 어떻게 저만 쏙 빼놓고 모이세여...
맛있는 냄새 맡고 왔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정신나간 소리를 뱉고서는 비싼 밥을 아주 맛있게 즐기고 왔다.
따뜻한 환영, 물어봐주시는 안부. 여러 사람들의 다시 오라는(ㅋㅋ) 장난섞인 이야기들. 오랜만에 느껴본 즐거움과 다시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들.
사회에 나와서는 세 번째 퇴사이고 알바까지 합친다면 이미 여러번의 퇴사를 경험했는데 올해의 퇴사는 나에게 더 특별하기도 또 비장하기도 했다.
'자녀'의 포지션으로 경험했던 퇴사가 아니라 '엄마'의 포지션으로 경험한 첫 퇴사이기 때문이다.
사실 안정적인 곳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갑작스런 실직에도 우리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었고, 또 감사하게도 편의를 맞춰준 회사였기에 눈치보지 않고도 이른 시간에 퇴근하여 아이를 볼 수 있었다. 봄이가 돌이 되기까지 먹여 살린건 이 회사가 아닐까... 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안정감을 통해 '위기'를 깨닫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아이러니한 곳.
개발 공부를 시작한 것 만큼이나 임팩트가 큰 올 한해의 이슈가 아닐까.
여러모로 고맙다~! 정말로 빠이!
이건 내 스타일이긴 한데...
뭘 하고 있는 중간에는 사실 되돌아보거나 곱씹지 않으려는 편이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감정적으로 많이 연결되는 편이라서 그런지 필요 이상으로 센치해지고 이성적인 판단을 잘 안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개발 공부에 대한 회고가 딱 그런 상황인 것 같다.
올해 5월부터 현재까지 계-속 하고 있고 아직 '취직'이라는 1차 목표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개발 공부'라는 소제목으로 회고를 하자니 뭔가 굉장히 센치하게, 또 턱을 괴고는 하늘을 쳐다봐야 할 것 같은..ㅎㅎㅎ 그런 느낌부터 확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회고 글을 밤에 안쓰고... 아침에 쓰고 있는데... 역시나 어려운 주제이다.
'세상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느낄 수 있는 최전선에 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 개발 공부였고 생각 이상으로 맞아떨어졌다.
정말 최전선 of 최전선인 것 같다.
가장 아픈 부분이기도 한데... 뭔가 내가 이제까지 갖추고 있던 '학습'의 습관이나 방법들이 단 1도 먹혀들어가지 않는(?) 기이한 경험을 한 분야이기도 하다.
어줍잖게 이과 스타일 / 문과 스타일 이렇게 나누고 싶지는 않고.
어쨌든 꽤 큰 실패감을 느꼈다. 아직도 그 실패감은 머리나 몸에서 지워지지 않은 상태라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할 때면 발목을 탁. 잡아 끄는 느낌인데 빠르게 털어내고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걍 하지 뭐. 그냥 하는거지 뭐."
걍 해보고. 안되면 다른 길을 찾고. 그렇다가 되면 그 길을 찾아간 방법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반복하고...
우선 내 나름대로의 1차 목표가 달성되지는 않은 상태라 뭔가를 끝맺는 느낌의 글을 쓰기 애매한 영역이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한 것 같다.
정-말, 인생에서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한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모든 것이 새로운 영역이기에 아마 나-중에 인생을 돌아본다면 개발 공부를 선택한 것이 가히 '전환점'으로 찍혀있다고 봐도 될듯!
걷지 못하던 아이가 걷고, 말하지 못하던 아이가 말을 하고.
사실 공부도 그런 영역일텐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뚜렷하게 없어서 그런지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때때로 그 생각을 싸-악 지워주는 것이 바로 '육아'.
개발 공부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아이는 정-말로 많이 변해있었다. 항상 함께 하는 아이이기에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말할 수 있는 단어의 범위나 표현도 정말 다양하고 넓어졌고. 느끼는 감정이나 하는 행동의 스펙트럼도 마찬가지로 넓어졌다. 그렇게 성장해나가는 아이를 보며 나도 마음을 다잡게 된다.
가장 아쉽고도 안타까운건 결국 공부 시간으로 인해 아이와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분간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취직을 하고 나서도 상황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으니 ㅎㅎ
어쨌든 너무 타이트한 마음은 좀 내려놓고 싶다. 여러모로 씁쓸함과 짠-한 마음이 동시에 드는 '육아'라는 영역... 쩜쩜...
