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상반기 스타트업 회고록

소은비·2022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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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반이나 지나다니

2022년의 반이 지났다. 이 시점에 아직 2021년 회고록도 미루고 있는데, CTO님이 상반기 회고록을 써서 공유하자고 하셔서 이렇게 쓰게 되었다. 역시 나는 누가 멱살잡고 시키지 않으면 실천이 어려운 스타일인 것 같다.

상반기, 뿌듯한 점과 아쉬운 점

업무를 체계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이번 년도에는 신년마다 세우던 지키지도 못할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주차별로 업무를 관리하는 노션을 만들어서 요일별로 한 일과 TIL(Today I Learned)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원래 목표는 주말에 해당 주차의 TIL들을 모으고 좀 더 공부해서 개발블로그를 쓰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TIL도 안쓰게 되고 블로그글도 한번도 못올렸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해서 실행에 옮겼으면 나만의 좋은 룰이 되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지금까지도 주간목표와 요일별 한 일은 메모하고 있다는게 나름 뿌듯하다. 하반기에는 TIL도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상반기, 개발을 제외하고 기억에 남는 일

  1. ADP(데이터분석 전문가 자격증)

    2년 전 여름이었나..? 데이터 분석가로서 ADP를 따야겠다 싶어서 시험을 봤다. 필기는 쉽게 붙었지만, 실기는 아쉽게도 불합격이었다. 합격률이 2%가 안되는 원래 난이도높은 자격증이라지만, 그렇게 ‘요건 몰랐지?’ 하는 문제를 낼 줄은 몰랐었다. 그 후로 거의 포기하고 살다가 유효기간 만료가 다가온 걸 깨닫고, 마지막 실기시험을 보기로 결심했다. 합격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그래도 회사일만 하면서 살다가 오랜만에 자격증 준비하니 스트레스받으면서도 뿌듯했던 것 같다.

  2. 클라이밍

    내 클라이밍 경험은 고3 수능이 끝나고 단체 현장학습으로 갔던게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딱히 클라이밍을 할 일이 없었는데, 과 후배이자 팀원이신 분의 제안으로 클라이밍 강습을 갔다. 정해진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가는 것을 ‘문제를 푼다'라고 표현하는게 흥미로웠고, 문제를 풀기 위해 몇 번을 넘어지면서도 다시 벽을 오르는 사람들이 멋있었다.

  3. 캠핑과 가족농장

    가족들과 주말마다 캠핑도 많이 다녔고, 가족농장도 가꾸게 되었다. 자연에서 힐링하는 느낌이 너무 좋다.

  4. 사무실 이사

    네이버 d2sf를 나와서 새로운 공유오피스로 이사를 했다. 시설은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테라스가 딸린 사무실이라는게 낭만이 가득한 것 같다.

상반기에 했던 주요한 프로젝트들

1) 분리불안케어 개발(서버, 웹프론트, 기획)

작년 말부터 제일 중심으로 맡고있는 프로젝트고, 아직 진행중이다. 기획팀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기획에 참여하고, 서버랑 웹프론트를 거의 원맨쇼로 개발했던 것 같다.

이 프로젝트로 최근에 야근을 많이 하고 있고, 사실은 스트레스도 조금 받고 있다. 가장 힘든건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개선해나가자’ 라는 취지가 있다보니 개발한 걸 엎고, 수정하고, 다시 개발하는 작업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진행되어온 히스토리만 봐도 눈물겹다.

🥲 분치프1기 → 재정비 후 분치프2기 → 신청자 미달로 인한 취소 → 오픈베타 → 2주 챌린지 → 분불클

기획쪽 결정사항에 따라 새롭게 필요한 부분의 DB구조와 api를 설계, 웹쪽 외주개발자님과 소통하면서 분리불안케어 페이지를 리뉴얼, 20분녹화기능 개발, 맞춤형으로 플랜이 제공되는 로직 구현, 2주 챌린지 구현, 결제페이지 구현 등등..

가끔은 모집이 끝나면 지워질 배너를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레거시코드를 짜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좋은 코드를 짜기 위해 좀 더 고민하게 됐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매력있는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많은 부분들이 개선될 것 같고, 많은 작업사항들이 생길 것 같다. 지금 한창 서버 리팩토링이 진행중인데, 다른 분들이 이 프로젝트의 코드를 읽고, 이해하고, 리팩토링해서 구현할 수 있을만큼 가독성이 좋은 코드로 짜고 싶다. 무엇보다 서비스가 흥했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2) 데이터분석 - 사용자지표 확인 툴 만들기

이전의 나에게 데이터분석에 있어서 Python보다 R 코드가 더 익숙했었고, 그래서 팀 내부공유용 사용자지표 확인툴인 데일리리포트를 R의 shiny로 개발했었다. 그런데 점점 관리하는 로그데이터가 커지다보니 로딩속도가 느려짐과 함께 가끔은 메모리 에러가 발생하기도 했고, UI도 가독성이 떨어지다보니 팀원들이 데일리리포트를 잘 보지 않는 것 같았다.(물론 난잡한 UI는 shiny가 아닌 내 잘못이었지만)

