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본 포스팅은 정보 전달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디프만 13기가 흘러간 타임라인에 맞춰 당시를 추억하는 글이에요.
나와 디프만의 인연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직중이던 회사에서 디프만 후원 담당자였는데, 매우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디프만에 대한 나의 인식은 최악이었다.
퇴사하고 개발자로 전직한 뒤, DND라는 동아리를 했다. DND에서 같은 조를 했던 친구들과는 아직도 자주 연락하고, 종종 모이기도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활동 기간이 짧다는 점, 거기다 인원도 적다보니 기간 내에 개발을 마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뭔가 아쉬워서 다른 동아리를 찾아보았는데, 마침 디프만 모집기간이었다.
이전 일때문에 찜찜했지만, 활동 기간도 길고 팀 규모도 크고, 현직자 비율도 꽤나 높아서 지원하기로 했다.
대부분 동아리에서 자소서는 받는데, 디프만은 특이하게 추가로 기술면접이 있었다.
나에게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질문이 없었고, 같이 면접보신 분에게는 peerDeps 관련된 질문이 있었던 것만 기억난다. 이때 면접관이었던 혜성이와 한 팀이 되었다.(👍)
확실히 동아리가 체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화상면접을 위한 맵을 따로 만들어놓고(이때는 게더타운이 아니었던 것 같다.) 시간도 잘 지켜져서 좋았다. 모집 결과는 금방금방 나왔었던 걸로 기억한다. 운영진이 열일을 하지 않았을까?
뭐라고 해야하나. 킥오프? 오티?
어쨌든 동아리 활동 시작을 위한 첫 모임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됐다.
강남역에서 크게 멀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해서 걸어갔는데 생각보단 좀 멀었다. 첫 날부터 지각할뻔 했다.
가서 뻘쭘하게 자리잡고 앉아있었는데, 후원사 소개같은 걸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러다 팀별로 모여서 둥글게 둘러앉아 자기소개도 하고 그랬었는데, 솔직히 좀 시끄러워서 팀원들이 뭐라고 했는지 하나도 안들렸다ㅋㅋㅋㅋㅋ 그냥 '아~ 끄덕끄덕~' 했다. 생각보다 연령층이 다양해서 놀랐다. 내가 제일 나이 많을 줄...
그리고 뭔가 회식을 했던 것 같다. 잘 기억이 안난다. 고기를 먹었던 것 같다.
다들 그렇겠지만 처음 만난거라 어색했다.
나는 어색한 사람들과는 밥을 잘 못먹어서(조금만 먹게된다) 집가서 뭘 더 먹었던 것 같다.
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주 1회, 게더타운에서 진행했는데 아이데이션, 기술스텍 등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 팀은 추진력이 좋은 팀장 도진이를 만나서 금세 아이디어를 결정하고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시다시피 프론트엔드는 디자인이 나오기 전까지 별로 할 게 없다.
그나마 할 일이 스캐폴딩인데, 스캐폴딩을 비롯해서 CICD까지 거의 혜성이가 멱살잡고 이끌어서 내가 기여한게 없었다. 혜성이는 정말 물건이다.
이것도 정말 대단한데, 디자이너들이 엄청난 속도로 디자인을 뽑아주었다. (Behance Link)
디자인 토큰 정의부터 컴포넌트 정리까지 완벽했다. (솔직히 이때는 이게 대단한 건줄 몰랐다...)
당시 회사에서 컴포넌트 개발과 밀접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컴포넌트와 커스텀 훅 개발에 열심히 참여했다.
근데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좀 버겁긴 했었다 ㅠㅠ 그나마 컴포넌트 개발은 회사에서 하던 일이랑 비슷해서 금방금방 할 수 있었다.
svg로 한땀한땀 그려낸 반원차트
아마 현직자라면(특히 야근이 많다면) 디프만 활동과 직장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다음 날 출근해야하는데, 새벽에 퇴근하고 나서 개발을 할 수 있을 리가...🥲
이때쯤 디프만에서 네트워킹 데이를 진행했다.
디프만에 참가한 이유 중에 네트워킹도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했으나.. 사실 이때는 우리 팀도 그닥 친하지 않았던 것 같다ㅋㅋㅋㅋ
디프만 측에서 랜덤하게 팀과 팀을 매칭해줘서 자연스럽게 같이 어울릴 수 있게 해주었고, 나는 윤호님과 짝꿍(?)이 되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돌아다녔다기 보다는 스티커만 받으러 다녔다...?
위에서 어색한 사람들과는 밥도 잘 못먹는다고 했는데, 매칭되었던 7조 분들이 다들 그런 편이라 뒤풀이때도 재미있었다. 뭔가 7조에는 손석구 닮으신 분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하루 종일 들었던 것 같다.(근데 진짜 좀 닮긴 하셨더라) 아, 그리고 이때 도진이가 술먹으면서 소리를 너무 질러서 민원이 들어왔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요런 자리가 한번정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 뒤로는 쭉 개발만 달려서 좀 아쉽긴 했다. 근데 있었어도 참여할 여유가 됐을까?🤔
원래는 중간 발표 시기에 맞춰서 1차 배포를 진행하기로 했었는데, 현실적으로 조금 무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꽤나 근접하게까지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중간 발표때는 어떻게 잘... 발표를 했다. 했나? 왜 기억이 안나는지 모르겠다.