뭔가를 '해야지!!' '다짐해야지!!'는 또다시 작심 삼일이 될 것 같으므로 (ㅎㅎ)
조금은 가볍게, '기대하는' 마음으로 2023년을 맞이하려 한다.
공부 영역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프론트 개발자 커리어를 선택했다.
백, 프론트 크게 호불호가 없었기에 영역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약간의 스트레스이긴 했는데, 오히려 선택하고 나니 명확해지는 것 같아 좀 낫다.
얼마 전에 봤던 코딩테스트에서 '타입스크립트' 관련 문제가 나왔고 실무에서 사용하는 언어(또는 tool)를 알지 못하면 심히 고생하겠구나~ 하는 걸 확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공부를 한지 8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이 되고나서야 슬슬 깨닫는 점인데...
'못하는 부분'에만 과하게 초점을 맞추고 그걸 어떻게든 개선해보고자 소위 '개고생'을 하는 내 스타일을 좀 바꿔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선 소리냐..
약점을 보완하려는 데 시간을 많이 쓰고 때로는 그 약점에 매몰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
아마 나와 가까운 사람이나 동료들은 알겠지만 누군가 칭찬을 하거나 잘한다 소리를 해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질 않는다.
그리고 그게 우는 소리나 엄살이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며,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백 / 프론트의 선택의 기로에서도 잠시 잠깐 백엔드를 선택하려 했었는데 이유가 이랬다.
주위 여러 사람들이 내가 '프론트'를 선택했을 때 가져갈 수 있는 성향상의 이점(예. soft skill이 좋은 편)을 이야기 해주었음에도 나는 '백엔드에서 활용하는 로직을 못하니까 백엔드를 선택해서 그걸 더 공부하고 보완해야 할 것 같아...' 라는 이상한.. 논리를......펼치며...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매번 '난 이걸 못하니까 이걸 보완해야 해'의 근거를 통한 선택이었다면, '난 이걸 잘하니까 이걸 극대화 시켜볼까?' 라는 근거로 선택해보는게 어떨까.
그래서 조금은 마음 편하게 프론트 커리어를 선택했고 좀 더 효율을 낼 수 있는 나의 좋은 점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22년 말미에 결정한 이 선택이 나의 2023년을 어떻게 바꿀지는 모르겠으나
초반에도 썼듯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담담하게 또 이 결정을 이어나갈 행동을 꾸준히 해 보련다.
간단하다.
이제까지 정말 배울 점 많고, 또 좋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아 물론 어디나 지뢰는 있음. 그게 내가 아니길 바랄 뿐^.^) 회사들을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이제껏 몸담았던 곳 보다도 더 좋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
이제까지 기여했던 것보다도 더 많은 것들을 기여할 수 있는 스스로가 되기위해 노력하는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겠지..(ㅎㅎ)
얼마전에 대화의 희열 박지성 편을 보는데, 박지성이 맨유 구장에 첫 발을 디뎠을 때 감독이 이런 말을 했더란다. 웰컴 투 프리미어 리그.
나는 축구를 잘 모르지만 그 한 마디에 약간 전율을 느꼈다.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품격을 가진 구성원들이 있는 곳, 그리고 단단함이 느껴지는 회사에 가고싶다.
2023년은 우리 가족에게 꽤 중요한 해인 것 같다.
무엇 하나 확실한게 없기에 항상 부모로서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한 해.
연초에 갑작스레 이사를 가야할 지도 모르는 상황,
그리고 나의 입사에 따라 결정될 다양한 상황들.
아이의 변화, 남편의 직장과 거리 등등.
떄로는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도 답이라고 하던데.. ㅎㅎㅎ 이게 남편과 나 단 둘이라면 상관이 없겠으나 아이가 있으니 얘기가 확 달라진다 정말.
때로 불어오는 풍파를 잘 막아내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기에...
어쨌든!
무탈하게,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며 내년 이맘때 쯤에 '별일 없이 잘 보냈다~'는 말 한마디만 할 수 있으면 충분할 것 같다.
이렇게 한 해를 돌아보며 글을 쓴게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은데 의미있기도, 또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마음에 크게 남아있을 것 같은 것들이 정말 하나~도 기억나지 않기도 했고 또 '이런게 생각난다고?' 하는 것들도 있다.
어떤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무게를 두어야 할 지 명확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다.
2023년.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는 큰 모토를 가지고 이젠 '개발자'로 성장하는 스스로를 기대하며. 오늘도 해야 할 일을 하자.
잘가 2022년, 여러모로 고마웠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