사용자지표 데이터를 더 잘 보기 위해 사용자지표 확인 툴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다른 회사들은 로그분석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ELK 스택 등에 대해 공부해보았지만, 시간이 한정적이기도 하고 혼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에는 겁이 나기도 해서 결국에는 로그관리구조 개선과 함께 Python의 streamlit으로의 대체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는 속도도 많이 개선되었고, dau, mau, churn_rate, retention, 스트리밍 에러율, 스트리밍배너 클릭률, 충성고객지표 등의 더 많은 지표들을 추가하여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필요한 지표가 있거나 지속적으로 파악해야할 통계나 분석결과가 있으면 그때그때 추가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요즘은 기획팀을 포함한 팀원들이 데일리리포트를 많이 애용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

3) 서버 - 푸쉬알림 스프린트

푸쉬알림 기능이 개발되고서 연동 알림과 같은 정말 필수적인 푸쉬알림만이 존재하는 상태였고, 더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기획팀과 함께 소통하면서 스프린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스프린트 1차: 짖음 알림기능
스프린트 2차: 짖음 알림메시지 종류 추가, 20분녹화 완료 푸쉬, 도기 플래너 아침 알림푸쉬
스프린트 3차: 움직임 없음 알림(이탈감지), 알림설정 구체화

다양한 푸쉬메시지를 관리하기 위한 csv 형식의 파일을 만들었고, 해당 파일로부터 각 케이스에 맞는 푸쉬메시지를 가져와서 푸쉬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로직을 구현했다.

그런데 여기서 이슈가 하나 있었다.. 배포 다음날에 팀원분이 다른 펫이름으로 짖음알림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듣게 된것이다. 당황해서 문제를 분석해본 결과, csv파일의 원본데이터가 수정되는 바람에 맨 처음 펫이름이 적용되었던 것이다. dict형식의 데이터를 .copy() 해서 쓰는 방식으로 해결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다.

4) 모델개발, 서버 - 이상행동 감지 및 태깅 프로젝트

모델개발팀의 경우에 연구방향성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불명확하다고 느껴질때가 많았다. 그러다 이번년도 초에 대표님의 반려조 앵환이가 아팠던 경험을 토대로 반려동물의 이상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잡게되었다.

먼저 이상행동의 정의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탐색적 데이터분석을 먼저 하기로 했다. 각자 영상의 분석정보를 나름의 방법대로 분석해보며 특이점이 있는 영상을 찾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아쉽게도 인사이트를 많이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결국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행동’을 먼저 알기 위해, 리포트에 몇가지 태깅정보를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5) 모델개발 - 댕상분석 해커톤

그냥 이건 해커톤때 맛있는거 많이먹었던게 기억나서 넣어봤다. 다같이 파티룸 잡아서 맛난 저녁 먹고서 밤새서 댕상분석 해주는 웹을 만들었다. 나는 분석공장을 맡았고, 이전에 사용한 적이 있는 dog face detector 오픈소스를 이용해서 결과에 따른 배경이미지와 합성해주는 로직을 구현했다.

아직 배포가 안된게 아쉽다. 배포되면.. 흥해라 흥!!

다른 스쳐간 업무들..

  • 각종 에러 해결
  • 필요할 때마다 간단한 데이터분석 진행
  • 서버리팩토링
  • 분석공장 리팩토링 서포트
  • 분석공장 타임랩스 s3에서 관리하도록 개선
  • 분석공장 워터마크 위치 변경
  • 마케팅 수신동의 설정 변경할 수 있도록 구현
  • 영상 일괄 다운로드/삭제 기능 구현
  • 등등..

돌아보기

갑자기 이렇게 회고록을 쓰다보니까 연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중반이라서 다행이다. 왠지 시간을 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번 상반기도 참 정신없이 일했던 것 같다. 시간내서 공부를 하고싶었지만, 그렇게 못했음에도 일하면서 조금씩 알게된 지식들도 있는 것 같고.. Vue나 streamlit, pandas, python 등의 개념들에도 더 익숙해진 것 같다. 특히 python으로 데이터분석하려고 할 때 df 다루는 함수이름을 맨날 까먹어서 서치하는데 오래걸렸는데, 이제 그 시간이 많이 줄은 것같다.

아쉬운 건 이번 상반기에 실수가 잦았던 것 같다. 테스트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dev 배포했는데 에러나서 몇 번이고 hotfix 배포하면서 겨우 고쳐내고.. 커밋 히스토리를 더럽히고 있는 주범인 것 같다. 좀 더 침착하고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새로운 것들도 더 많이 공부하고 싶고, 어떻게 더 좋은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공부하려고 하지 않으면 코드를 짜던대로만 짜게 되는 것 같다.

코드를 발전시켜야지..!

남은 하반기에는 좀 더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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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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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30일

정말 많은 일들을 하셨군요...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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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30일

크..역시...최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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