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재택 덕에 일어난 일들(#26✍️)

sik2·2021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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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일 재택이나 자율재택으로 나름 프리하게 재택을 하다가 몇주 전부터 전일 재택을 하고 있다.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고 재택이랑 궁합이 잘 맞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상황이 되니 나름 적응해서 하고있다.

최근에는 게더타운이라는 메타버스에 사무실 같은 환경을 셋팅해주어서 그곳에서 같이 일하는 느낌을 내며 근무하고 있다.

그래도 재택보다는 오프라인 출근을 하고 싶지만 재택을 하면서 얻은 몇가지를 적어본다.

늘어난 혼자만의 시간

군대 이후로 혼자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복학 이후 부터는 줄 곧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 돌아보기 보다는 직진을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장기간 동안 재택을 하다보니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퇴근 후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하루이틀이지 그만 질려버렸고 혼자 있는 시간에 지난 일들을 자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지나쳤던 일들 바쁘다고 핑계 되면서 안했던 일들을 하나, 둘 리스트업 했다.

예를 들어 냉장고 물건 다 꺼낸 후 시동끄고 청소하기, 000 물건 사기 등 하나하나 적고나니 차근차근 실행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출근 전, 점심식사 후 남는시간, 퇴근 후에 하나씩 처리를 해보았다. 생각보다 짬짬히 내는 시간이 큰 시간이란 걸 느꼈고,

오랜 기간 미룬 일을 하나하나 달성할 때 만족감은 매우 기분이 좋았다.

덤으로 그동안 스케줄 관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는데 이번 기회로 많은 노하우가 생겼다. 이를 통해 하루하루 목표를 달성하고 회고하며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경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언택트 라이프 사이클

소비패턴 또한 많이 변화했다. 배달 음식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컸기에 구독형 정기 배달이나 밀키트 같은 종류를 대량 주문했다. 재료를 최대한 싸게 구매해 직접 조리해서 먹었다.

사실 요리를 하면서 지루함을 버티는 재미도 있었지만 일단 나가는 돈이 많이 줄었다. 예전부터 쓸데없이 편의점 가서 소비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나름 소비의 최적화를 이룬 것 같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재택 기간 동안 가장 의미 깊게 본 영화는 라스트 홀리데이다. 백화점 식기 판매담당으로 일하던 주인공이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재산을 모두처분하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여행을 떠나며 일어나는 일이다.

사실 조금 유치한 내용이지만 지금 시기에 보아서 그런지 의미 깊게 다가 왔다. 사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언젠간 말이다. 하지만 그걸 자각하고 살기 쉽지않다. 이걸 자각 하고 살면 어떤 선택에 있어서 큰 고민을 하지 않게 된다.

나도 영화를 보고 뭔가 고민이 들면 조금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무한히 살것도 아니고 이런 고민할 시간에 뭐라도 많은 경험을 하자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눈을 감을 때면 물질적인 소유보다는 내가 살았던 지난 날들에 대한 행복했던 기억이 소중할 거 같기 때문이다.


끝으로 바쁜와중에 먼저 연락해주고 하루라도 지루함을 덜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 사람들에겐 상투적인 행동일지 모르지만 그 작은 행동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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