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oidcon London 컨퍼런스 참가 후기

Jaewoong Eum·2022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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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무상의 목적으로 영국의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컨퍼런스인 Droidcon에 참가하게 되어 여행 및 행사 참여 후기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Droidcon은 유럽 지역 뿐만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이집트 및 아프리카 지역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안드로이드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컨퍼런스 전문 기업입니다. 이번 2022년도에는 샌프란시스코, 런던, 이탈리아, 이집트, 케냐 등에서 개최되었으며, 저희 회사인 Stream에서 매번 Droidcon의 주요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말에 개최된 Droidcon London 행사 역시나 저희 회사에서 후원사로 참여하였고, 저희는 후원사 발표 및 저희 제품인 Stream Chat SDK를 홍보하기 위해 저를 포함한 총 6명이 행사장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행사에는 약 1200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였기 때문에 부스 설치부터 제품 설명 ppt, 부스 방문자들을 위한 스웨그 선정까지 많은 부분들을 팀원들과 사전에 논의하였습니다.

Seoul to London 🛫

이번 출장은 무려 인천에서 런던까지 직항 비행시간이 14시간 반이나 걸리는 장기 출장이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했고, 기왕 유럽까지 가는 김에 여행도 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행사일 (27th-28th 총 이틀) 보다 긴 1주일을 출장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인데,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모든 비용 (비행기, 숙박, 컨퍼런스 티켓, 식사, 교통, 심카드)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제 집에서 런던의 호텔까지 도착하는 데 약 20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 집 -> 인천국제공항 (2시간)
  • 인천국제공항 (3시간 - 출국 수속 및 대기)
  • 인천 -> 런던 (14시간 30분)
  • 런던 -> 호텔 (1시간)

비행시간 동안 충분히 숙면을 취하면서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역시나 쉽지 않았고, 다행인 것은 옆자리에 서울을 구경하고 런던으로 귀국하는 영국 현지인 분이 계셔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Londoner가 되기 위한 다양한 팁들을 전수받았습니다. 아쉽게도 대한항공은 기내 인터넷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이 필요하지 않은 코딩을 하면서 지루함을 달랬습니다. 어느덧 14~15시간이 훌쩍 지났고, 앉아 있는 것에 과한 피로함을 느낄 때쯤 Heathrow 공항에 도착하여 까다롭다는 영국의 입국심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Hotel 🏨

이번 Droidcon London은 London은 Islington 지역의 Business Design Centre에서 개최되었고, 저는 행사장 바로 앞에 있는 (10초 거리) Hilton London Angel Islington 4성급 호텔을 예약하였습니다.

가격은 6박에 원화로 260만원 정도였고 대체로 1박에 40~50만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호텔방은 정말 쾌적하고 좋았고 (소음이 전혀 없었으며, 방 크기는 적당한 편이고, 환기 및 에어컨/난방 시스템), 조식도 정말 훌륭했습니다. 다음에도 Islington 지역의 행사장에 참가할 일이 생긴다면 해당 호텔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습니다. 런던의 살인적인 물가를 생각하면 가격대비 괜찮다는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Traveling London 🇬🇧

저는 행사일 도착 3일 전에 먼저 도착해서 업무와 여행을 병행하는 형태로 런던을 구경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오전/오후 구분 없이 업무에 지장만 주지 않는다면 업무 시간 및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업무 시간을 잘 조절해가며 런던의 오전/오후/저녁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한국과는 너무 색다른 경험이었고, 여행하는 내내 입가의 미소를 떨치지 못했습니다. 행사 전후로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지역을 여행했습니다.

  • River Thames (템즈강)
  • London Eye (관람차)
  • Palace of Westminster (웨스트민스터궁)
  • Hyde Park (하이드 파크)
  • Kings Cross Station, Harry Potter (킹스크로스 역 및 해리포터 존)
  • Google Office Tour (구글 런던 오피스 방문)

저는 런던에 도착함과 동시에 소셜 플랫폼을 이용하여 런던에서 저와 함께 식사나 커피 타임을 원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분이 계신지 여쭤보았고,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메세지를 받아 현지인 분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최적화된 루트로 즐겁게 여행을 즐겼습니다. 특히 저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구글러 분들의 연락으로 구글의 런던 오피스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D-day 1 🗓

행사 전날에 저희 유럽 및 미국 팀원들이 하나둘씩 호텔에 도착했고, 다음날 행사를 위한 부스 설치, 굿즈, 장비 들을 점검했습니다. 행사 전날임에도 저희뿐만 아니라 부스를 설치하러 온 수많은 후원사들이 (Amazon, Microsoft, Twitter, Gradle, Instabug, ASOS, bitrise 등) 부스를 설치하느라 상당히 분주했습니다.

