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의 하반기를 마치며

Sian·2023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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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하반기는 여러 변화와 결정의 시기라고 정의하고 싶다.

2022년 하반기의 나는 어떤 일을 했을까?

1. 퇴사

태어나서 처음 퇴사를 했다. 엄청나게 설레는 마음과, 큰 기대를 품고 이직을 했다.
팀원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존경했지만 더 큰 규모의 팀에서 일해보고 싶고, 기술 스택도 바꾸고 싶다는 여러 마음들로 이직을 결심했다.

(팀원들에게 퇴사파티 때 받았던 롤링페이퍼!)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전 직장을 떠나올 때, 사람의 소중함을 너무 과소평가했었고 너무 오만방자했었다고 생각한다.
기술을 찾아 떠났지만, 나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던 환경에 감사할 줄 몰랐었던 것 같다.. 🥲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팀에도 잘 적응하고 나의 내집단을 변경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전 직장은 힘든 점(회사 네임밸류, 객관적인 처우 등)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기술적으로 도전할 점도 많고, 너무나도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는 훌륭한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사랑하는 사수와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개발하던 시간이 사라진 것이 나에게 가장 큰 허전함을 주는 것 같다.

2. 새로운 회사에서의 새로운 업무

이번 이직이 나에게 준 장점은 다음과 같다.

  • 네카라쿠배 중 하나에 다닌다는 뿌듯함
  • 대기업의 경험 (좋은 복지, 나아진 처우, 업무 환경)
  • 너무 좋은 또래 팀원들
  • 스택 변경 (뷰 -> 리액트)

단점은 다음과 같다.

  • 매우 한정적인 R&R
  • 전 직장 팀원들과의 시너지를 잃어버림
  • 생각보다 회사 적응이 쉽지는 않음

전 직장보다 많은 인원이 작업하고, 코드 규모가 크고, 내가 초기부터 함께하지 않았던 팀에 적응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특히 잘하고 싶은 의욕만 앞서고, 막상 잘해내지는 못했던 내 자신에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너무 불필요하게 잘 보이려 하고, 인정받으려고 했던 행동들이 과연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다가왔을지는 잘 모르겠다.

부정적인 얘기만 잔뜩 썼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고, 큰 서비스 개발도 나름 맡게 되고 사람들과 기술 얘기를 자주 하기 위해 점심시간에 FE 관련 스터디를 하자고 꼬셔서(!?) 이래저래 즐거운 회사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입사 동기가 없던 나에게 또래 동료가 많은 팀은 너무 큰 자산인 것 같다. 짧은 시간에도 많이 친해져서 또래 팀원들과는 하루하루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하고있다.

3. 여러 네트워킹 참여

3-1. 우아한 스터디

우아한스터디(우아한 형제들에서 주최한 스터디)에 참여하여 컴퓨터구조 책을 읽었다.
사실 이 책 자체는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이 책은 키워드를 얻어가서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더 깊게 공부하거나 사람들과 해당 키워드에 대해 얘기를 나눠야 공부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여러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유의미했고, 이 스터디에서 만난 사람들과 매주 즐겁게 대화를 나눴었다. FE 개발자들도 여럿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책의 저자분도 계셔서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3-2. AWS X GIT 멘토링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어떤 오픈카톡방에서 보고 바로 지원했다. AWS 멘토님과 함께 5주동안 자유롭게 조별로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았다.
특히 AWS Jam, immersion day 등을 경험해보는 건 너무 재밌었고, VPC 관련 실습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추후 회사에서 VPC 콘솔 개발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3-3. web.dev 스터디

하반기 동안 web.dev 사이트를 공부하는 스터디를 진행했다.
이 스터디에서 메트릭과 캐시에 대해 발표했었는데, 특히 이 메트릭은 한번 잘 공부해두었더니 렌더링을 공부할 때나 컨퍼런스에서 최적화 세션을 들을때나 등등 아주 쏠쏠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 참 좋았다.

이외에도 구글 스터디잼, three.js 스터디, 사내 스터디, 종종 진행하는 모각코, 또다시 이어지는 넥스터즈 활동 등등이 있지만 생략하고자 한다.

4. 여러 컨퍼런스 참여

컨퍼런스 참여에 대한 후기는 다음 글로 대체한다.

https://velog.io/@sian/2022-%ED%95%98%EB%B0%98%EA%B8%B0-%EC%BB%A8%ED%8D%BC%EB%9F%B0%EC%8A%A4-%ED%9B%84%EA%B8%B0

5. 결혼

와! 내가 유부녀라니!
이게 올해 가장 큰 결심 중 하나이면서도, 가장 쉬운 결심 중 하나였다.
나는 대학생 때만 해도 결혼을 하지 않을거라고 얘기하곤 했었는데, 전 직장을 다니며 그 생각이 많이 깨졌었다. 전 직장에 친한 동료들이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너무 즐겁게 지내는 걸 보고 많이 부러웠고,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단순히 부러움뿐만은 아니라, 나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를 갖고싶어서 결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내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 어떤 취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추억을 갖고 성장했는지를 공유하고 싶었고, 상대방의 인생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평생 이렇게 누군가를 탐구하고 싶고 아끼고 존경하게 되는 건 처음이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존경하고 배울 점이 있고 마음 속 깊이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상대방을 만났고, 그 상대방과 평생을 함께할 미래를 약속할 수 있게 된 건 올해의 가장 큰 행운인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2022년은 나에게 여러 결심과 변화가 가득한 해였다.
컴포트 존을 벗어났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전 직장이 너무나도 그립고 서글퍼지기도 했다가 지금 팀원들과 즐겁게 놀 때면 또 행복해지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 스택을 공부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가, 톱니바퀴가 되어버린 것과 같은 자신을 느낄 때 한없이 슬퍼지고 회사에 마음을 못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선택한 것이고, 마음을 못붙여서 네트워킹을 하고 외부로 계속 돌아다녀봤자 결국 나는 내가 속한 집단을 사랑하고, 그 집단에 나의 기여도가 충분해야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인 것을 깨달았다.

나는 올해 나의 가치관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갈피를 잡은 것 같다.
나는 인정욕구보다는 기여욕구가 큰 사람이고, 회사의 도메인이나 네임밸류보다는 그 안을 구성하는 사람과 팀원이 중요한 사람이다.(하지만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리고 내가 만드는 프로덕트를 사랑하고 싶고 기술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고싶다.

그래도 일단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내가 다니는 이 회사를 사랑해보려 노력하고,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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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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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9일

익숙했던 환경을 바꾼다는 결정에는 참으로 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죠... 시연님의 앞날을 늘 응원합니다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