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방향

서준형·2026년 3월 7일

2026년이 되면서 다시 사회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따라왔다. 일단 대학원에 가고 싶다고 주변에 말은 해두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취업 시장이 어렵다 보니 선택한 도피성 결정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사실 대학원을 정말 가고 싶은지도 스스로 확신이 없었고, 그 수많은 분야와 연구 중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연구실을 찾아보고 컨택도 해보았지만, 직접 마주한 연구실의 분위기나 연구 방향이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다른 경우도 많았다. 그 과정을 거치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까지 나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대학에 들어온 이후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을 그려나가면 좋을지 스스로 정리해보려 한다.

나의 여정은 20살 재수를 거쳐 21살에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과에 입학하며 시작되었다. 생명과학 자체가 싫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는 생명과학 그 자체보다 생명 데이터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쪽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데이터를 통해 생명 현상이나 의료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결국 2학년 때 스마트 ICT 융합공학과로 전과를 결심했다. 기본적으로 컴퓨터공학 기반이면서도 추가적으로 부전공을 선택해 내가 원하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분석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큰 기회로 다가왔다.

전과 후 컴퓨터공학 수업을 들으며 프론트엔드나 백엔드 개발도 경험해보았지만, 그런 개발 분야는 나와 크게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나는 무언가를 구축하는 것보다 분석하는 쪽에 더 갈증을 느꼈고, 3학년 때 응용통계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하며 데이터 분석 분야에 더욱 몰두했다. 하지만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3학년 2학기가 되기 전 교내 데이터 분석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정제하며 발표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머신러닝 모델들을 실전에 적용해보는 과정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이후 더 넓은 경험을 위해 빅데이터 연합동아리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이전보다 딥러닝을 활용한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었다. 나는 딥러닝 실전 경험이 부족했기에, 오히려 이 기회에 다양한 분야를 모두 찍먹해보자는 마음으로 매번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분야를 선택했다. 덕분에 컴퓨터 비전, 추천 시스템, 시계열 분석, 멀티모달, 자연어 처리 등 여러 분야를 깊지는 않더라도 한 번씩 경험해볼 수 있었고, 동료들과 공모전에도 나가보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동아리 활동 중간에 사회복무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2025년 8월까지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면서 SQLD, ADsP, 빅데이터분석기사, 토익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며 내실을 다졌다. 활동이 끝난 뒤에는 기술 블로그 소모임에 참여해 매주 한 편씩 글을 쓰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9월과 10월부터는 가장 재미있게 했던 추천 시스템과 자연어 처리 관련 논문들을 읽으며 미래를 구상했다. 하지만 논문을 읽으면서도 내가 정말 이 분야를 계속 연구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서지 않았다. 여러 연구실과 면담하며 나의 부족함을 느끼기도 했고, 내가 너무 CS 중심의 연구실만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도 깊어졌다. 나는 모델의 구조를 극단적으로 개선하는 것보다 AI를 실제 도메인에 활용하는 것에 더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공부했던 생명과학 전공이 떠올랐다. AI와 딥러닝을 활용하면서도 의료 데이터라는 확실한 도메인을 연구하는 곳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이것이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왔다. 생명과학 배경지식, 데이터 분석 능력, 그리고 AI 경험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지점을 드디어 찾은 것이다. 곧바로 관련 연구실 두 곳에 연락을 드렸고, 감사하게도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그중 한 곳은 나의 목표와 너무나 잘 맞는 곳이라 이제는 그곳을 향해 집중해보려 한다.

2025년까지는 명확한 목표 없이 그저 열심히 달려왔던 것 같다. 대학원과 취업 사이에서 뜬구름을 잡는 듯한 기분에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생겼다. 목표가 분명해지니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교수님께서 공유해주신 소중한 자료들을 시작으로, 이제는 흔들림 없이 이 길을 준비해보려 한다. 다음 글에서는 그 자료들을 하나씩 정리하며 본격적인 공부의 기록을 남겨보겠다.

3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6년 3월 9일

서준형 연대기 ㄷㄷ 위대한 서막이네요

답글 달기
comment-user-thumbnail
2026년 3월 9일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답글 달기
comment-user-thumbnail
2026년 3월 9일

준형님의 이야기에 공감되는 것도 많네요 !! 앞으로의 공부 기록도 잘 챙겨보겠습니다 :)

답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