저희 부스를 방문해 주실 안드로이드 개발자분들을 위해서 티셔츠, 작은 손가방, 양말, 초콜릿 등을 테이블에 배치해두었으며, 디바이스 셋업에 문제가 없는지 더블 체크를 완료하였습니다. 행사 전날에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특히 저와 일찍 도착한 미국 팀원들은 시차 적응으로 인해서 고생을 했기 때문에 행사 전날에는 일찍 숙면을 취함으로써 다음날을 위한 체력 비축에 집중하였습니다.

Hello, Droidcon! 🎉

마침내 행사 당일이 되었고, 저희 팀원들은 아침 7시부터 행사장으로 달려가 열심히 다시 한번 놓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도착한 참가자들이 제법 보였고, 저희는 이때부터 저희 부스를 지키며 끊임없이 몰려오는 개발자들을 맞이하며 저희 프로덕트에 대해 열심히 프로모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정말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저희 부스를 방문해 주시는 개발자분들을 위해 저희 팀은 끊임없이 대화하며 저희 프로덕트를 소개하였습니다. 저는 부스 매니징을 하느라 모든 발표를 듣지는 못했고, 저와 친한 분들이 하는 발표나 뵙고 싶었던 연사자분들의 발표가 있을 때만 참석하였습니다. 하루에 100명 가량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했지만, 팀원들과 함께 저희 회사의 프로덕트를 소개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JetBrains의 Hadi Hariri, Twitter의 Chris Banes, Google의 Yacine, Square의 matt의 발표를 들었으며, 연사자분들 모두 유쾌하시고 다들 발표를 십 년씩 해오신 분들이셔서 너무 매끄럽게 진행을 잘하셨고 배울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발표 시간이 마무리되면 저녁에는 Droidcon에서 무료로 맥주를 나눠주고 night beer 🍻 파티가 열립니다. 부스 매니징과 맥주 파티에서 많은 구글러 분들과 Android (Material Design, Storage, AndroidX library, Jetpack Compose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으며, 정말 감사하게도 먼저 다가와 주셔서 사진 요청, 질문, 선물 등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즐거운 파티 시간을 보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Chris Banes이 "Hey, skydoves!"를 (온라인상의 제 닉네임) 외쳐주신 것과 Google의 Android Engineer인 Ben Weiss님께서 슬쩍 도넛을 주시면서 대화를 걸어오시던 부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 요청을 하루에 수십 번씩 받은 진귀한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상으로는 이미 수없이 대화를 나누며 협업을 했던 수많은 글로벌 엔지니어분들과 실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파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많은 지식을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며 커뮤니티를 조금 더 이해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다시 한번 오프라인 행사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런던에서 개최된 행사이다 보니 한국 사람은 전체 통틀어서 딱 한 분 밖에 뵙지 못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소셜 플랫폼을 통한 교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관심사나 배경, 문화 등을 이해하는 데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즐거웠던 부분은, 행사 진행 도중에 부스에서 제 취미인 마술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틀 내내 진행되는 행사에서 하루에 적게는 백 명 많게는 수백 명씩 상대하면서 회사 프로덕트를 소개하는 일도 여간 지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팀원들이 지쳐 있을 때쯤 카드 하나를 슬쩍 꺼내서 마술을 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팀원들도 잠시나마 쉬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좋은 퍼포먼스가 된 것 같습니다. 많은 안드로이드 개발자분들께서 마술쇼 즐겁게 봤다고 DM을 보내주셔서 다음 컨퍼런스에서도 활용해 볼 예정입니다.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역시나 모두들 아쉬웠는지 약속이나 한 듯 행사장 주변의 맥주 바에 모여서 다시 한번 다 함께 맥주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역시나 행사장에서 뵙지 못했던 많은 분들을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행사 시작과 동시에 끊임없이 밀려왔던 제 오픈소스 작업에 대한 질문들을 대답하며 마지막 행사 날을 마무리하였습니다.

