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프로젝트 시작, 기획은 쉽지 않구나 - 항해99 8주차 회고

싱클베어·2022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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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99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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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이야기

여덟번째 회고록을 작성하게 되었다. 어느새 3월이 시작되고 봄이 왔다. 새로운 실전 프로젝트 조원과 본격적으로 기획하고, 회의하며, 구현하느라 거의 매일 같이 새벽3시 넘어서까지 있으며 바쁘게 보냈다. 힘들었지만 정말 기분좋게 한 주를 보내고, 상큼한 마음으로 회고록을 작성해볼까 한다.

물론 매 주마다 늘 어려웠지만, 이번주만큼은 정말로 쉽지 않았다. 리더를 맡게되서 부담감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이고, 기획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그리고 그에 따른 개발을 설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실히 깨닫는 한 주 였다.

  • 실전프로젝트 시작
  • 기획은 어려워
  • 느낀 점
  • 내게 아쉬웠던 것

실전프로젝트 시작

리더/부리더를 정하는 시점에, 리더/부리더 사전 모임이 있었다. 저번주 수요일에 대표님과 면담 자리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기획해서 가져갔다가, 단순 CRUD에 그치는 아이디어가 많아 대부분 기각됐었다. 사실, 기각된건 아니지만 다른 좀 더 기술적인 도전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좀 더 떠올려볼 것을 얘기받았다.

아이디어 기획 시작

실전프로젝트 시작일인 2월 25일 금요일은 고스란히 브레인스토밍에 쏟았다. 긴 회의 끝에 아이디어가 열댓개 정도 나왔지만, 내부적으로 투표해보니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되었다.

  1. To-do 리스트 게이미피케이션.
  2. 알고리즘 문제 풀이 사이트에서 질문을 올리면, 튜터와 튜티를 연결해 화상으로 문제풀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하고, 질문 답변도 남길 수 있는 사이트.

사실 1번의 경우는 항해 3기 분들이 이미 유사하게 구현한 것이 있어서 솔직히 걱정되었다. 정확히 레퍼런스 삼은 Habitica 라는 서비스도 이미 있었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너무나 명확했다.

2번의 경우는, 화상 통화WebRTC 라는 기능에 대해 너무 묶여서 돌아갈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선택하기 좀 꺼려졌다. 구현해보면 좋기야 하겠지만, 좀 더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고 다른 기능을 붙여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많은 이야기 끝에 1번을 선택하고, 두 가지 레퍼런스 페이지를 가지고 시작하기로 하였다.

챌린저스의 경우는 이번에 조사하면서 사실 처음 들어봤다. 부리더님이 사용해본 경험이 있어서, 다같이 앱을 다운로드 받아 가입해보고 설명을 들으며 진행해보았다. Habitica는 내가 아주 잠깐 사용해봐서 화면 공유를 하며 버튼을 누르면 어떤 동작이 일어나고, 게이미피케이션이 앱에 어떻게 녹아있는지를 함께 살펴보았다. 기존에 Microsoft To Do(구 Wunderlist) 를 오랫동안 사용해와서, 인터페이스는 그렇게 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챌린저스 서비스는, 같은 습관에 대해 여러명이 도전하고, 도전하는 시점에 각자 돈을 걸고, 그것을 계속 지킨 사람들끼리 다른 도전 실패자들의 돈을 나눠갖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이 부분을 똑같이 구현할 필요는 없으니, 게이미피케이션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경험치와 포인트를 주고, 그것을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무언가를 살 수 있게끔 하면 좋지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정해진 기획의 핵심은 아래 두 줄이었다.

