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퇴사 회고

shleecloud·2023년 7월 10일
1
post-custom-banner

들어가며

개발자로 들어간 첫 직장에서 퇴사했다. 나도 안다. 먼저 직장을 구하고 퇴사하는게 훨씬 나은 것이라고. 퇴사를 회고한다.

1. 아쉬웠던 점

1-1) FullStack의 딜레마

우리 회사는 모든 개발자가 Frontend, Backend 모두 다 하는 FullStack 개발자다. 어쩔 수 없이 Fullstack은 일이 바쁠수록 각자가 더 특화된 일을 하게된다.

나는 팀장 포지션으로 DevOps와 Backend 를 주로 맡게 된다. 팀원들이 마음껏 코딩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코드 외적으로 골치아픈 문제들을 앞장서서 해결한다. 싫은건 아니지만 하고 싶은 일, Frontend를 깊게 파는 일에서 벗어나게 된다. 거기에 바쁜 일정까지 겹친다면?

1-2) SI같은 개발

우리 회사는 적은 인원이지만 엄청나게 바빴다. 문의 전화가 하루종일 오고 데이터 뽑아달라, 이슈 처리해달라, 동시에 빠듯한 데드라인까지. 무언가 고도화할 여력이 없다. 테스트나 코드 퀄리티를 신경쓰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테스트 코드를 섬세하게 만든다거나 기존 구조를 개편하면서 효율화 시키는 작업을 못한다는 의미다. ‘그 작업이 돈이 되는가’ 라는 질문에 곧바로 대답할 수 없다.

새로운 기능만 추가하면서 테스트 커버리지와 안정성은 점점 떨어진다. 최소한의 안정화와 고도화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새로운 기능만 기계처럼 뽑아낸다. 그러면서 야근을 장려한다. 이건 마치 만들고 나몰라라 하는 SI랑 다른게 없지 않은가? 이런 문제가 있지만 CTO가 없다보니 CEO를 설득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새로운 도전이 힘든 환경에서 내가 쏟아내며 얻어갈 수 있는 기술 역량은 충분한 것 같았다.

1-3) 떠나가는 사람들

개발자들의 무더기 퇴사도 영향이 있었다. CEO와의 마찰로 CTO 퇴사 이후 시니어 개발자는 전부 나가고 개발팀은 반토막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마음! 으로 열심히 다녔지만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 혼자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다. 경영진과 구성원의 뜻이 다르면 정말 힘들더라.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

2-1)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도 열심히 다녔고 좋은 회사로 기억되는 이유다. 아무리 이전 경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팀장 역할을 맡아 팀을 리드하는 경험은 작은 스타트업이니 가능한 경험이었다.

사람들과 모여서 소통하고 그걸 코드로 구현하는게 일같지가 않고 재밌었다. ‘빨리 월요일이 왔으면’ 하는 정도로 재밌었다. 우리 팀은 사기와 의욕이 넘치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이런 팀에서 일 할 수 있다면 회사 생활도 재밌겠구나 싶다.

퇴사한다고 하니 나를 위해서 모여주고 이런저런 말들을 해주는게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마지막날 점심에 팀원들이 한마디씩 해준 말들은 정말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

2-2) 두루두루 FullStack

첫 직장은 FullStack으로 두루두루 하고 싶었다. 연차가 쌓일수록 단점이 되긴 했지만 첫 시작에서 앞 뒤를 모두 해본다는 경험은 귀중하다. NestJS 환경인 것도 귀중했다. 나중에 Java, Spring 환경을 접하더라도 잘 적응할 것 같다.

Frontend는 App, Web 개발까지 모두 맛볼 수 있었다. 개선할 여지가 엄청나게 많아 너무나도 아쉽다. 이 이유 때문에 상황이 안좋아져도 나가지 못한 것도 있다. 이제 시간이 많이 생겼으니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

3. 앞으로의 일

3-1) 휴식보다 계획

쉰다.. 라는 개념이 애매하다. 해야 할 일들이 있는 상태에서 쉰다는건 미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두고 쉰다. 어차피 쉴 시간은 한참 많고 소모가 된 상태에서 쉴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휴가 계획보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할 일들을 채웠다. 출근하지 않는다고 생활이 느슨해지는걸 최대한 경계하고 싶다.

3-2) 포트폴리오로 전문성 키우기

그동안 했던 기술들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들고 싶다. 시도해보고 싶은 기술이 정말 많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도 이사하고 싶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다. NestJS로 서버 만들고 Frontend에서 좀 더 고도화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다. 테스트 코드도 잘 짜두고 싶다. 코드도 정석을 알면서 만들고 싶다. 다른 걱정없이 마음껏 개발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잠이 안 올 정도로 설랬다.

3-3) 이직

우선은 이력서, 그리고 알고리즘을 꾸준히 하고 강의와 포트폴리오다. 이게 어느정도 충족되면 지원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이직한다면 규모가 있는 개발팀에 들어가고 싶다. 최소한으로 개발자가 100명 이상은 됐으면 좋겠다. 정말 작은 규모는 경험해봤으니 이제 조금 큰 규모를 가보고 싶다. 그 조직에서 원하는 기술 역량을 채우는게 주요 목표다.

마치며

개발자 취준생일 때는 무얼 해야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개발자 취업 준비에 어떻게 시간을 써야될지 전혀 감이 없었다. 그 때는 캄캄한 동굴을 해매는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곧게 뻗은 길을 달려가는 기분이다. 무엇을 해야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니 망설임이 없다.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

profile
블로그 옮겼습니다. https://shlee.cloud
post-custom-banner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