발표 이후 회고를 진행했다.
다들 빠른 개발 진행을 좋았던 점으로 꼽았던 것 같다.
딱히 크리티컬한 아쉬웠던 점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팀원들이 별로 안친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술 마실때 '이제 말 놓자~' 하고 다음 날 회의때는 다시 존댓말하는 사이랄까...
나는 돌려서 말하지 않는 개상남자다. 그래서 아쉬운 점에 덜친하다고 적었다(원래 안친함으로 적으려다 고쳤다.)
덕분에 조금 더 오프라인 모임(모각작 + 저녁 + 술)이 활성화 된 것 같다. 휴~ 다행.
1차 배포를 최대한 앞당겨서 진행하기로 했고, 회사 일은 점점 더 바빠졌다.
컴포넌트 작업이 끝나고 페이지 작업에 들어갔지만 나는 최대한 미루고 미뤘다. 업무 특성상 새벽에도 이슈가 계속 생겨서 동아리 개발과 병행하는게 쉽지 않았다.
이상하게 업무가 많을 땐 많고, 적을 땐 또 너무 적었다. 적어질때를 기다리면서 디프만 개발을 미뤄두었다. 그래도 컨텍스트를 놓치지 않으려고 새벽에 일하면서도 피그마에서 팀원들이 어떤걸 작업하는지 계속 모니터링했다. 그게 최선이었달까🥲
근데 결국 업무가 계속 많아서 날 잡고 디프만 개발을 후루룩 끝내버렸다.
혜성이, 수미, 오연누나가 잘 만들어놨는데 내 코드만 개판인 것 같아서 신경이 쓰였다. 추상화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코드랄까...
어쨌든, 다행히도 개발하면서 api 관련된 문제가 하나도 없어서 후딱 끝낼 수 있었다. 개발 과정에서 프론트-백 간의 소통 문제나 버그들이 0에 수렴한 프로젝트는 이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
1차 배포 이후, 실제 사용해보니 자잘한 버그들이 있었고, UX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사용에 무리가 없는 마이너한 버그들이었고, 혜성이와 수미가 거의 다 빠르게 대응해주었다.
이때쯤부터 팀에 기여하고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커져서 조금 우울했다. 괜히 개발은 안하고 인구수만 채워서 다른 팀원들의 부담이 커진게 아닌가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뭐 입코딩만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엄청난 개발자도 아니어서... 매일 감사의 정권지르기 1000회를 실시했다(구라임)
2차 배포는 사실 큰 기능이 추가된 것은 아니었다. 이런 저런 사용성 개선과 결과페이지 및 다운로드 기능 등이 추가되었다. 이 부분은 수미가 많이 고생해주었다.
이때 또 다시 툴팁을 만들게 되었는데... 당시 직장에서 만들었던 툴팁을 거의 재활용하듯 다시 만들었다. 근데 매우 치명적인 버그를 찾아내버렸다ㅋㅋㅋㅋㅋ 직장에서 사용하던 툴팁도 테스트해봤는데 동일한 버그가 있었고, 아직도 해결법은 못찾았다.
아니, 찾았는데 잘 안된다...🥲
언젠가 꼭 해결해야하는 숙제랄까...?
최종 발표는 정말 다들 열심히 준비했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열심히 준비해줘서 테이블보도 깔고 포스터도 붙이고, 단체 티셔츠도 만들었다.
결과는 대상!
물론 나의 기여도는 높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상은 기쁜 일이랄까.
다들 너무 열심히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프론트엔드는 혜성이가 있어서 너무 든든했다. 손도 빠르고 워낙 좋은 코드를 짜는 친구라...
이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힘들었다🤮
디프만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과 알게되었다.
일단 회사건 디프만이건 홍대 미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가 되었다.
심지어 지금 재직중인 회사 디자이너분도 홍머...
어딜 가나 홍대 미대가 있는게 신기하다. 과 정원이 엄청 많은건가 싶다.
엠티를 가게 되었다.
나랩 두번째 엠티였는데, 첫 엠티에 참여하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웠기 때문에 두번째는 꼭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대학생때는 엠티가면 기억 잃고 시체방에 널부러져서 잠들었던 것 같은데, 나이를 먹으니 본능적으로 조절하게 되는건지... 그냥 우리가 술을 별로 안마신 건지 취하지 않았다.
30먹고 엠티는 좀 에바긴 함;
회사에서 컴포넌트 개발만 해서 서비스 개발에 익숙치 않았는데, 디프만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맨날 아티클만 읽어보고 써볼 일은 없었는데, 나랩에 이것저것 사용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물론 혜성이가 해놓은거 갖다 쓰기만 함)
나랩 코드가 너무 깔끔하게 잘 작성되어 있어서 가끔 회사에서 개발할 때도 참고하게 된다ㅋㅋㅋㅋ
삼일무팀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