사용자가 도전하고 싶은 습관 만들기를 다른 사람과 함께 달성해나가며, 좋은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
습관 만들기를 함께 도전하는 사람들과 채팅할 수 있는 기능, 습관 만들기 진행 도중, 달성 완료 시 마다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포인트, 경험치 지급. 포인트로는 의상, 악세서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점을 둘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계속 그 지점에서 마음이 걸렸다. 챌린저스와 너무 동일하게 하기엔, 클론 코딩 6주 하셨네요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싶진 않았다. 포인트가 될 지점이 뭔가 있었으면.. 하고 고민하다가, 키워드를 작심삼일도 열 번 반복하면 한 달이다 라는 것을 핵심 키워드로 잡았다. 그러니 고민했던 포인트들이 많이 풀리고, 이후 기획이 좀 더 수월해졌다.

물론, 나중에 구현 단계로 들어갔을 때 많은 계산 규칙과 용어에 대한 정의를 끝없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회차, 바퀴, 라운드, 사용자의 실제 인증 횟수... 고려할게 정말 많았다.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26일까지 기획안을 작성하여, Starting Assignment에 업로드 하고 당일 저녁에 답변이 달렸다. 실제로 받은 답변이다.

좋습니다! OO챌린지에 관한 서비스는 많았습니다만, 챌린지를 통해 캐릭터의 성장을 도모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추가되어 좋은 것 같습니다. 성장, 캐릭터 꾸미기가 부가적인 느낌이 아니라 챌린지 기능만큼이나 메인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고 기획이 엎어지지 않은 것에 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조들은 기획이 정제되지 않아서 다소 허겁지겁 쓴 곳도 있었고, 모호하게 쓴 곳도 많았다. 당연하긴 하다. 이틀만에 이 기획을 정하고, 내용을 정리하라고 했으니...

다만, 캐릭터 꾸미기가 메인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조금 걱정되긴 했다. 어떻게든 만들 수는 있겠는데 이 기간동안 정말 가능할까? 어떤 기능을 붙여야 더 좋을까? 정말 고민됐다.

머리를 살짝 스쳐지나갔던 것들은, 지난 2018년 초에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이용한 나이키 에어맥스 줄서기나, 닷페이스의 퀴어 퍼레이드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기획이 떠올랐다.


2018 나이키의 에어맥스 줄서기


2020 닷페이스의 퀴어 퍼레이드 행진 -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인스타그램이 가로 3칸, 정사각형 모양의 수많은 게시글 피드로 이어진 것을 이용해 마치 캐릭터들이 줄서기를 하고 있는것처럼, 또는 행진하는 것처럼 보였다. 함께 새로운 작심삼일을 같이 해보자는 느낌이라, 캐릭터들이 함께 북적이는 걸 표현하고 싶었는데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어서 좀 더 어떤 기능을 넣을 지 고심중이다.

다른 조들이 어떤 기획을 했는지 살펴봤을때,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WebRTC 기술을 써보려는 조가 정말 많았다. 이전 기수는 화상 채팅과, 본인들이 기획한 플랫폼과 정말 잘 맞았다. 다만 다른 조들은 그 기능이 정말 필요한지를 되뇌어봤을 때, 스스로에게 설득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 같다. 그것이 스스로 설득이 안된 조들은, 기획 평가때 다소 모호하다거나, 그게 꼭 필요할까요? 등의 질문을 되받기도 하였다.

다행히 통과는 됐지만, 여전히 고민할 게 많았기에 많은 고민을 안은 채로 7주차는 이렇게 종료되었다.


기획은 어려워

분명히 7주차의 토요일이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세부적인 내용을 얘기하다보면 기능은 금방 잡히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큰 오산이었다. 8주차 월요일에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기획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화요일에 대표님과 전반적인 점검을 받고 났다. 이후 시작하게된 와이어프레임 작성, API 설계, 데이터베이스 구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초기에, 서비스에 사용될 용어들을 정말 확실하게 잡고 가고 싶었다. 이것이 서로 정확하게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있어야 구현하는 도중에 서로 헷갈리지 않고 이 내용이 맞는지? 저것이 맞는지? 하고 임의로 작성했다가 일을 두 번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정말 쉽지 않았다.