Google London Office Tour 🏢

런던에 방문하자마자 가장 먼저 저를 반겨주었던 사람은 저와 평소에도 많은 안드로이드 이야기를 나누는 프랑스 출신의 구글러 분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구글 런던 오피스에는 전에 함께 일하던 유럽 출신의 친구들이 몇몇 있었기 때문에, 구글 런던 오피스를 여행 일정에 끼워 맞추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런던 구글 오피스는 해리포터 존으로 유명한 Kings Cross 역과 가까이에 있었으며, 6 pancras square의 건물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내부에는 식당, Gym, 카페, 수면 공간 등 구글러 직원들을 위한 모든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었고, 유럽에서 방문했던 다른 테크 기업들에 비해서 가장 다양한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구글 역시나 업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퇴근을 하며 (심지어 점심 식사와 운동만을 위해서 출근하는 분도 계신다고 합니다)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분들이 모여있는 공간이지만 다들 humble 하시고 (본인이 남들에 비해서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거나, 개발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을 강요한다거나 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너무 유쾌하셔서 정말 즐거운 오피스 투어 경험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구글러 분들께 들은 또 한 가지의 fun fact는, 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주변에 다들 너무 똑똑한 사람들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의 양이 상당해서 회사 내에 심리 상담사분들이 계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씀과는 다르게 다들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으셔서 정말 많이 웃고, 친구들처럼 편하게 안드로이드 개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Traveling London Again 🇬🇧

모든 행사가 끝나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하기 전, 팀원들과 함께 런던을 한 번 더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이미 장거리 여행과 행사로 인해 지친 몸을 이끌고,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를 런던을 구경하느라 아침부터 여기저기 많은 곳들을 돌아다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건축물과 하이드 파크였습니다. 영국에는 대체로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서 적게는 백 년 많게는 수백 년씩 된 건물들이 어딜 가나 있었고, 건축양식이 한국과는 다르게 제마다 개성이 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하이드 파크는 런던 도심 한복판에 있는 가장 큰 공원 중 하나인데, 운이 좋게도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았으며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맑은 날씨와 자연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좋았던 부분은 동물원에 간 것처럼 다양한 종류의 새와 동물들 (백조, 블랙스완, 앵무새, 오리, 청설모)를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고, 오랜만에 정말 쾌적한 자연의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저녁은 미국/유럽 팀원들과 함께 런던에 있는 한국 레스토랑을 갔습니다. 런던에 있는 Bari Bari라는 한국 식당인데 닭갈비, 볶음밥, 갈비찜, 김치전 등등 런던에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식당이라서 많은 한국 분들이 방문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정말 친절하신 사장님 단 한 분만을 제외하고 서빙하시는 분을 포함하여 손님들 모두 외국인이었습니다. 자리는 꽉 차서 앉을 곳이 없을 정도였고, 웨이팅만 30~40분 정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햄버거와 빵 종류의 식사만 1주일 내내 하다가 먹는 한국 음식이라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만, 런던의 살인적인 물가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배추김치 한 접시 = 3파운드 = 4700원, 라면 한 그릇 = 9파운드 = 14,000원) 다행인 부분은 유럽 팀원 중에서 vegan이 계셨는데 따로 메뉴를 고려할 필요 없이 비빔밥과 한국의 전통적인 나물 및 김치만으로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Move to Amsterdam 🇳🇱

런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저는 팀원들과 함께 암스테르담으로 왔습니다. Stream의 지사가 암스테르담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네덜란드에 머물며 팀원들과 더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자 합니다. 암스테르담은 런던에서 유로스타 (기차)를 타고 4시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데, 런던과는 전혀 사뭇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도시입니다.

네덜란드에 도착하자마자 공기가 너무 상쾌했고 코가 뻥 뚫릴 정도로 맑은 공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암스테르담 곳곳에 운하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 데나 카메라를 놓고 사진을 찍어도 너무 예쁜 풍경이 그대로 담기는 것 같습니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Stream 오피스 방문기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Conclusion

Droidcon London 컨퍼런스에 참가하면서 온라인으로만 경험했던 그 이상의 것들을 몸으로 느끼며 경험하였고, 글로벌한 엔지니어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저도 다방면으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전체 예산을 공유드리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와 동일한 기간 (6박) 및 행선으로 런던 행사에 참여하는 대략적인 비용을 공유드립니다.

  • 비행기 왕복 (~210 만원 내외)
  • 호텔 (~260 만원 내외)
  • Droidcon 행사 참가 티켓 (~75 만원)
  • 교통비 (~25 만원, 공항 <-> 호텔 Uber/Bolt 이용 시 10만원 x 2 + 버스 및 지하철)
  • 식비 (~15 만원)
  • 여행비 별도

만약 Google Developer Experts에 소속되어 있고 발표자로 참가하신다면 Google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은 지원받으실 수 있지만, 전체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스스로 부담하거나 회사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용이 어느 정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Android 개발자라면 꼭 한 번쯤은 참가해 볼 만한 행사인 것 같습니다.

작은 영감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작성자 엄재웅 (skydo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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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ithub.com/skydo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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