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대학원에 가다 - 2

윤상훈·2023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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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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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준비

가고 싶은 대학원과 학과를 골랐다면, 학과 홈페이지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할 차례이다.
물론 입시기간이 아니라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먹듯이
미리미리 써둔다고 손해 볼 일은 없다.

위와 같이 각 학교별로 또는 학교별 학과별로 노션에 정리를 해두었고
핸드폰 달력에도 원서마감일의 D-Day를 기록해두면 좋다.

처음 대학원에 입학원서를 넣을 때는 으레 그렇듯, 꽤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아래 목록에서 본인에게 해당하는 서류의 목록을 추리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회사에 지원할 때는 써보지 않은 '학업계획서'와 '연구계획서'에서 두려움이 엄습하고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우 감사하게도, 내가 희망하는 학과 사이트에서는 아래처럼 작성예시가 있었는데
커피 한잔 때리면서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훑어보면
'어!? 생각보다 쓸만한데?'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경험상 회사에 지원할 때도 예시의 양식을 지키되, 눈에 띄는 점이 없다면 탈락했던 경우가 많았다.
예시를 참고하되, 다른 지원자들보다 무언가 '더'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제는 자기소개쯤은 눈감고도 작성 할 수 있고(그러면 떨어진다.)
학업계획서 또한 <학과별 전공소개> 페이지를 상세히 보면
'매 학기에 이런것을 배우니 나는 이렇게 공부하고 이러한 것을 얻어가겠다' 하는 형식으로
작성하면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다.

좋다, 여기까지 왔다면 벌써 무시무시한 원서 삼형제 중 가장 맏이만 남은 셈이다.
더군다나 이 글을 읽는 독자가 논문을 쓰지 않는 트랙을 밟는 다면 이쯤에서 흐믓한
아빠미소를 한번 날리고 과감하게 지원버튼을 누르자!

안타깝게도 나는 논문트랙을 선택한 사람이다.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남몰래 기깔나는 아이디어라도 메모해뒀냐 하면 그건 아니고
전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기왕이면 '1종 운전면허'를 원하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며 한 번도 나의 이름 석자를 내건 글을 써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論文이라는 뉘앙스가 주는 압박감에 '과연 내가 이걸 완성할 수 있을까? 그것도 회사를 다니면서?'
라며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졸업까지 2년반이나 남았는데 그 동안 뭐라도 쓰다보면 되지 않겠는가? 물론 3학기에 논문트랙이냐 아니냐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첫 2학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하지만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논문을 쓴다는게 이렇게 어렵다면, 그것을 해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은 얼마나 클 것이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나를 지탱해줄 하나의 커다란 기둥이 되어 줄 것이라 확신이 있는 만큼
'논문 그게 돈이 되겠어 도움이 되겠어?'하며 고민하기 보다는 일단 진행시켜 보자.

면접

원서제출부터 서류합격까지는 일주일이 걸렸다.
또한, 서류합격으로부터 최종 합격까지는 일주일이 걸렸으니,
원서를 제출하고나서 이주간의 텀이 생긴다.
다시 말해서, 서류합격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는 그 사이에 면접이 진행된다는 소리이며
아무래도 직장인이 다수인 사이버대학원 특성상, 면접은 해당 주말일 가능성이 높다.

준비

원서를 넣고나면 면접 날짜가 잡히게 된다.
회사 면접이었다면, 기존의 경험과 데이터를 통해 뭐라도 준비해볼 텐데
대학원 면접은 처음인지라 사실상 두손 놓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이틀 지나가다 당일 아침에 부랴부랴
1분 자기소개, 나의 장/단점, 지원 사유, 전공관련 지식, 졸업 후 계획
5가지 항목에 대해 예상 답변을 작성하고 정장을 꺼내두고 기다렸다.

면접은 오후 2시가 넘어서 예약이 잡혔는데, 전날에 근처 스터디카페 회의실이라도 예약하려 했지만
하루전에는 모든 방이 꽉차서 부득이하게 집에서 진행 했다.
만약 집안에서 면접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주일 전에 미리 회의실 등을 예약해보자.
다만, 나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오전에 미리 환경을 세팅해두고 잠깐 낮잠을 자다가 옷을 갈아입고 면접에 임했다.

준비해둔 항목은 아래와 같다.
1. 면접 링크는 줌이었지만 구글미트로 미리 뒷 배경이나 화면의 선명도를 체크했다.
2. 카메라가 상체의 어디까지 나오는지, 돌발상황은 없는지 체크했다.
3. 듀얼모니터를 썼기 때문에 시선처리가 이상하지는 않은지 체크했다.
4. 방안의 밝기가 적절한지, 알람/소음을 차단 했는지 체크했다.

예비면접

오전 11시에는 예비면접을 진행한다.
예비면접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본인의 신분증을 지참하여
본인확인 절차를 진행하면 끝이다.
소리는 잘 들리는지, 마이크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 한뒤,
카메라에 신분증을 보여준 후 종료하면 끝이다.

본 면접

나의 순서는 마지막에서 두번째였는데, 각 회차당 면접 예상시간이 15~20분이었던대 반해
앞 차례에서 다소 지연이 되어 실제 면접 시간보다 40분정도 늦춰젔었다.
시간이 지연되기도 하였고 면접자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관리자분이 채팅으로
마지막 회차와 함께 진행한다고 공지받았다.

다대다 면접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전공 지식도 얄팍하여 5분내로 끝나는것이 아닌가 걱정되었다.
심지어 앞 회차는 약속된 시간을 넘길만큼 만은 질문세례를 받았다니 불안함이 더욱 엄슴했다.

교수님은 총 세분이서 들어오셨는데, 면접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농담도 던지시면서
밝게 유지하려 하셨으며 같이 면접에 참여하신 지원자분들 모두 연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유를 발휘하여 면접 분위기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전공지식에 대해서는 따로 질문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준비했던대로 순서대로 1분간 자기소개를 했고,
왜 지원했는지 현재는 어떤일을 하는지 등의 얘기가 오갔다.
'아 이쯤이면 마무리겠구나' 생각이 들때 즈음, 마지막에 나에대해서 질문이 들어왔는데
논문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였다.
추측하건대 다른 지원자분들은 논문을 쓰지 않는 것으로 원서 작성시에 표기했나 보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연구계획서에 작성한 내용에 대한 부가적인 답변을 드렸으나
만족스러워 하시는 표정은 아니었기 때문에 면접이 종료된 후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기억나는 상세 질문은 아래와 같다.
1. 연구계획서에 작성한 내용에 대해 말해달라.
2. 해당 연구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3. 해당 연구가 우리 과목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4. 어떠한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할 것인지?

면접에서 합격문자를 받고나면 등록금을 지불할 시기가 온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생각보다 등록금 지불 기한이 짧기 때문에, 핸드폰 문자와 이메일을 꼭 확인하여 기간을 놓치는 불상사를 피하도록 하자.

장학금 등의 요건을 잘 살펴보고 난뒤, 등록금을 무사히 지불하고 나면
축하한다, 드디어 '학생'이라는 또 다른 신분을 얻게 되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첫 오리엔테이션과 입학전까지 준비한 사항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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