가장 고민 했던 것이, 아래와 같은 하나의 유저의 사용 플로우였다.

습관 만들기 라는 것에 도전하는 날짜는 3일 * 10사이클로 잡고, 인증 수단은 사진 업로드 이며, 30일이 지나고 나면 그 챌린지는 닫힌다.

이 단순하다면 단순할 수 있는 한 문장에 정말 여러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 3일 * 10사이클은 너무 길어요
  • 사이클, 회차, 바퀴, ... 용어들이 잘 이해가 안가요.
  • 중도 참여는 가능한가요?
  • 저는 현재 이 습관 만들기에 참여중인데, 따라가기 힘들어요. 중도 하차가 가능한가요?
  • 3일 연속 인증하지 않으면 페널티가 있나요?
  • 경험치, 포인트는 언제 지급되나요?
  • 인증 수단을 사진 업로드로 사용 했는데, 누가 아무 사진이만 올려도 통과가 되나요?
    • 이 경우, 누가 제 사진을 인증해주는 절차가 있나요? (새로운 사용자 유형이 추가되어야 함)
  • 끝난 습관 만들기 들은 다시 열람할 수 있나요?
  • 인증샷을 올린 페이지를 어디서 볼 수 있나요? 같이 습관 만들기를 진행한 다른 사람의 인증샷도 볼 수 있나요?

절반도 적지 않았는데 벌써 엄청나게 많은 내용들이 달렸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비즈니스 로직에 대한 고민이 곧바로 따라왔다. 현재는 몇 가지를 고정 시켰다. 1차적인 기능 구현이 완료되고 났을 때, 로직을 바꾸거나 추가로 구현을 붙여볼지를 고민하고 있다.

  • 하나의 습관 만들기 는 3일 * 10사이클 고정
  • 중도 참여는 불가하지만, 중도 하차는 가능하게끔.
  • 경험치, 포인트는 매일 인증할때마다 부여. 해당 습관 만들기 각각에 대해, 연속 인증 시 추가점을 주는 로직을 구현할 수 있다면 추가적으로 구현. (사용자 유인책)
  • 인증 수단은 사진 업로드를 하는 것으로 끝. 추가적인 인증 절차는 없다.
    • 즉각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좀 더 좋은 사용자 유인책이 될 것이라 생각함.
  • 종료된 습관 만들기 들은 다시 열람할 수 있고, 나의 인증샷들도 모아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정하고 구체화하는 전체 회의가 꽤나 자주 발생해서, 목요일 즈음에는 조원분들이 다소 피곤한 기색들이 비치긴 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뼈대를 큼지막하게 잡고, 세부적인 내용들도 상세하게 작성되었다. API 설계도 어느정도 초안이 나와서, 점점 살을 붙여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낀 것

  • 조원들 다들 의욕적이에요. 밸런스도 잘 잡혀있음.
    • 회의 진행 잘 해주시는 부리더님과 프론트엔드 조원 분께 매우 감사함.
    • 생각중일때 말을 동시에 못하는 나의 약점을 잘 보완해주십니다.
  • 회의 내용 Wrap-up의 중요성, 중간 중간 쉬는시간 의무적으로라도 넣는 것.
  • 금요일 저녁시간에 잠깐의 휴식. 팀원끼리 MBTI 알아보기.

내게 아쉬웠던 것

  • 일감 분배.
  • 백엔드에서 기술적 도전 포기는 조금 아쉬움.
    • 데이터베이스 관계형에서 다시 MongoDB로 온 것.
      • 관계 테이블을 작성하다보니,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능 구현이 너무 늦어질거 같아 1보 후퇴.
    • 대신 서버 운영에서, 붙여볼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더 많이 붙여보기로.
    • "까이기 세션" 에서 방어용.
  • 내 책임감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무겁구나를 느꼈습니다.

참고 URL

프로젝트 구상 아이디어
Habitica - Gamify your life
챌린저스 - 습관형성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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